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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 미스터리를 찾아서 - 모든 이야기는 사실에서 시작된다
SBS 백만불 미스터리 제작팀 지음 / 북로드 / 2004년 7월
평점 :
절판
미스터리가 무언지 사전을 찾아보았다. '알려고 해도 알 수 없고 이해하려고 해도 이해가 되지않는 일'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something that is not understood, or not known about.) 그렇다면 '미스터리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는 기묘한 일이다'라고 해도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을사조약이 체결된 후 자결한 민영환이 죽은 곳 바닥에서 자라났다는 대나무랄지, 머리카락이 자라는 오키코 인형이랄지, 한해에 187명이 자살하면서 들었다는 글루미 선데이라는 노래랄지...이런 저런 이야기들은 때로는 등골이 오싹한 느낌을 주기도 하고 때로는 '과연 무슨 까닭일까?'하는 호기심을 일으키기도 한다. 따라서 미스터리의 세계는 한편으로는 상식을 넘어 이어지는 과학적 탐구를 요구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초월적인 세계에 대한 동경과 종교적 충동을 일으키기도 하는 매혹적인 영역이기도 하다.
초등학교때 공룡이나 4차원의 세계에 대한 책을 읽은지도 30년이 다 되는 지금, 우연히 읽게된 이 책은 묘한 즐거움을 주었다. 상식적이거나 교과서적인 주제가 아니므로 나는 꼼꼼히 읽기 보다는 편안히 읽을 수 있었다. 생활에 다급한 필요로 읽는 독서가 아니므로 힘을 빼고 기억이라는 과정을 무시하고 죽 따라갈 수 있었다. 특별한 해답없이 뒤숭숭하게 끝나는 경우가 종종 있어 맥빠지는 대목도 있었지만 그게 무슨 대수랴! 잠시 꽉 막힌 일상에서 벗어나서 '일본의 천재화가가 김홍도가 아닐까?' '장국영의 기묘한 죽음의 실체는 뭐냐?' '황제 다이어트의 창시자가 과체중에 동맥경화로 죽었다드라.' 등등의 화제를 보고 있는 것 만으로도 [다빈치 코드]를 읽는 듯한 경쾌함을 느낄 수 있었다. 경쾌함은 책 3쪽에 한 장 꼴로 들어있는 사진들 때문에 더욱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재미있는 이야기인지라 책 제목 그대로 하룻밤에 읽어가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상식에 의존해서 사는 우리는 상식을 벗어나는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끼거나 경외심을 느낀다. 거부감은 호기심을 차단해서 지금까지 알 수 없었던 미지로의 여행을 가로막는다면, 경외심은 자신의 감정을 서둘러 결론지음으로써 맹종과 독단으로 몰고가는 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미스터리를 미스터리로 받아들이고 우리가 사는 세상의 갇혀있음과 우리의 사고의 편협함을 응시할 수 있다면 미스터리는 우리를 성숙시키고 새로운 의미와 깊은 사색으로 이끌 것이다.' 이 책을 읽고있으니 그 분주하고 무엇 하나 제대로 아는 것 없어도 책 읽는 것만으로 행복했던 유년시절의 나를 잠시 만났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쓸모없음이 쓸모있음의 토대가 된다는 노자의 가르침이 떠올랐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이거다. 몇 개의 오타자나 잘못된 정보를 볼 수 있었는데, 예를 들어 358쪽의 기억의 저장창고 해마에 대한 정보는 조금 어색하다. 기억의 저장창고는 해마를 연상시키는 형태라서 해마라고 불리지만 사실은 다른 모양인지라 잘못된 명명으로 생각되고 있다. 또 해마가 인간의 뇌 속에 약 4천만 개 정도 있다고 하는 것은 완전 잘못된 것이다. 해마는 대뇌 안에 좌우로 한 쌍이 있고, 해마를 이루고 있는 신경세포가 1천만 개 정도 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1%의 오류가 아쉽긴 하지만 별탈없는 책이니 일독을 권하고 싶다.
추천대상 : 호기심이 왕성한 중고생, 뭔가 지루한 2,30대, 여행을 떠나고 싶은 누군가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