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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옹은 이렇게 말했다 - 醫山問答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1994년 1월
평점 :
절판
저도 30대를 한의대에서 보낸 입장이라, 도올 선생님의 한의대 학생때 적은 글을 보면 조금은 감정이입이 되는 편입니다. 특히 '이 나이먹고도 재시보는 것은 너무 괴롭다'라는 구절은 가슴에 팍팍 박힙니다. 사람에게 절절한 자기 한계에 대한 고백처럼 진실한게 있을까요? 저는 정말 한줄 한줄을 감동과 충격으로 읽게 됩니다.
책표지도 하얀 바탕에 도올선생님의 글씨와 지팡이든 사람 뒷모습만 보여주어 흥취를 더하고, 글은 두꺼운 종이에 듬성듬성하고... 특히 성철스님 그렇게 까던 도올선생님이 스님 돌아가시자 우시는 모습도 각별하고, '사람이 평생 사는게 자기 방 깨끗이 지키고 사는 것'이라는 말씀도 공부하시는 사람의 모습을 보여주시는 것 같아 옷길을 여미게 됩니다. 정말 한장 한장 도올 선생님을 느낄 수 있고, 나 자신을 보게 하는 이 책이야말로 최고의 책이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불교의 여시아문(=나는 이렇게 들었다)에서 따온 것 같은데, 제목이 무슨 의미인지는 오리무중입니다. 아마도, 기옹은 기철학하는 할아버지, 즉 도올 선생님인거 같으니까, '내가 겪는 솔직한 속내를 말해볼테니까 한번 들어봐."하시는 것이겠지요. 아마 진실한 자신의 이야기는 영원한 자신의 이야기이기도 할테니 그런건 오래된 나무가 내는 소리처럼 오랜 세월을 겪은 할아버지의 이야기나 진배없을 테지요.
저는 도올선생님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책으로는 이 책이 단연 최고인거 같습니다. 별로 부담안가지고 편하게 읽고 많이 생각할 수 있는 책으로도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 자신만의 진실은 자신의 편견이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편견도 꿈도 고민도 일상도 엿볼 수 있어서 저를 비추어 보는데 도움이 된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