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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한비야 지음 / 푸른숲 / 2005년 9월
평점 :
한비야 선생님은 58년생이니까 이제 곧 쉰 살이 됩니다. 오지 여행가와 긴급 구호 요원이라. 뭔가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 둘다 바쁜 세상일과는 동떨어진 듯 하면서도 하나는 지극히 개인적인 일 같고 하나는 지극히 사회적인 일 같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책을 읽다보니 정말 그것이 세상과 동떨어진 것인지 또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일이 그렇게 다른 것인지 궁금해집니다.
긴급구호 팀장으로 최초 파견된 곳은 아프가니스탄! 공교롭게도 언젠가 지뢰로 다리와 팔을 잃은 소녀가 잠시 같이 놀아준 선생님에게 빵을 건넨 인연이 있는 땅이었습니다.
"그날 나는 앞으로 내가 할일을 결정했다. 이 여행이 끝나면 난민들을 위해 일하리라고. 특히 아이들을 위해 나를 아낌없이 쓰고 싶다고. 그런데 놀랍게도 나의 첫 파견지는 바로 6년 전 그 아이들을 만났던 아프가니스탄의 헤라트였다."
그리고 책을 처음 열었을 때 선생님이 30대정도로 느껴지는 게 신기했었는데 곧 이유를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 선생님이 긴급구호를 시작한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새로운 일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것 아니에요?"하고 물었다고 합니다. 그러면 저를 한 수 가르쳐준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지요.
"나는 그렇게 생각지 않는다. 80년, 사람의 인생을 하루라고 친다면 그 절반인 마흔 살은 겨우 오전 12시. 정오에 해당한다. 그러니 사십대 중반인 나는 이제 점심을 먹은 후 커피 한 잔 마시는 시간에 와 있는 거다. 아직 오후와 저녁과 밤 시간이 창창하게 남았는데 늦기는 뭐가 늦었다는 말인가. 뭐라도 새로 시작할 시간은 충분하다. 하다가 제풀에 지쳐 중단하지만 않으면 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