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상징
칼 융 외 지음, 이윤기 옮김 / 열린책들 / 1996년 7월
평점 :
품절


부끄러운 고백을 먼저 해야겠다. 지난 10년 동안 융을 읽겠다고 한두권씩 책을 사두었는데 열권 가까웠다. 어제 목차를 찬찬히 읽어보니 뜻밖에도 이름만 다르지 실제로는 같은 책인 것이 3권이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융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심리학을 모르는 일반대중에게 가장 쉽고 깊게 자신이 건설한 분석심리학을 소개하고자 수제자들과 <인간과 상징>을 펴냈다. 일반인에게 둘러싸여 이야기를 나누는 꿈을 꾸고나서 수제자와 동지들을 불러모아 자신의 마지막해를 이 책에 바쳤다고 한다. 그래서 융 심리학에 입문하는 사람에게 <인간과 상징>을 권하게 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융이 평생을 통해 도달한 곳이 어디며 죽기 직전에 무엇을 생각했는지가 자신의 음성으로 쉽게 전달되는 데 더 무엇을 바라랴.

게다가 열린책들에서 나온 <인간과 상징>은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번역가인 이윤기 선생님의 작품인데 선생님의 전공이 종교학이고 신화학이라는 것까지 감안하면 많은 사진은 너무나 호사스런 보너스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만원이 넘는 이윤기선생님의 작품이 부담스럽다면 홍신문화사에서 나온 저렴하고 가벼운 책 <칼 융 심리학 해설>을 권할 수 있다. <인간과 상징>에서 융이 쓴 1부 무의식에의 접근과 조셉 핸더슨이 쓴 2부 고대신화와 현대인이 빠져있으나 수제자인 마리 루이제 폰 프란츠와 아니엘라 야페, 욜란드 야코비의 우수한 글이 남아있다.

사진 자료도 흑백이긴 하지만 풍부한 편이다. 참고로 범조사에서 나온 조승국 선생님의 <인간과 상징>은 욜란드 야코비의 글이 빠져있다. 번역은 좋은데 그림은 아무것도 없어서 아쉽다. 융의 제자이신 이부영 선생님의 <인간과 무의식의 상징>도 또다른 <인간과 상징>의 번역본이다. 이부영선생님은 평생 융사상 전파에 앞장서셨고 융사상의 토착화를 위한 3부작이 있다고 들었다. 책의 부피와 사진 등에서 이윤기 선생님 책과 대차가 없었으나 몇년전에 볼때는 흑백사진이어서 아쉬웠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다. 내가 다시 책을 산다면 이윤기 선생님 책과 이부영 선생님 책을 비교하고 살 것같다.

끝으로 즐겁게 융의 인생과 관심사를 쫒고 싶으신 분께는 까치 출판사의 현란한 사진책 <카를 융-생애와 학문>을 찾아 보십사 추천드리고(융이 직접 그린 만다라들과 직접 건축한 볼링겐의 탑을 보는 것 만으로도 융에 대한 느낌을 전혀 달리 갖게 만드는 책이다) 프로이트 심리학과 융 심리학 입문의 교과서인 캘빈 S 홀의 <프로이트 심리학 입문>과 <융 심리학 입문>을 권한다. (나같은 까막눈에게 홀 당신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가! 사실 정신분석에 빠지게 된 이유는 홀의 책과 <정신분석혁명>이라는 눈부신 책 때문이었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해야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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