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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에의 충동
정진홍 지음 / 21세기북스 / 2006년 4월
평점 :
1. 요즘은 4시에 일어나 마라톤 연습을 하고 있다. 사실 4시에 일어나는 것은 계속된 습관일 뿐이어서 농구를 위주로 하던 운동이 달리기를 위주로 바뀌었다는 변화가 있을 뿐이다. 매일 10-20킬로를 달리다보면 느껴지는 게 있다. 내게 지어낸 무수한 한계로 세상이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3바퀴만 일단 뛰어보자'라고 생각한다. 3바퀴를 돌고나면 '3바퀴만 더 뛰어보자.'라고 날 독려한다. 그러고나면.' 어라. 한바퀴만 더 뛰면 7바퀴군. 나는 7이 왠지 기분이 좋은데 말이야' 라고 미소짓는다. 그러다가 '벌써 8바퀴야. 10바퀴는 이제 다 돈거라구.' 그리고 20바퀴를 향해 또 달린다. 20바퀴를 넘으면 '여기까지 왔는데 멈출 순 없지. 앞으로 앞으로 가는거야'....이렇게 끝없이 나를 설득하고 독려하며 나아간다. 이렇게 무수한 벽을 통과하다보면 어느 순간 손을 번쩍들며 목표를 통과하는 시간이 있게 마련이다.
2. 이렇게 살다가 만난 이 책은 달리면서 내용을 음미하는 책이 되었다. 책은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인생을 일군 89명의 인생담이다. 삶의 고투하는 본능을 완벽에의 충동이라 정의하고 자신의 일생을 불태워 끝없이 한계에 도전했던 멋진 인생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냈다. 이 책은 한번 손에 들면 끝까지 읽게 될 정도로 재미있으면서도 얻는 것도 많은 책이다.
참고로 내가 감명깊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다.
(1) 시도하지 않은 것도 실패다... 마르티나 나브라틸로바, 최배달, 민병갈
(2) 고난은 신의 선물이다....앨리슨 래퍼, 리 아이아코카, 아베베 비킬라, 앨 고어, 오프라 윈프리, 어네스트 새클턴, 호레이쇼 넬슨, 무하마드 알리, 조지 포먼, 리처드 닉슨
(3) 세상을 사랑으로 숨쉬게 하라...마더 테레사, 유일한, 안중근, 에바 페론,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4) 삶의 향기를 뿜어내라...이주일, 리처드 부스, 앙드레 가뇽
(5) 리더는 혼자 만들어지지 않는다...정약용, 하인스 워드, 김석봉, 김행균, 조만식
(6) 나만의 리더십을 디자인하라...마쓰시타 고노스케,오다 노부나가, 윈스턴 처칠
3. 이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고개를 저은 부분도 없지는 않았다. 로널드 레이건이나 이명박, 박태준, 줄리아니 등의 부분이 특히 그러했다. 하지만 이들이 나와 다른 언덕에 서있는 것일 뿐, 인생에 있어 고투하며 어떤 경지를 이루었다는 면에서 나는 배움에 충실하고 싶었다. 그리고 나자신에게 이렇게 묻고 싶었다.
나는 어떤 꽃을 피우고 있는가?
4. 다음은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감명깊었던 부분 3 장면을 고른 것이다.
(1) 나브라틸로바
...그녀는 스스로 이렇게 되뇌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실패를 두려워해 아예 시작조차 하려 하지 않는다. 그러나 진정한 의미에서 실패란 해볼 만한데도 시도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할까 말까 망설이다 결국 시도하지 않은 것까지 포함해서 실패다."
우리 삶에는 몇 개의 계정이 존재합니다. 하나는 '성공의 계정'이고 다른 하나는 '실패의 계정'입니다. 그런가 하면 '도전의 계정'도 있습니다. 시도했다가 이루어낸 것은 당연히 성공의 계정으로 카운트해야 합니다. 하지만 시도했다가 이루지 못한 것은 실패의 계정으로 카운트해야 옳을까요? 아닙니다. 시도했다가 이루지 못한 것은 실패의 계정이 아니라 새로운 '도전의 계정'으로 카운트해야 할 것입니다. 실패의 계정에는 해볼만했던 것인데 아예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가능성의 잔해들'로 이미 가득 차 있기 때문입니다.(22쪽)
(2) 최배달
최배달이 생전에 가장 싫어했던 말이 있습니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최선을 다했다'는 말입니다. 왜냐하면 거기엔 왠지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숨어버릴 수 있는 '핑계의 그늘'같은 것이 있다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최선'이란 말대신 모든 것을 던져 싸우는 모습의 '극진極眞'이란 말을 좋아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그가 창도한 가라테의 이름도 '극진 가라테'가 된 것입니다. (36쪽)
(3)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
(참고로 스물 두살의 줄리아는 '루나'라는 천년된 삼나무가 벌목되는 것을 막고자, 삼나무 루나 위에 오두막을 짓고 꼬박 2년동안 살았다. 줄리아가 삼나무 루나에서 내려온 것은 1997년 12월10일로 정확히 738일 만이었다고 한다.)
... 하지만 나무 위에서 생활하는 줄리아에게 현실적으로 가장 두려운 것은 다름아닌 바람이었습니다. 61미터 높이의 나무 위에서 맞는 폭풍우는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습니다. 오두막은 거미줄처럼 처진 밧줄과 방수포로 간신히 지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거친 폭풍우 속에서 줄리아는 루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합니다. 천년된 나무 루나가 자신의 나뭇가지 사이에 깃들어 살며 자신이 목재회사에 의해 베어지는 것을 막아주고 있는 줄리아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줄리아, 폭풍우 속의 나무들을 생각해봐 나무들은 폭풍우 속에 절대로 똑바로 서 있으려고 하진 않아. 휘면 휘는 대로, 바람에 날리면 날리는 대로 가만히 자신을 바람에 내맡겨요. 똑바로 서 있으려고 애만 쓰는 나무들은 결국 부러진답니다.
줄리아, 강해지려고만 하지 말아요. 그냥 자연의 바람에 스스로를 내맡겨둬봐요. 그래야 폭풍우를 헤쳐나갈 수 있어요. 그것이 삶의 폭풍우를 헤쳐나가는 방법이기도 하지요."(156쪽)
... 2년 가까이 나무 위에서 살면서 줄리아의 손바닥 여기저기에는 굳은 살이 박혔습니다. 마치 루나의 옹이처럼 말입니다. 그리고 손가락에는 갈색과 초록색 물이 들었습니다. 갈색물은 나무껍질 때문에, 초록물은 이끼 때문이었습니다.(157쪽)
*** 줄리아 버터플라이 힐에 대한 자료 http://blog.naver.com/florajean?Redirect=Log&logNo=40046755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