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리백 작품집: 나무를 심은 사람, 위대한 강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2년 3월
평점 :
품절


1. 10여년 전인 것 같다. TV를 보다가 잘 알지 못하는 애니메이션에 이끌리듯 녹화버튼을 눌렀었다. 이 일은  평생 가장 잘한 일 중 하나가 되었다. 소박하고 자연스러운 농부의 삶과 고결한 환경사상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 작품은, 깊은 감동과 시각적인 아름다움이 조화된 단연 최고의 애니메이션 작품이라 할 것이다.

이 애니메이션은 한 장면 한 장면이 모두 훌륭한 예술작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데 그에 덧붙여 장면의 전환도 무척 섬세하고 우아해서 황홀할 지경이다. 이 작품을 그린 화가는 이 작품을 그리다가 한쪽 눈을 실명하고 말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질 정도로 저절로 혼신의 노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정말 탁월한 애니메이션이다. 그렇지만 이 정도의 아름다움이야 러시아 애니메이션 [유리 노르텐슈타인 작품집]이 대신할 수 있으리라.

그렇다면 이 작품의 신비로운 힘은 어디서 나오는 걸까? 원작인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이 작품의 힘은 주인공 부피에 노인의 단순한 삶에서 흘러나오는 것 같다. 

2. 주인공 부피에 노인은 말이 없다. 다만 나무를 도토리를 심을 뿐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된다.

과묵한 부피에 노인의 삶은 기독교가 농민의 삶과 닿아 생태주의로 개화하는 광경을 보여준다. 기독교의 사랑은 단지 인간에 대한 사랑이라고 교과서는 말하지만, [나무를 심은 사람]에서의 기독교는 그 틀을 벗어난다.

기독교는 형식과 위세를 버리고 한없이 낮아져서는 이름도 없어진다. 그렇지만 그것은 부피에 노인의 삶을 통해 빛으로 사랑으로 퍼져나아가서는 사람과 뭇 생명이 하나되는 세상을 열어준다. 그렇다! 엄청난 기적을 이루어가는 노인의 행적이란 매일 일정량의 도토리를 심는 것 뿐이었다. 절망 속에 뿌린 희망의 씨앗은 나무가 되고 나무는 숲이 되고 숲은 생명이 된다.

내게 기독교인이 되고 싶었던 순간이 있다면 이 작품을 보고 있을 때였다. 이 작품은 사람이 희망의 빛이 되는 과정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너무도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3. 아! 이 작품이 이제 국내에 출시된다. 아쉬운 것은 이 작품이 조금 더 저렴한 가격으로 나와 만인이 소장하는 것인데 조금 비싸게 나왔다. 이 작품과 얼마전에 출시된 [스노우 맨]을 같이 구입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솔직히 나는 오래된 내 비디오로 때울 생각이다.^^ 참고로 캐나다인 프레드릭 벡의 애니메이션을 그대로 가져와서 만든 책이 두레 그림책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다. 지금 내가 참고로 보고있는 책은 두레에서 나온 [나무를 심은 사람]인데 미국 삽화가가 목판화형식으로 만든 또다른 삽화를 싣고 있다.책을 사신다면 프레드릭 벡의 그림이 실린 책을 권하고 싶다. )

4. 최근에 읽은 이윤기 선생님의 산문집 [내려올 때 보았네]에도 이 작품에 대한 일화가 적혀있다. 참고로 인용한다. (아래는 인용문)

5. 1996년 어느 날, 침대에 누운 채 TV를 보면서 빈둥거리다 프로그램이 심드렁해서 채널을 돌려보았다. 애니메이션이 걸려들었다. 재빠르게 움직이는 그림이 퍽 인상적이었다. 부드러운 선으로 그려진 한 장 한 장의 그림이 매우 밝고도 신선했다. 직업적인 만화가의 그림이 아닌, 한 장 한 장이 모두 화가의 그림 같았다.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애니메이션의 내용을 조금씩 이해하는 순간, 앉음새를 고쳤다. 범상한 이야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끝까지 보고 나니 옷깃이 여며졌다. 아, 정말 대단한 애니메이션을 보았구나, 싶었다. 주인공은 신 같았고 이야기 내용은 신화 같았다.

이야기 내용 중에 프로방스라는 말이 자주 나와, 소싯적에 프로방스 지방에서 유학한 고려대학교 김화영 교수께 여쭈어보았다.

내용이 이러저러한 애니메이션을 보았습니다. 아무래도 족보 있는 작품을 극화한 것 같은데요, 대체 누구의 무슨 작품입니까?

당신, 아직도 장 지오노의 그 유명한 [나무를 심은 사람]도 모른단 말이야? ....(235-236쪽)

6. 참고 :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은 사람]을 그린 프레데릭 백(두레에서 나온 [나무를 심은 사람] 95쪽에서 인용)

탁월한 애니메이션 비디오 [나무를 심은 사람]

지오노의 이 작품은 특히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큰 화제를 일으키면서 시청되고 있다. 이 영화는 [나무를 심은 사람]을 읽고 주인공 부피에의 거룩한 삶에 큰 감명을 받은 세계적인 화가 프레데릭 바크가 그림을 그려 만들어졌다. 그리고 캐나다 국영방송(CBC)이 제작을 맡아 나오게 되었다.

바크는 화가일 뿐만 아니라 지금과 같은 문명의 진행에 대해 회의하고 괴로워하는, 깊은 사상을 지닌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에 너무 공감하여 5년 반 동안에 2만 장의 그림을 그려 이 영화를 완성했다. 영화 [나무를 심은 사람]은 1987년 아누시 국제 애니메이션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고 제 2회 국제 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서 또다시 대상을, 그리고 제 60회 아카데미상에서 단편상을 받을 만큼 유명한 작품이 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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