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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은 무엇이 되고 싶을까? ㅣ 길벗어린이 과학그림책 5
김인경 그림, 김순한 글 / 길벗어린이(천둥거인) / 2001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1. 이젠 20년이 넘은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난 학교가기가 싫었다. 바쁜 고3시절에도 부모님께 자퇴하면 안되느냐고 몇 번 울먹였던 것 같다.
그런 삭막한 중고시절에도 좋은 시간은 있었다. 시험보는 날이었다. 오전에만 시험을 치기 때문에 오후는 내 시간이었다. 시험을 치고나서는 난 대형서점에 틀어박혀 아이들이 보는 동화를 읽곤 했었다.
그리고는 자전거를 타고 안 다녀본 조그만 길, 못 다녀본 막다른 골목을 저녁늦게까지 돌아다녔다.
2. 꼬맹이 셋의 아빠가 된 지금 나는 그때 생각으로 이 책을 샀다. 소박한 그림과 뜻깊은 글! 마음 한켠이 아려온다.
책을 덮고 의자에 깊숙히 앉아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그 시간들은 어디로 갔으며 나는 도대체 무얼하는 사람인가? 그 소년은 도대체 무엇이 되었단 말인가?
20년전 읽었던 시집에는 시인이 잠을 자다가 벌떡 일어나 자신을 위로하는 장면이 있었다. 참 이해가 안되었는데 조금은 그 심정을 알수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아침이란 이런 생각을 붙들고 있을 시간은 아닌 법! 나는 젊고 오늘도 새로운 태양이 떠올랐으니 안 읽었던 책, 못 들은 이야기, 그리고 아직 채 가지 못한 나의 길을 가야겠다.
3. 씨앗은 무엇이 되고 싶을까? 글 김순한 / 그림 김인경
우리 곁에는 어디에나 식물이 살고 있어.
풀과 나무도, 채소와 곡식과 과일도
처음에는 한 알의 씨앗이었어.
...
...
지금도 땅 속 어딘가
작은 씨앗이 누워 있겠지.
싹이 틀 날을 손꼽아 기다리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