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주의 - 요가, 영지주의, 연금술, 수피주의 살림지식총서 219
금인숙 지음 / 살림 / 200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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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 책의 저자는 사회학 전공자로 대표적 논문은 [억압적 정권에 도전한 지식인들] [신비주의의 역사철학적 의의] 등이다.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이 책은 [신비주의의 역사철학적 의의]를 쉽게 풀어 쓴 것 같다.

그런데 이러면 조금 의아스럽다. 신비주의라는 것이 사상으로 따진다면 철학이나 서양사상 쪽일 것이고 분파로 따지자면 종교학과나 신학과 동네일 것인데 왜 사회학자가 이런 책을 쓰고 있나 하는 의문이 든다.

2. 책은 서두에서 부터 미국화가 본질인 세계화와 강대국의 패권주의, 문명 충돌론이 활개를 치는 열악한 상황 속에서 요가나 단전호흡, 불교 등에 투신하는 것은 현실 도피나 불안 제거일 뿐인가 라고 묻는다. 그 해답은 책의 맨마지막에야 나오는데 결국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인 셈이다. 길지만 인용한다.

현대인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진정한 신비주의는 개인주의적인 자기 만족이나 심리적인 자아도취가 아니다. .... "신비주의는 이 세상을 도피하거나 이 세상에 등을 돌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열정적으로 헌신하는 요소를 항상 지녀왔던 것이다."

신과 하나됨의 상태에서 일어나는 모든 활동과 행동은 사심없는 사랑이고, '무아'의 상태에서 신성의 '참나'가 어떤 욕심이나 집착도 없이 어떤 대가나 인정도 바라지 않고 행하는 사랑이다. 자아중심의 이기성과 독단성, 소유욕과 지배욕, 출세욕과 지위욕을 초월한 순수한 사랑이기 때문에 무차별적이고 무조건적이다...

우리 모두 내면의 무한자로 돌아가는 자기의 신성회복에 의한 무아의 사랑만이, 지금까지 서로가 서로에게 이리로 살아온 피로 얼룩진 계급지배와 계급착취의 인류역사를 종식시킬 것이다. 만인이 만인에게 자유이고 행복이며, 축복이고 기쁨인 새로운 역사의 창조로 이끌 것이다.(92쪽)

물론 요즘의 갈등해결론들이 대부분 사회의 시스템을 바꿔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근원적인 갈등은 풀지 못한채 표면적인 절차적인 해결에 머문다는 점에서 저자의 충정은 공감을 한다. 그렇지만 신비주의를 제대로 실현하기만 하면 사실 나는 현재의 모든 분열과 차별이 해결된다는 저자의 결론도 미심쩍다. 그렇게 바뀔 것 같으면 이미 존재하는 기독교의 사랑이나 불교의 무소유만으로도 이 세상은 낙원으로 변했을 것이다.

또한 신비주의 운동이란 것이 과연 개인적인 체험을 넘어 대중적인 사회운동으로 변해간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예를 들어 역사속에 등장한 천년왕국설이나 미륵신앙을 바탕으로 한 개벽설은 모두 구세주에 대한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에 준하는 운동이 있었는가?  

저자의 마음은 이해하지만 구체적인 정황이나 해법이 아닌 원리적인 해법이란 것은 무척 무기력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저자가 '진정한 신비주의는 그렇지 않다. 진정한 신비주의야 말로 우리의 선택이다.'라고 말할 때마다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다. 마찬가지로 '진정한 자본주의는 이렇지 않다. 진정한 자본주의는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라고 말한다면 얼마나 어설픈 설득이 될 것인가?   

3. 사소한 메모

(1) 신비주의란?

우리 내면의 무한자, 즉 신또는 빛과의 만남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초월적인 경험이다. 그 체험의 양상은 다양하지만 신인합일(神人合一)의 체험이라는 핵심요소를 공유하는 모든 것을 신비주의라고 할 수 있다. (7쪽)

(2) 신비주의의 예

가. 인도의 요가...[우바피샤드]의 범아일여사상이 기초가 되었다. 특히 [우파니샤드]안의 '바가바드기타'와 후대에 지어진 파탄잘리의 [요가경]이 가장 중요한 문헌이다. 현재의 요가는 많은 요가 수행중에서 하타요가에 속한다. 본래의 신인합일의 목적은 탈락된 채 건강증진이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상업화로 치우치고 있다.   

나. 불교...초기불교의 사성제와 팔정도, 대승불교의 空 또는 無 ... 불교의 신비주의는 대체로 억제하고 절제하는 금욕주의 색채가 강하다.

다. 영지주의...영지(Gnosis)는 영혼 안에서 그리고 삼라만상 안에서 현존하는 하느님을 체험으로 아는 것이다. 우리식으로 굳이 말한다면 무아의 상태의 지혜인 반야에 가깝다. 

영지주의는 기원전 1세기에서 서기 2세기에 이르는 시기에 전 유럽을 풍미했는데 그 사상은 힌두 불교 사상, 배화교,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사상, 초기 기독교 사상, 스토아 학파 사상 등이 혼합된 복잡한 구조이다. 영지주의는 각자 내면의 빛을 찾는 주체이기 때문에 성직자나 위계질서를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 이유로 로마의 국교가 된 기독교의 가혹한 이단탄압의 대상이 된다.

라. 기독교 신비주의...인간은 신과 동일하다는 신인동일설의 기독교 신비주의는 영지주의와 신플라톤주의의 영향을 받았다. 이들로부터 중요시 되는 것이 [요한복음]이다. ...아우구스티누스, 에크하르트, 클래르보의 베르나드, 루우스브로엑이 대표적인 사상가이다.

마. 이슬람 수피주의....10세기 이후 이슬람 내부에서 분파간의 갈등이 심해지자 신비주의 체험자들은 모든 것을 버리고 사막으로 나갔다. 이들은 주로 짐승의 털옷(suf)을 입고 생활하였기에 수피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초기에 그들은 금욕과 절제를 통한 알라와의 합일을 추구하였지만 12, 13세기가 되면 수피주의가 환희와 기쁨으로 충만한 사랑의 신비주의로 발전하게 된다. 수피주의는 사랑을 우선시한다. 신의 현존체험과 신과 합일체험의 전제조건은, 자기사랑과 이웃사랑이기 때문이다.

바. 중국과 한국의 선...서기 6세기 초 페르시아 태생의 달마에 의해 시작되었다. 그의 제자들에 의해 맥을 이어오던 선은 마음의 더러움을 지워나가는 인위적인 노력을 강조하는 신수의 북종선과 어떤 조건이나 단계를 전개하지 않고 불성으로 돌진한다는 혜능의 남종선으로 개화한다.

그렇지만 유명한 혜능의 돈오선은 불세출의 사상가 원효의 일심사상과 무애행과 동질적인 사상이라 볼수가 있다. 원효의 일심사상에 의하면, 진여심과 생멸심은 둘이 아니라 하나라는 것으로 혜능의 사상과 일치한다.

(3) 신비체험의 대가들

가. 인도...바바지, 라마크리슈나, 라마나 마하리쉬, 썬다 싱

나. 사상가와 과학자 ...플로티누스, 데카르트, 뉴턴, 바바라 맥클린톡(노벨 생리학상 수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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