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 (OST 포함, 3disc) [알라딘 특가]
김용화 감독, 김아중 외 출연 / 팬텀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나는 이 영화는 최고의 오락영화로 한번쯤 직접 보시길 권하고 싶다. 이 리뷰는 영화 감상의 토핑에 불과하다.

1. 이 영화 속의 강한나(김아중) 때문에 눈물을 흘렸다는 사람이 몇 있다. 내 여동생만 해도 그런 사람인데 불행한 결혼생활 끝에 아기를 하나 낳고 이혼을 해야만 했던 동생은 2, 3년 사이에 60킬로에서 90킬로로 치달았다. 거의 방실이 아줌마 수준이었던 동생이 좋은 사람 만나 재혼을 하게 되면서 좀더 당당해지고 싶다고 반년간 하루에 6시간에 걸친 운동을  소화해냈다. 결국 다시 60킬로대로 환골탈태했는데 그래서 그런지 영화 속의 강한나가 남같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 많은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2. 그런데 생각해보면 사실 나도 강한나 입장이었던 적이 있었다. 여자 친구와 헤어지고 휴학을 했던 나는 1년동안 이런저런 배달을 하며 지내다가 갑작스런 군대영장을 받아 끌려가듯 입대를 했었다. 군생활에 대한 부적응과 선임병의 학대를 받으며 점차 식사량이 늘어났는데 반년도 안되어 30킬로가 불어났었다.

그때는 90킬로만 넘으면 방위병이 될 수가 있었는데 90킬로가 그렇게 가까운 줄은 예전엔 미처 몰랐다.  68킬로였던 사람이 일병을 달자마자 100킬로로 변하자 스스로 신기한 생각이 들었다. 휴가를 나가면 사람들이 슬금슬금 비껴가고 휴게실 의자같은 것은 가끔 주저앉아 주인의 빈축을 샀다. 언젠가 축구를 하다가 말년 병장과 부딪혔는데 2미터는 넘게 날아가버린 처참한 몰골의 병장을 보고 당황했던 기억도 난다. 

3. 나는 이런 경험 때문에 비만으로 걱정하는 사람은 무엇을 줄일까 걱정을 하기 보다는 무엇이 되고 싶은지 무엇을 정말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나 역시 다이어트를 통해 살을 뺀 것이 아니라 군대를 제대하면서 내 인생을 살았기에 어느덧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갔던 것 같다. 이런 면에서 주변 상황에 짓눌려 어찌할 수 없이 움츠러든 자신과 마음껏 움직이지 못하고 노폐물을 쌓아두어 생긴 비만은 쌍둥이 같은  존재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자신의 삶을 살라! 자신을 불태워라! 그러면 생동감 넘치는 자신으로 변할 것이다. 이 영화에도 비슷한 장면이 나온다. 상준이 강한나의 분신 미나에게 자신감을 가질 것을 요구하는 장면이 그거다. 그러면 여기서 자신감이란 무얼까? 자신의 삶을 스스로 개척하는 힘이라고 생각된다. 남이 무어라고 해도 자신이 행복해지는 무엇을 마음껏 뻔뻔하게 살아가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그러지 않고서야 기운이 나지도 않고 우리안의 생명력은 시들어 버릴 것이다.

 4. 영화를 두번째 보면서 이 영화의 미덕을 하나 더 찾아냈다. 미녀 미나가 바닥에 떨어졌을 때 그를 일으켜 세운것은 뚱녀 강한나의 노래였다. 치매에 걸린 누추한 아버지였으며 사회에서 버림받은 스토커였다. 자신의 어두움과 불완전함 속에서 힘을 발견한다는 것, 사회의 약자와 그늘진 현실을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꾼다는 것은 언제나 깊은 감동을 일으킨다. 

이 영화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 이거다. 자신이 그렇게 혐오하던 과거의 자신인 뚱녀 강한나의 아우라 속에서 미녀가 된 미나가 참된 자신을 찾게 되는 장면이다. 그런 강한나에게 백코러스로 힘을 보태는 친구의 모습도 아름답지 않은가? 

15. 그러고보니 10년전 연애시절에 여자 친구의 집에 놀러가면 만화 [미녀는 괴로워]가 쌓여있었다.  '미녀는 괴로워'라는 이름이 주는 유치함때문에 코웃음쳤던 것도 떠오른다. 그런 내가 10년이 지나 영화를 보게 되다니! 영화를 보다가 문득 미녀의 괴로움의 정체가 무언지 궁금해졌다. 

아마도 무엇이 참된 나일까 하는 진통이겠지. 나도 군생활할때 초소 위에 융단처럼 깔린 별들을 보며 무엇이 진짜 나인지 물었었다. -누구나 그런 밤들이 있지 않는가?- 그런 고통에는 덧없는 생명의 무상함도 섞여있으리라 생각된다. '이런 고통도 오래가지는 않는다. 나는 무언가 다른 길을 갈 것이다. '나는 외쳤었다. 그렇다. 부처도 일체개고요 제법무상이라 했지 않던가! 이런 이야기를 이런 식으로 풀어냈다는 것이 놀랍고도 즐거운 영화다.  

 배암발 : 이 영화하고 쌍둥이같이 비슷한 영화가 [복면달호]이다. 이 영화 역시 일본만화가 원작인데, [엔카의 꽃길]이 원래 만화이다. 둘다 콤플렉스를 가진 가수 지망생들의 인생찾기가 주제이다. 두 편을 같이 보는 것도 유쾌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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