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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옥이란 무엇인가?
홍승균 지음 / 선 / 2000년 7월
평점 :
품절
나는 도올선생님의 책도 대부분 읽었고 도올서원도 다닌 적이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과분하게도 도올선생님은 승당례에서 "도올 서원에서는 원래 질문을 허용하지 않는데 워낙 좋은 질문을 해주어 이 학생의 질문 공세를 결국 마지막까지 꺽을수가 없었다. 승당례에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처음이지만 노력해서 좋은 학자가 되기를 바란다."라는 내용의 말씀도 들었다. 도올 선생님을 만나보면 알겠지만 가시돋친 말이나 폭언, 학생들에 대한 무시가 대부분으로 이 정도의 이야기는 격찬에 속한다. 개인적으로는 참 달콤한 추억으로 남아있다.
그러나 십수년 동안 도올선생님의 책을 읽다보니 어디가 도올 선생님의 생각이고 어디가 내 생각인지도 애매해지는 때도 있어서 의도적으로 도올선생님의 의견과 거리를 두어보기도 하고, 모든 비판서가 나오면 나오는 대로 읽었다. 그런데 사실 비판서 중에 좋은 책은 드물다는 것이 결론이다. 최악은 서병후 선생님 것과 이기동 선생님 것이었고 재미는 있었으나 특이한 해석으로 골때렸던 책으로는 이경숙 선생님의 책이 있었다. 그외에도 강준만 선생님이나 다양한 종교인들의 글까지도 닥치는대로 다 읽어보았는데 그리 후련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나마 강준만 선생님이 [인물과 사상]에 쓴 글과 배요한 목사님 이야기가 공감이 가는 편이었다.
참고로 이야기하면, 도올서원의 수제자 집단인 제수들과 도올선생님의 갈등까지도 몰고왔던 서병후 선생님과 이기동 선생님의 표절론이 가장 파괴적인 지적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제수들은 대부분 성실하고 지적인 대학원생들인데 도올선생님을 비판적으로 보기보다는 스승으로 추종하는 편이었다. 그들의 입장에서 그렇게 높게 우러러보던 도올선생님이 학문의 기본을 어긴 표절작가라니 크나큰 배신감과 당혹감을 받았을 것이다.
특히 서병후 선생님은 [혜능과 세익스피어]가 존 우의 [선의 황금시대]를 베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분명한 점은 [혜능과 세익스피어]의 내용 중에 존 우의 책과 발상이 거의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것인데 이 부분과 이기동 선생님의 일본 학자 베끼기시비가 침소봉대에 불과하다는 것을 김상철 선생님의 [저열한 도올 비판을 비판한다]에서 조목조목 밝혀놓았다.
그래도 굳이 그 많은 비판서 중에서 최고를 찾아보자면 국학자인 홍승직 선생님의 책 [김용옥이란 무엇인가]와 약사이신 김상철 선생님의[저열한 도올 비판을 비판한다]라고 생각한다. 두 분의 책은 각각 세 번을 읽었는데 불행히도 시간이 7년이나 되어 구체적인 것을 적을 수 없어서 안타깝다. 특히 이 책 [김용옥이란 무엇인가]는 평생을 고전의 국역을 담당했던 올곳은 국학자의 꼬장꼬장한 지적이 좋았고, 정말 아름다운 전각작품이 책 곳곳에 새겨져 있어서 시각적으로도 아름다운 좋은 책이었다. 대체로 [노자와 21세기]에 나오는 무리한 강의 부분에 대해 매서운 지적을 하신 것인데 시간이 갈수록 합당한 지적이었다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