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하드우드 클래식 : 위기와 역전
워너브라더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최근에 즐겨하는 것이 농구다.
서른 다섯에 입문하였지만 매주 5일은 2시간 이상 땀을 쏟고 있다.
저녁 달을 보며 잠을 들고 새벽 달을 보며 코트를 달구는 것이 내 생활이다.

반달 전엔 전국 아마추어대회 우승팀과 2시간 동안 시합을 하고,
너무 힘들어 몸져누어 있다가 몸이 근질근질해서 다시 게임을 했다.
결과는 완패! 처참한 결과에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날 지경이었다.

지난 주에 다시 6게임을 뛰었고 실패가 약이라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쓰라린 패배가 나를 조금 더 성장시켜 줬음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모르던 사람들이 에이스라고 부르기 시작했던 것이다.

난 이 DVD가 졸작이라는 리뷰를 썼다. 이야기만 많고 멋진 경기 장면이 부족하다는 리뷰였다. 
그렇지만 반달동안의 경험때문에 리뷰를 '좋은 DVD'로 바꿔야 겠다.
 
내가 생각하기에 스포츠도 학문도 실패를 통한 성찰, 패배에 대한 분발심,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이 DVD는 불리한 상황에서 팀웍을 통해 역전을 이룬 경기(upsets)와 누구도 승리자가 되리라 생각하지 못했던 패배자(underdogs)에 대한 이야기이다. 주제만으로도 별 네개를 주어야겠다.

(*** 참고: upset = overturn, upside down (상황을) 뒤집다. 역전
underdog =  (시합에서) 경쟁에 지리라 예상되는 개 :객관적인 전력이 열세여서 경기나 싸움에서 질 것같은 사람이나 팀)

DVD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이 DVD에는 부가 영상은 없고 본편만 55분이다)
1.Introduction
2.The 1977 Portland TrailBlazers
3.Tim Duncan
4.Little Big man
5.Three Jouneys
6.Kevin Garnett
7.The 1994 Denver Nuggets
8.The 1999 New York Knicks

여기서 2,7,8은 약세인 팀이 강팀을 상대로 플레이오프에서 이긴 게임에 대한 기록이다. 특히 1977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즈의 경기가 인상적이다. 그들은 역대 최강이었던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즈를 상대해야 했다. 필라델피아의 사령관은 그 유명한 쥴리어스 어빙이었고 조지 맥기너스와 덩크왕 대럴 도킨스가 그를 보좌하고 있었다. 거구인 빌 왈튼의 헌신적인 플레이와 특유의 팀웍으로 필라델피아를 이겨내는역전의 현장이 DVD의 첫 장면이다.

(*** 참고로 NBA 박스세트는 내용도 좋고 인기도 많은데 나도 구입할까 생각중이다. 내가 예상하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즈 : 쥴리어스 어빙 군단과 최근의 앨런 아이버슨 사단
2.시카고 불스 : 마이클 조던의 6개의 반지
3.LA 레이커즈 : 매직 존슨 군단과 최근의 샤킬오닐, 코비 브라이언트 콤비)

그래도 이 DVD에서 가장 감동적인 부분은 불굴의 투지로 스타가 된 사람들이다.
4번의 작은 키의 거인들은 매우 인상적인데 183의 에이버리 존슨, 175의 캘빈 머피, 180의 어니 디그레그리오, 168의 스퍼드 웹, 160의 먹시 보그스가 그 주인공들이다.
평균신장 2미터의 NBA에서 땅꼬마를 넘어 난장이에 속했던 이들이 노력으로 최고의 선수가 되는 모습은 가슴을 벅차게 한다. 특히 168의 스퍼드 웹은 1986년 슬램덩크 대회의 챔피온을 차지함으로써 신장의 벽을 깨뜨려 버렸다. (정말 존경합니다.)

(*** 2006년 슬램덩크 대회에 나온 175의 단신 네이트 로빈슨은 마지막 경기에서 대선배 스퍼드 웹을 세워놓고 덩크를 성공해서 덩크챔피온에 올랐다.스퍼드 웹은 네이트 로빈슨이 자신을 뛰어넘을 때 미동도 하지 않음으로써 자신과 같은 역경을 뛰어넘은 네이트 로빈슨의 우승을 도왔다. 내가 미국을 싫어하되 NBA를 싫어할 수 없는 이유이다.)

DVD에서 뜻밖인 것은 팀 던컨이나 캐빈 가넷, 스코티 피펜같은 최고의 선수들이 처음에는 사회적 약자이었거나 신체적인 특성 등으로 비웃음을 샀던 선수들이었다는 사실이었다. 그런데 인간세상에 그런 일들이야 언제나 있어왔지 않은가? 그것도 자본주의 국가 미국의 돈에 찌들고 경쟁에 삭은 프로선수들로서는 당연히 그럴 것이다.
 
내가 요즘 농구에 더 노력하는 것은 키나 체력같은 나의 선천적인 우세를 이용하지 않고 기술로 멋진 동작으로 이기고 싶어서이다. 신체적 특성을 통해 작은 친구들을 이기는 것은 비열한 짓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이런 면에서 광고에 나왔지만 항상 되뇌이는 말이 나는 나를 넘어선다는 거다.

팀 던컨은 조그만 섬나라의 수영선수였고 어린 나이에 어머니를 잃은 슬픔을 겪은 선수이다. 그는 농구에 그지 재능이 없었지만 노력에 노력을 더해 위대한 선수가  되었다.

캐빈 가넷은 고등학생으로 NBA에 뛰어들어 구단주가 준비되지 않은 선수를 기용했다며 비웃음을 샀다. 자신을 인정해 주지 않는 세상과 언론에 대한 울분이 그를 뛰어난 선수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보다 더 암울했던 선수는 스코티 피펜이었다.
사실 마이클 조던의 6개의 챔피온 반지를 항상 옆에서 도왔던 스코티 피펜이 그렇게 우울하게 신인 생활을 했다는 것이 처음에는 믿겨지지 않았지만 사실이었다. 우선 그는 아칸소의 깡촌 출신으로 몸 자체가 너무 마르고 약한데다가  느리고 폼이 엉망으로 보였기에 농구선수로 평가받지 못했다.
그 어느 대학도 그를 받아주지 않아서 센트럴 아칸소 대학의 농구장비 매니저로  취직되었다는 것은 그당시 스코티가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입증해 준다.

타고난 성실성으로 매니저에서 선수로 발탁된 스코티는 대학교때 15센치가 더 자라면서 시카고 불스에 입단한다. 그렇다고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가 처음부터 스코티를 대우해주었던 것은 아니었다. 쉽게 생각해서 선배들의 놀림감이었다. 경기가 지면 "마이클 조던은 좋았는데 스코티 피펜이 잘못했다."는 식의 비아냥을 감내해야 했다. 그런 비아냥과 멸시 속에서 끊임없이 노력하고 체력을 키워 최고의 선수가 되었다는 피펜! 이 DVD가 아니었으면 난 그를 운좋은 선수로만 알았을 것이다.

사실 이 DVD에는 NBA의 화려함 뒤의 어두운 현실을 응시하게 만드는 장면이 있다.
'세 명의 여행가'라는 부분인데 NBA에 드래프트되지 않아서 여러 대륙과 국가에서 프로 선수로 전전해야 했던 선수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1985년 드래프트 순위 160위로 만 36세에 NBA에 입성한 마리오 엘리도 그런 사람이다.
그는 아이티 출신에 뉴욕 슬럼가에서 자란 사회적 약자로 저평가를 받았다. 대학팀도 4군데를 전전해야 했고 NBA에 드래프트 되지않아 3개 대륙 4개국에서 5팀을 전전해야 했는데 특히 가장 비참했던 아일랜드 리그에 대한 이야기가 가슴을 울린다. "벌이는 안좋았지만 열심히 노력해서 실력을 높일 수는 있더군요."

여기저기에서 트레이드되고 방출되고를 거듭했던 단신의 존 스탁스도 그런 사람이다.
그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이렇다. "힘들 때 일수록 꿈을 잃지 말고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 이런 이유로 단신의 존 스탁스가 전성기의 마이클 조던을 제치고 덩크를 성공시키는 모습은 볼수록 기분이 좋은 장면이다.

그런데 이들보다 더 불우했던 선수가 원래 미식축구 선수였고 4년간 3개국을 전전해야 했던 대럴 암스트롱이다. 그는 NBA가 불러주질 않아서 면사공장을 다니며 생계를 이어야 했던 사람이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강한 집념이었다.

끝으로 이 DVD를 빛내는 한 줄의 말을 찾아보았다. 바로 이거다!
"세상 그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면 그 때는 스스로를 믿을 수밖에 없다."
내가 농구를 시작한 뒤 가장 기쁜 순간이 있다면 이런 깨달음과 마주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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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연못 2007-02-05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에 대한 생각인데요. 어쩌면 upset을 '역전(승)'이라고 보면 안될것도 같아요. upset은 '꼭대기가 땅으로 쳐박힌다'는 뜻이니까 오히려 '역전패'에 가깝거든요. 따라서 이길줄 알았는데 진 사람들과 질 줄 알았는데 이긴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는 것이 맞을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면 이 DVD는 결국 underdogs의 이야기인 셈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