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카페, 나는 티벳에서 커피를 판다
파주 슈보보 지음, 한정은 옮김 / 푸르메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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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빛 표지, 책에 띠처럼 둘러진 새로운 분위기의 조각사진들, 커피. 책표지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것들의 모음집이었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갈 수 없듯이 나 또한 이 책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어느 순간 내 손에 들려져 있었다. 홍콩의 파워블로거 파주 슈보보, 인터넷에서는 ‘아깡’이다. 중학교 때부터 여행을 다녔다고 한다. 2006년 태국에서 만난 친구 오트와 함께 2007년 티벳 라싸에 카페를 차리게 된다.

여행, 친구, 커피, 공간 그리고 추억. 이 책을 읽으면서 머릿 속에 둥둥 떠다니던 단어들이다.

 


p47 다른 곳과는 달리 티벳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꾸 찾아오게 만드는 흡입력이 있었다.

그 후로 일년쯤 지난 어느날, 우연히 동화책을 보게 되었는데, 티벳어와 영어로 쓰인 [티벳은 어디에 있을까]라는 책이었다.

이야기는 아주 간단했다. 두 아이가 물었다. “티벳이 어디 있어요?”

아이들은 이곳저곳을 찾아다녔다. 꽃잎 속, 하늘 위, 구름 속, 저녁 노을 저편, 사방으로 찾아다녔지만 도무지 알 수가 없었다. 아이들이 풀이 죽어 있을 대, 한 고승이 나타나더니 말했다. “티벳은 찾기 어렵지 않아, 티벳은 너희 마음 속에 있단다!”


톨스토이의 세가지질문이라는 그림책이 생각났다.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일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일까?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일까?

아깡에게 이 세가지 질문을 한다면 바로 지금, 나와 함께 있는 사람,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에게 하는 일이라는 대답을 할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도 그에겐 지금 이 순간이 선물인 것 같았다. 덕분에 나 또한 이 분홍책을 읽으면서 그 기분이 전해졌다.

나 또한 티벳에서 그 공간을 공유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내 마음 속 꿈인 북카페를 항상 품고 있으니 아깡과 오트의 카페창업이야기도 마음에 한층 와닿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뜻이 있는 곳이 길이 있었다.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카페창업이라. 그들은 용감하고 꿈이 있었다. 원래 살던 곳에서의 모든 것을 내려놓아야지만 가능한 일이었다. 그리고 가슴뛰는 삶을 살고 있었다. 티벳에선 평온한 삶을.

공간이라는 두 글자.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공유하느냐에 따라 좋은 인상으로 남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책에서 느낀 아깡과 오트의 바람카페는 그 이름만으로도 기분 좋아지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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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에게 말 걸기 알렉 그레븐의 말 걸기
알렉 그레븐 지음, 케이 에이스데라 그림, 이근애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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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라저래라, 엄마는 우리를 끊임없이 괴롭히시지.

빨래를 하라고 시키셔.

동생 속옷을 누가 정리하고 싶겠어.

뒤죽박죽인 엉망진창인 거실을 치우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냐고.

그런데 그거 알아?

엄마는 우리를 위해 온갖 궃은일을 마다하지 않으신다는 거.

아홉살의 작가는 친구들에게 말하고 있다. 엄마의 입장에서도 생각하는 방법을.

엄마는 세상에서 가장 멋진 여자이지만 어떨 때는 심술쟁이 같다는 말.

진짜 아이이기에 가능한 표현이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그 표현에 수긍하고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다.

 


엄마가 되기는 만만치 않은 일이야.

우리가 삐뚤어져서 말썽을 피우면, 엄마는 무서워질 수 밖에.


일곱살난 우리 조카에게 꼭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네살 우리 딸도.

 

아이들에게 스스로 하는 방법과 엄마에게 칭찬받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말하고 있다는 것이 공감이 갔다.

 


엄마는 마음이 담긴 쪽지를 좋아하시지.

집안을 난장판으로 어지럽혔다면 쪽지를 써봐.

"죄송해요"라고.

엄마는 껴안아드리면 좋아하시지. 많이많이 안아드려.

하지만, 단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그럼 안 돼.



 

한 아이의 엄마가 되어서도 우리 엄마에게 잘하는 방법을 아직 터득하지 못한 나.

이 책을 읽고 아홉살의 작가가 존경스러웠다.

 


엄마랑 우리가 서로를 괴롭힐 때도

엄마랑 우리는 항상 서로를 사랑해.

난 이게 제일 맘에 들어!

 

 

서점에서 만나 더욱 반가웠던 책.

엄마에게 말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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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아이들 (양장) - 히로세 다카시 반핵평화소설, 개역개정판
히로세 다카시 지음, 육후연 옮김 / 프로메테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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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잡고 있는 내손이 벌벌벌 떨렸다. 옆에서 곤히 자고 있는 딸아이의 얼굴을 한번 쳐다보았다. 둘째는 절대 낳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우리집에서 고리원자력발전소까지 차길로 38km 정도 직선거리는 더 짧으리라. 결코 안심할 수 없다.

일본의 그 비극적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나는 너무 무서웠다. 친한 친구는 심지어 일본의 그 현장에 있었다.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었다. 독일에서는 친환경에너지에 온 힘을 쏟아붓고 있다고 한다. 풍력, 태양열. 시민들의 전기를 다시 사들이고 시민들은 적극 참여한다고 한다. 요즘 나에게 새로이 생긴 꿈은 옥상에 태양광 전지를 단 주택을 구입하는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고 너무 무서워 잠시 덮었던 책장을 펼쳤다.

사고발생 첫날 생후 8개월아기가 피를 토하고 죽었다.

아이들은 픽 쓰러지고 실명되고 온몸에 출혈이 생겼다. 1986년 그 때만 해도 방사능에 바로 노출되면 얼마나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려지지 않은 때였나보다.

아이들과 주민들은 격리수용되었다. 오빠 이반, 동생 아네사, 아버지 안드레이, 엄마 타냐. 원자력발전소 근무자였던 안드레이는 사건 수습 중 사망하고, 동생 아네사도 행여나 눈이 먼 오빠가 걱정할까봐 자신은 건강하다는 쪽지는 남기고 죽는다.

엄마 타냐는 아이들이 어디에 수용되었는지 모른채, 딸아이가 죽었는지도 모른채 사고의 후유증을 안고 살아간다.

이 책은 소설이지만 사실이다. 그렇기에 더욱 무섭다.

지금 창 밖에 내리는 비도.

내가 어릴적 마음 놓고 감상에 젖어 맞았던 비도.

우리딸에게는 그러한 감상을 만들어줄 수가 없다.

우리 전체가 서서히 죽어가고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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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친구에게 말 걸기 알렉 그레븐의 말 걸기
알렉 그레븐 지음, 케이 에이스데라 그림, 이근애 옮김 / 소담주니어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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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 알렉 그레븐은 독서와 글쓰기를 좋아한다. 여덟살 때 이 책을 썼다고한다.

책을 쓴 후 유명해져서 엘렌 드제너러스 쇼와  CNN에 출연하였다.

자신의 눈높이에서 친구독자들을 위해서 쓴 책이다. 책에서 공감을 불러일으키면 일단 읽는 독자는 나를 잘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 책은 독자인 어린이들에게 친구같은 책이다.

20대 여성들에게 20대 여성작가가 쓴 연애지침서가 와 닿듯이,

이 책을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연애지침서이다.

 

뭘 꾸물거리니?

이 책에는 네가 좋아하는 여자애의 마음을 얻기 위해 필요한 모든 이야기들이 담겨있어!

 

이 책의 통계들은 내가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관찰한 결과들이야.

그러니 전 세계에서 통하진 않아.

이 점에 대해서는 앞으로 더 많이 연구할 거야.

 

독자를 대화의 상대처럼 느끼게하는 문체이다.

 

여자애한테 반했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 게 좋을까?



    • 너무 뽐내지 마!

    • 바보 멍청이처럼 굴지마!

    • 흥분해서 호들갑 떨지 마!

    • 네가 좋아하는 여자애에게 관심 없는 좋은 친구들을 꼭 곁에 둬!

마지막으로, 네가 반한 여자애의 마음을 얻지 못했을 땐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어야 해.

 

마지막 문장은 어른에게 말하는 건지 아이들에게 말하는 건지 모를 정도이다.

MBC스페셜에서 7살인생을 주제로 방영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우리에게는 어린아이로 보이지만, 그들에게 인생이 있었고, 사랑이 있었고, 아픔이 있었다.

 사랑이라는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어른들의 세계를 기웃거리는 것이 아니라

그들만의 방식이 필요한 것이다.

작가 8세, 초등학생들을 위한 책.

그들을 위한 연애지침서, 여친에게 말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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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거 마더 - 예일대 교수 에이미 추아의 엘리트 교육법
에이미 추아 지음, 황소연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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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0]인문사회과학 중 교육학으로 분류된 책




 

언젠가 책에서 미국인 엄마와 양육방식과 중국인 엄마의 양육방식을 단면적으로 보여주는 내용을 읽은 적이있다. 궁금했다. 중국인 엄마는 아이를 움직이는 효과적인 양육방식을 선택하고 있었다. 나 또한 아이 엄마로 [타이거마더]가 나왔을 때 얼마나 자신있으면 표지에 사진의 사진까지 걸고 양육방식을 책으로 낸 것일까 궁금했다.

-중국인 엄마가 금지하는 것-

· 친구집에서 자는 것

· 아이들끼리만 노는 것

· 학교 연극에 참여하는 것

· 학교 연극에 참여하지 못한 것에 대해 불평하는 것

· 텔레비전 보는 것과 컴퓨터 게임하는 것

· 정규수업 외의 활동을 마음대로 정해서 하는 것

· A보다 낮은 점수를 받는 것

· 체육과 연극 외의 수업에서 1등을 놓치는 것

· 피아노나 바이올린 외에 다른 악기를 연주하는 것

· 피아노나 바이올린을 연주하지 않는 것

책이 시작되자마자 등장한 목록이다. ‘과연 저자 에이미의 딸들은 행복할까?’ 의문이 들었다. 에이미는 자신이 예일대 교수로 자신이 가진 명예와 부를 아이들에게도 가지게끔 하고 싶은 것이었다. 큰딸 소피아는 엄마말을 잘 듣는 아이이다. 피아노를 선택하여 엄마가 시키는대로 연습을 하고, 학교를 마치고 쉬는 시간없이 바로 집으로 와서 연습을 한다. 아이들과 놀다가 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다.

과연. 난, 내가 그랬다. 엄마가 학교 마치고 집으로 바로 오라는 미션을 주셨다. 말 잘듣는 큰딸이었던 나는 항상 집으로 바로왔다. 20살이 되어 초등학교 동창회에 갔다. 나는 수업시간 외에 다른 친구들이 만든 추억의 울타리에 들어갈 수 없었다. 혼자 소외된 느낌이었다. 에이미의 딸들은 지금 자라는 중이다. 정상급 피아노연주자가 되지 않으면 소피아는 어느 순간 엄마를 원망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성격과 개성이 모두 다른 아이들에게 일률적인 양육방식으로 키우는 것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에이미 역시 첫딸 소피아는 자신의 말을 잘 따랐지만 둘째 룰루와는 항상 전쟁을 벌여야했다.

“최고로 키우지 못하면 아이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어라.” 내가 타이거마더를 읽고 나서 내 나름의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약간의 팁을 얻은 것은 있다. 다양한 것을 접하지 못한 어릴 때에는 최대한 많은 경험에 노출시켜주자. 이것은 아이의 선택의 영역이 아니다. 부모가 판단할 부분이었다.

예일대 교수라는 위치에서 자신의 숨겨진 부분(자신의 학교 학생들은 모르는 또 다른 부분)을 공개하는 것이 얼마나 용기있는 일인가 생각한다. 그리고 이민1,2,3,세대의 미국에서 살아가는 삶의 방식도 엿볼 수 있었다. 자기 확신을 가지고 양육하는 엄마로 성공한 사례(큰딸), 실패한 사례(작은딸)을 모두 공개해 주었다. 선택은 책을 읽은 엄마들 각자의 몫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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