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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기술 밀란 쿤데라 전집 11
밀란 쿤데라 지음, 권오룡 옮김 / 민음사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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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란 쿤데라는 친숙한 작가다. 이런 작가 어디 한두명이겠나? 읽어보지도 않은 세익스피어 4대 비극이 너무 친숙해 읽은 거 마냥 착각하게 하는 그런 경우처럼 말이다. 그래도 나름 책 좋아한다고 하지만 그의 책은 내 책장에 한 권도 없고, 읽어 본 적도 없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게 많이 힘들었다. 자신의 작품에 대해 말하는데 도대체 뭔 소린지 모르겠고, 다른 작가의 작품에 관해 논하는데 (어려운 소설-헤르만 브로흐의 몽유병자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로 알려진 책에 대해 말하는데 물론 나도 저 중 2권은 갖고 있지만-벽돌보다 더 두꺼운 율리시스랑 특가에 혹해 구입해둔 몽유병자들’- 아직 읽어볼 엄두가 나지 않는 게 사실이다) 그저 흰 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인 것 같은 기분만 들었다.

 

그래서 중간에 읽기를 그만둘까 수없이 고민했지만 그러면 안 될 것 같아 읽긴 읽었지만 머리에 남은 게 별로 없다. 그의 전집이 나왔다니 한 권씩 읽어보고, 나중에 맨 나중에 다시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아마 그때엔 아하~ 이런 뜻이였구나!!’라며 기쁘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 밀라 쿤데라 전작주의를 결심하게 된 계기가 된 것 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하리라 생각된다. 난 그의 말투-번역가의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가 퍽이나 시크해서 맘에 들었다. 그저 이 책 한권으로 그가 어떤 사람일까 혼자 멋대로 상상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물론 소설가는 소설로 대면하는 게 가장 좋은 만남이겠지만 뭐 이왕 이렇게 된 거 좋을 대로 해석해보련다.

 

그렇다고 책을 읽는 내내 주눅만 들었느냐하면 그것도 아니다. 난 몇 년전 너무나도 재미있게 돈키호테를 읽어 세르반테스가 나와 반가웠고, 도스토옙스키 전집을 가지고 있을 만큼 좋아하기에 기뻤고, 요즘 안나 카레니나를 정독하고 있기에 뿌듯했다.

 

생각해보면 내가 책에 관해 인지하기 시작하며 처음 읽었던 장르가 소설이였고, 가장 좋아하는 장르 또한 소설이다. 수많은 주인공들을 만나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성장했고, 그들과 함께 슬퍼하고, 기뻐하고, 감동하며 짧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소설을 사랑하는데 앞으로 더 애정을 가질 수 있을 것 같다. 자신의 글을 사랑하고, 소설을 사랑하는 작가의 진심을 만날 수 있어 좋았다. 앞으로 그의 책을 만나면 몹시 반가울 것 같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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