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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것은 누구나의 삶 - 특별하지 않은 청춘들의, 하지만 특별한 이야기
박근영 지음, 하덕현 사진 / 나무수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타인의 '삶'을 본다는 건 흥미롭다. 내가 가지 못한 길, 가고 싶은 길을 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새로운 의지가 샘솟거나 조금의 위안을 얻을 수도 있으니깐. 하지만 이 책은 또래지만 내가 쉽게 만날 수 없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랫말처럼 '같은 시간 또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그들은 자신만의 신념으로 삶을 살아간다. 그런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참 재밌다.
살다보니 용기가 부족한 건지 얽매이는 게 많아서 인지 온전히 내 생각만으로 살아온 삶이라 할 수가 없다. 가족때문에 환경때문에 성적때문에 외모때문에 등등 무슨무슨 이유는 수만가지가 넘는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다 자신을 자위하기위한 방편인 것 같다. 수만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싶은데 말이다. 이 책에 소개된 사람들은 '그럼에도 불구하고'란 단서를 달 수 있는 이들이였다.
생각해본다. 그럼 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해왔는가? 혹은 무엇을 해봤는가? 부끄러워진다. 매사 불평불만은 수만가지가 넘고, 말로만 뭐든 열심히 하는 나는 참.. 세상만사 너무 게으르게 살아온게 아닌가. 너무 편하고, 안전한 길로만 가려한 건 아닌가. 그래도 한 때는 출근길이 답답해 다른 길로도 가보려 했고, 길을 걸으면서도 계절이 바뀌는 하늘을 한번쯤 쳐다보려 고개를 들어보기도 했는데 언젠가부턴 내 스스로가 세상과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는 걸 미리 선택해버리는 것 같다.
다양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 크던 작던 자신의 일에서 무언가를 이룬 사람들. 그들의 청춘을 품고, 담고, 기억하고 있는 공간들로 인터뷰는 마감이 된다. 수십번 다녀 이사의 달인이 되었다는 누군가의 방, 글을 쓰고 음악을 듣는 누군가의 단골 카페, 나도 가본 적이 있는 산사 등 그 장소는 특별하지도, 거창하지도 않다. 누구나 가 볼 수 있고, 가질 수 있는 소소한 공간이 그들의 청춘을 기억해준다니 이 얼마나 멋진가?
나 역시 그런 편이다. 기억력이 좋지 못하지만 내가 좋아하던 가수가 데뷔한 연도에 내가 뭘했고, 그가 2집을 냈을 때 내가 뭘했고.. 그러니깐 내 기억의 중심축은 그 가수의 발자취인 것이다. 누군가는 웃을 지도 모르지만 내겐 너무나 소중한 추억들. 수십년 전의 일인데도 그 당시 내가 어떤 공간에서 어떤 옷을 입고, 어떤 포즈로 티비를 봤는지까지 기억하는 걸 보면 내가 생각해도 신기할 정도다. 그래서 그들이 공간을 기억하는 마음이 어느정도는 이해 됐다고나 할까?
각설하고.. 아무튼 '또 다른 세상'을 살기에 만나지 못했을 이들을 만나볼 수 있어 즐거웠다. 우여곡절 끝에 책을 받은터라 신경질이 났는데도 불구하고, 밤새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미소가 지어졌다. 모두 살기 어렵다고 아우성인 세상, 밥벌이가 가장 중심이 되는 세상에 그래도 자신의 꿈을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또래가 있다는 건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던 위로가 되어 줄 것 같다. 혹시 또 아는가 내가 죽을만큼 힘들 때 그들의 사진, 연극, 그림, 음악에 만화까지 위로가 되어 줄 지 말이다.
그대들 부디 그 마음 변치말고, 원하는 바 모두 이루시라!! (저자의 이 말투가 너무 써보고 싶었드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