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1인용 식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 스물여섯의 사람, 사물 그리고 풍경에 대한 인터뷰
최윤필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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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으로 들어갔다'니 말이 안되는 소리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가만 생각해보니 말이 전혀 안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안과 밖의 경계가 있다면 안으로도 들어갈 수 있고, 밖으로도 들어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요즘 유행하는 카피처럼 '다 그래를 뒤집어' 보는 것도 좋을테니깐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인터뷰 대상들도 새롭다. 솔직히 책 제목부터 완전 마음에 들었는데 차례의 인물들을 보면서 더 좋았다. '중심'보다 '변방'이고 싶은 나와 코드가 잘 맞았다고나 할까. 잘나고, 똑똑하고 멋진 사람들은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볼 수 있고, 그 사람들이 어찌어찌해서 결국 성공했다는 자랑 더이상 들어줄 만큼 너그럽지도 않다. (그래 진작에 삐딱선 타버렸다. 나는..) 내 맘대로 내 뜻대로 맘껏 살고싶은데 '소심도 병'이라 용기가 부족한지라 나같은 사람들이 보면서 대리만족하기 딱 좋을 책인 것 같다.  

그랬다. 십대때만 해도 규칙에 맞게 사는게 인생 최고인 줄 알았다. 게다가 난 너무 순진한건지 바보인건지 '금 밖으로 나가지 마라'면 금조차 밟을까 노심초사하는 아이였다. 그런데 지나고보니 그게 참 아쉽더라구~ 재미로 금을 한번 밟아보는 것도 괜찮은데 말이다. 낭떠러지가 있어 떨어지지만 않는다면 그까지 금 밟는다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도 아닌데 참 답답하게 살았던 것 같다. 지금에서야 아니 지금부터라도 다이나믹하게 살아볼까 싶다. 아직 인생 많이 남았으니깐. 

책을 읽을수록 그들이 부러웠다. 특히 최고(?)는 인디밴드 '타바코쥬스'. 3코드만으로 음악을 만들고, 싫으면 당장 때려 치울 수 있는 용기(?), 혹은 무모함을 가진 그들. 그러다가도 내키면 다시 언제그랬냐는 듯 시작하는 그들. 성공하겠다는 마음도 주목받겠다는 마음도 없이 그저 좋아서 하고, 해서 행복하니 계속 할뿐이라는 그들. 미치게 게으르고, 대책없는 그들이지만 왠지 그런 삶도 필요할 것 같다. 세상의 속도에 맞추는게 아니라 자신들이 갈 수 있는 속도로 걸어갈 때만 얻을 수 있는 그 무언가도 분명 있을테니깐 말이다. 암튼 읽으면서 어찌나 키득거렸는지 스트레스가 다 날아가버렸다. 그들의 음악 찾아서 꼭!! 들어봐야 겠다. 

다음으론 인상적이였던 자본주의에 위배되는 경영을 하는 '허리우드클래식'의 여사장님. 멀티플랙스가 늦게 들어온 소도시에 살다보니 지져분하고, 뒤쳐진 극장이 그렇게 불만이더니 지금은 추억 속 예전 극장이 그리워진다. 앞부분을 놓쳐도 한번더 보고싶어도 할 일없이 밍기적거리며 극장에 앉아있어도 누가 뭐라하지 않던 그 극장. 편하고, 좋은 것들만 찾지말고, 지키고, 보존해야 할 것들은 나라에서 알아서 좀 해줬으면 좋겠다. 게다가 고령화 사회에 노인들이 썰렁한 공원만 서성일 순 없지 않은가? 나라에서 해 줄수 없는 일들을 개인이 재산을 털어 한다는 게 대단한 것 같다. 그런 소수의 사람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더 풍요로워 지니 감사해야 할 일인 것 같다. 

그 외에도 꼬장꼬장한 '천하대신 할머니'도 인상적이였고, 책을 좋아하다보니 '절판되는 책'을 보면서는 가슴이 아팠다. 어찌 책이 그 내용의 값어치가 아닌 종이의 무게로 값을 매길 수 있는지 도무지 내 기준으론 이해되지 않았다. 부디 그렇게 사라지는 책들이 내게로 왔으면 얼마나 좋을까라 생각도 해봤다.  

이렇듯 작가는 다양한 대상으로 하여금 틀에 박힌 대신 새롭고 재미있는 인터뷰를 시도했고, 얼마간 성공한 것 같다. 내가 몰랐던 '바깥'의 사람들을 만난 신선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 좋았고, 시리즈로 계속 나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안'에서 안주하는 사람은 결코 만날 수 없는 '바깥'의 풍경들. 그 풍경들을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 나도 언젠가는 그들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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