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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조용히 사랑한다 - 자라지 않는 아이 유유와 아빠의 일곱 해 여행
마리우스 세라 지음, 고인경 옮김 / 푸른숲 / 201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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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특수학교 보조교사로 근무했던 친구가 자긴 '결혼할 생각도 없지만 만약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를 낳을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그에 나와 다른 친구들은 '그래도 결혼을 하면 아이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냐?'고 반문했고, 이에 친구는 '보조 교사를 하다보니 출산에 두려움이 더 커져 버렸다.'고 대답했다. 그리곤 '그럼 너희들은 임신 중 아이의 장애 사실을 알게되면 어떤 선택을 할꺼냐?'고 물었는데 우린 누구하나 선뜻 대답할 수 없었다. 그건 어려운 선택임과 동시에 예상밖의 질문이였으니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 아이는 누구보다 건강하고, 똑똑하고, 예쁘길 바라지 장애를 가지리라곤 생각조차 해보지도 않으니 말이다. 

우리나라의 복지수준은 선진국에 비해 열악하다는 건 두 말 할 필요가 없다. 그로 인해 부모들이 감당해야 할 몫은 절대적이고, 그러다보니 자신의 삶을 포기한 채 온전히 아이를 위해서만 희생하는 부모들을 볼때마다 친구는 존경하는 마음만큼이나 안타까움이 컸다고 말했다. 

만약 가족을 선택할 수 있다면 어떨까? 얼토당토 않은 생각이겠지만 가족을 선택할 수 있다면 아마 사회는 지금처럼 구성될 수 없을 것이다. 누구나 최고의 부모, 최고의 자식만을 원할텐데 사회를 구성하는 대부분은 보통의 사람들이니 말이다. 

선택할 순 없지만 피와 살을 나눈 내 부모, 내 자식은 누구보다 소중하다. 그러므로 많은 부분을 사랑으로 보듬고, 감수하며 살아간다. 그것이 바로 가족의 힘이고, 그 힘은 사회의 원동력이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가족의 힘을 느낄 수 있었다. 유유에 대한 아빠의 무한한 사랑. 아빠는 아이에게 많은 것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기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때론 사회의 편견과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에 맞서기도 하며 아들과 함께한 여행이야기는 그렇기에 감동적이다. 하지만 아빠의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들은 말을 할 수도, 자신의 감정을 표현할 수도 없다. 그런 아들과 촉각으로 대화를 한다는 아빠. 이 보다 더 큰 사랑이 또 있을까? 

쉽게 사랑하고, 쉽게 잊어버리는 세상에서 어쩌면 유유는 기억할 수 없기에 영원히 잊을 수 없어 더 행복한 아이였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우리의 잣대로 결코 알 수 없는 유유만의 세상. 과연 유유는 어떤 말을 우리에게 해주고 싶었을까? 

아빠의 사랑이 너무 아름답고, 안타깝고, 행복하고, 부러워 책읽는 내내 나 역시 감정의 기복이 심했다. 아들의 끝없이 달리는 모습을 마지막 추억으로 남겨주려 했던 아빠의 이벤트는 성공적이 아닌가 싶다. 유유의 달리는 모습을 보기위해 페이지를 넘기면서 내 심장박동도 따라 빨라졌으니깐 말이다. 이젠 다른 세상으로 가버렸다는 유유. 그 아이가 맑고, 밝은 모습으로 그 곳에선 턱 끝까지 숨이 차오를 때까지 마음껏 달리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아울러 다음 세상에도 꼭 아빠와 아들로 만난 더 큰 사랑 나누기를 빌어본다. 

세상의 모든 부모와 자식은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그 무언가가 있다고 난 믿는다. 부디 그 사랑으로 세상이 더 아름다워졌으면 좋겠다. 

52쪽
나와 유이스의 관계는 언제나 촉각을 통해 이루어진다. 지능은 아무 역할도 하지 않는다. 전혀. 그리고 지성도, 사상도, 언어도, 은유, 환유, 제유 등 그 어떤 형태의 비유도 있을 수 없다. 내가 제 아무리 낱말들로 설명하는 비유의 삶에 빠져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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