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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의 몸값 2 오늘의 일본문학 9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산다는 건 뭘까? 어떻게 살아야 후회 없는 삶이 되는 걸까?

어릴 땐 동물원 가는 게 좋았다. 책에서 밖에 볼 수 없는 동물들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신기하던지... 하지만 어느 순간 동물원의 쇠창살이 부담스럽기 시작했다.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좁은 우리 안에 24시간 누군가의 감시를 받아야 한다는 사실. 게다가 그들은 자신의 본능을 잊어버리고, 인간이 주는 대로 먹고, 시멘트 독이 오른 발에 고통 받으며 추위 혹은 더위에 힘들어 해야 한다. 북극곰이 여름을 나야 하고, 아프리카 코끼리가 겨울을 견뎌야 하는 현실. 과연 그들의 삶은 행복한 것일까?

책을 읽으며 난데없이 동물원이 떠오른 건 안타까움 때문이였다. 내 울타리를 벗어나 또 다른 환경(자신이 선택한 것이던 아니던 간에)을 접했을 때 받을 수 있는 혼란과 고통이 단편적인 이미지로 생각했을 때 떠오른 동물원의 쇠창살.

구니오에게 형의 죽음이 없었더라면 학교를 계속 다녔더라면 올림픽을 상대로 인질극을 벌이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힘든 노동일을 해 가족을 먹여 살려야 했고, 삶의 힘겨움을 마약으로 버텨내야 했던 형에 비해 그는 개천에서 용난 인물이였다. 일류대생이라는 타이틀, 준수한 외모 만으로도 그의 삶은 탄탄대로로 이어졌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자신이 몰랐던 사회의 또 다른 모습 (형의 삶)을 접하면서 그는 변한다. 외면할 수 있었을 테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다.

어쩌면 우린 우리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려하는지도 모르겠다. 기다려 보라고, 결국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니 당신들의 고통과 아픔쯤은 견뎌야 하는 것 아니냐고 너무도 쉽게 말해버리는 현실. 책을 읽으면서 안타까웠던 건 그것이었다. 나라의 사활을 건 행사를 하는데 작은 희생쯤은 감안해야 하는 거 아니냐는 것 말이다.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는 일본의 모습은 우리나라 경제개발계획, 새마을 운동을 떠올리게 해줬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들을 빼놓고, 눈에 보이는 성과에만 집착해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우리는 알고있다. 하지만 아직도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할 것들을 가볍게 무시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자신만의 그라운드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며 좋은 면만 보려고 한다.

소설은 끝났다. 도쿄 올림픽도 성공적으로 끝났고, 그 발판으로 일본은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경제 대국이 되었다.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은 건 제2 제3의 구니오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물론 나타나지 않는 게 제일 좋은 거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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