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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받지 못한 어글리
콘스턴스 브리스코 지음, 전미영 옮김 / 오픈하우스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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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내게 ‘왜 아직 결혼하지 않냐’고 묻는다면(너무 많이 물어봐서 머리가 지끈거릴 지경이다) 아직까지 결혼의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이유가 가장 크겠지만 그와 함께 아이를 낳아 키울만한 소양과 준비가 부족하다는 점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건 결혼해서 생각할 문제가 아니냐고 다시 묻는다면 글쎄.. 한 생명을 낳아 키우는 일에 신중에 신중을 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아이를 키우는데 몇 억이 든다는 말에서처럼 경제적인 부분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한 인격체를 낳아 사회구성원으로 키우는 동안 엄마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점에서 솔직히 겁난다. 내가 어떤 부모가 될 것이며 아이에게 부끄럽지 않은 부모가 될 수 있을지 말이다.

티비프로그램 중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를 보면 부모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스레 되새길 수 있다. 성격, 행동에 이상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의 원인은 대다수 부모들의 잘못 때문이였다. 전문가의 지도에 의해 부모가 행동을 달리하자 몇 주만에 달라지는 아이들을 보면서 ‘난 나중에 저러지 말아야지’란 생각 참 많이 했었다.

이십대 중반쯤 친구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우린 우리 부모님 만난걸 감사해야 한다’는 말에 서로 웃었던 기억이 난다. 평범한 가정에서 사랑을 받으며 성장한다는 게 그 당시엔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나이가 들어보니 보이더란 말이다.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고 사랑도 받아본 사람이 베풀줄 알테니깐.. 그런 의미에서 난 참 많이 복 받은 사람인 것 같다.

그렇기에 난 이 이야기가 논픽션이 아닐꺼라 생각했다. 책을 읽어갈수록 픽션이어야만 한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그런데 이 책의 출판으로 인해 어머니와 소송 중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가슴이 아팠다. 과연 그녀의 어머니는 이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 자신의 잘못을 반성할지 아니면 끝까지 아니라고 반박할지 소송의 결과가 궁금하다. 하지만 중요한건 더 이상 이불과 옷을 빼앗기고, 문밖으로 쫓겨나던 클레어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녀는 학대와 차별 속에서도 자신이 꿈을 이뤘고, 최초 흑인 여성판사의 자리까지 올랐다.

인간은 추억을 먹으며 살아간다고 하는데 뒤돌아본 그녀의 추억이라곤 내가 봐도 눈물 나는 것들 뿐이다. 이 책을 쓰면서 얼마나 많은 눈물을 흘리며 어머니를 원망했을지 미루어 짐작된다. 하지만 그런 추억조차 담담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건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엔 좋은 사람이 많고,(기꺼이 그녀의 멘토가 되어준 변호사를 비롯해서 말이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을 만큼 시간이 흘렀다는 사실일 것이다. 자신의 두 아이에게 마음껏 사랑을 표현하고, 멋진 여성으로 살아갈 그녀의 미래가 행복하길 바란다. 세상에 또 다른 클레어에게 힘이 된다면 이 책의 존재이유는 충분할 것 같다. 그녀도 그걸 바랬던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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