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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강미영 지음, 천혜정 사진 / 비아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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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참으로 혼자이길 두려워하는 인간이였다. 혼자라는 게 너무 두렵고, 무서워 적응이 몹시도 안 되던 불완전한 인간. 그랬기에 '과연 난 혼자 살아갈 수 있을까?'란 걱정이 온 몸을 휘감았던 게 불과 2년 전이였다. 그랬던 내가 어느 순간 혼자임을 즐기게 되었다. 참.. 인생이란 건 이래서 재미있나 보다. 나도 내가 이렇게 변할 줄 몰랐으니깐~ 요즘은 혼자인 게 너무 편해서 오히려 살짝 걱정이 되는 걸 보면 사람의 취향이나 성격을 몇 마디로 단정짓는다는 건 말도 안되는 게 아닐까 싶다.

시작은 그랬다. 이십대의 질풍노도(이십대에 사춘기를 겪는 사람은 나밖에 없나? 난 너무 심심한 10대를 보내고, 20대에 뒤늦은 사춘기로 인해 죽을 만큼 힘들었는데 말이다.)를 겪으며 어느 곳에도 적응하지 못해 틈이 생겼던 1년 동안 혼자서 이것저것 참 많이도 해봤었다.(친구들은 회사에 있을 시간이니 어쩔 수 없이 혼자 할 수 밖에..)

새벽같이 일어나 도서관을 찾아 자리를 잡고, 미친 듯이 공부하는 사람들 속에서 나태한 내 삶을 반성하며 공부했던 순간, 점심시간 편의점에서 혼자 라면과 김밥을 먹으며 잡지를 뒤적거리던 순간, 용기내서 식당 문을 열고 혼자 들어가던 순간, 할 일없이 걷다 문득 보이던 극장 앞에서 표를 끊고, 햇빛 쏟아지는 창 아래서 책 읽으며 기다리던 순간, 눈부시던 4월 기차의 떨림을 느끼며 음악 듣던 순간, 버스가 반대방향 출발해서 황당해하며 당황했던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사실 혼자라서 문제 될 껀 아무 것도 없었다. 오히려 도서관에서 혼자뿐이니 공부만 할 수밖에 없었고, 편의점에선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너무 많았으며 식당 손님들은 자기 밥 먹기에 바빠 날 쳐다보지도 않았고, 영화에 100% 집중할 수 있어 만족스러웠으며 차창을 스치는 풍경을 감상 할 수 있어 행복했고, 버스에서 내려 다른 버스를 타고 오면 그만 이였다.

아마 이전의 내가 이 책을 읽었다면 먼 나라 이야기로만 생각했을텐데 읽는 동안 너무 재밌었다. '아~ 이런 것도 있네. 아~ 다음에 이거 한번 해봐야지. 음.. 나만의 커피숍? 커피숍?? 어디가 좋을까..'라며 혼자 놀기 목록을 만들고 있는 내 모습. 그래 혼자 놀기는 남과 더 재밌게 놀기 위해 꼭 필요한 일일지도 모른다. 나이를 먹을수록 인간관계가 제일 힘들게 느껴지고, 어느 누구도 위로가 안 되는 순간이 더 자주 찾아오는데 그럴 때 나를 돌아보는 혼자만의 시간은 꼭 필요한 것 같다. 자기를 온전히 충전해야 남에게 나눠줄 수 있는 여유도 생기는 거니깐..

그럼 이쯤에서 나만의 혼자 놀기(놀기라기 보단 해보고 싶은 것들 목록이다) 목록을 적어보자면 버스를 타고 종점에서 종점까지 (이천원도 안 되는 돈으로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새로운 모습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어찌 좋지 아니한가?) 여행하기, 한 번도 보지 못한 연극관람(지방에서 연극보기는 너무 힘들다. 제일 앞자리에서 꼭 관람하고 싶다.), 자격증 따기(뭔가를 공부하고, 성과를 얻었을 때 희열이 너무 좋다. 당장 필요치 않은 자격증이라도 그래서 도전해 보고 싶다. 지금까지는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으니 자신감 충만!!), 피아노 배우기(언젠가부터 나의 로망 피아노 연주. 비록 긴 손가락은 아니지만 피아노 치고 싶다. 디지털 피아노 구입하기 위해 자금도 모을 예정~ 생각만으로도 행복!!), 책 70권 읽기(100권 목표 세웠다 좌절했으니 일단은 좀 낮춰 성공의 기쁨을..) 등등 생각해보니 하고 싶은 게 너무 많다.

20대가 그렇게 힘들었던 이유를 지금에 와 생각해보면 '내가 무엇을 잘 할 수 있느냐, 왜 남들만큼 못하냐..' 며 남들과 비교하기 급급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 난 지금의 내가 참 좋다. 이젠 누구와 비교하지 않고, 내가 행복 할 수 있는 것에 초점을 맞춰 사는 법을 알기에.. 30대여 영원 하라~~~
 

•  서평 도서의 좋은(추천할 만한) 점  

혼자서도 이렇게 많은 놀거리가 있다니.. 이젠 심심할 겨를이 없겠다!! 현대인들이 일상에 지쳐 자기만의 시간을 가질 여유가 없고, 막연히 두려워하는데 틈틈이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혼자 놀면서 나만의 시간을 가져봄으로써 나를 알아가는 소중함을 잡아보자. 뭐 그 정도..

 
•  서평 도서와 맥락을 같이 하는 '한핏줄 도서' (옵션) 


•  서평 도서를 권하고 싶은 대상 

혼자만의 시간을 두려워하는 여성들.. (물론 남성들도 무방해요~) 


•  마음에 남는 '책속에서' 한 구절 

p127 

어른들의 이야기를 착실히 들으며 바른 길로 들어선 지금의 내가 받은 보상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모르겠다'는 방황이다. 항상 누군가가 선택해 주었고 올바른 길을 알려주었기에,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야하는지 다른 사람들의 충고 없이는 알지 못한다. 그 속에서 내가 하고싶은 일을 정확히 알아내는 방법을 모른다. 모든 선택 앞에서 사람들의 눈치를 살피게 된다. 더 이상 내 인생에 내비게이션은 없다. 있다고 해도 그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것이고 내 마음이 움직이는 대로 갈 것이다. 그러려면 내 마음이 향하는 방향부터 알아차려야 한다. 끊임없이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싶은 것을 말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인생의 내비게이션이 아니라 마음 속 소망 이야기를 혼자 조용히 꺼내 볼 수 있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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