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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년 동안의 과부 1
존 어빙 지음, 임재서 옮김 / 사피엔스21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책을 읽으면서 좀처럼 집중할 수 없었다. 11월부터 일이 바빠 어쩔 수 없이 끊어읽다보니 흐름이 깨져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 작가의 글이 나에게 맞지 않는 것인지 적지않은 분량의 책을 읽으면서 많이 힘들었다. 그리고 좀 재미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을 때가 2권에 100페이지가 넘어가면서 였다. 흠.. 이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지금껏 처음부터 아니면(재미없으면~) 그냥 아니였고, 재밌으면 그냥 재밌었는데 시큰둥하면서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힘. 필시 이 작가의 힘은 거기에 있는 것 같다. 표지에 시큰둥한 표정으로 '읽기 싫으면 읽지마!!'라고 자신의 글에 독자를 맞추지 않는 자신감 말이다.

어릴적부터 TV광이였던지라 안 본 드라마가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드라마 바람, 불륜, 기억상실, 출생의 비밀, 백마탄 왕자가 나오는 신데렐라 스토리 빼버리면 논할 이야기가 거의 없을정도로 돌고, 돌고, 또 돈다. 하지만 엄마는 그 진부한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들을 자신의 일처럼 안타까워하고, 아파하며 재미를 느끼고, 열광한다. 나는 딱 봐도 뒤에 일어날 일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말이다. 그러다보니 이 책의 등장인물인 아이를 잃은 부부의 갈등(바람끼로 뭉친 아빠와 삶의 의욕을 잃은 엄마)과 그 사이에 끼인 어린 딸, 어린 소년과 엄마의 관계는 미루어 짐작이 되어버렸다. '아~ 이거 미국판 <사랑과 전쟁>인거야?' 그래서 더욱 책에 대한 흥미가 반감되어버렸는지도 모른다. 더이상 로맨스 소설에 열광하는 10대가 아니니깐..

하지만 진부한 이야기를 진부하지 않게 풀어놓는 능력이 작가의 힘이라면 존 어빙은 필시 괜찮은 (아직 좋다고는 말하지는 못하겠다..) 작가인 건 맞다. 혹 이야기가 그냥 그렇게 부부가 이혼을 하고, 딸의 불행한 삶으로 마감했다면 우리나라 3류 드라마와 다를바가 없을텐데 각자 그럴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작가는 이해할 수 있게 덧붙여준다.

내가 만약 남자였거나 아직 온전한 딸의 입장에서 책을 읽었다면 매리언을 조금도 이해하지 못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서른이 넘어가고, 엄마가 우리 엄마가 아닌 자신의 삶을 가진 여자로 보이는 지금 난 다시한번 여자의 삶과 어머니의 삶 사이에서 갈등하고, 힘들어하는 세상의 모든 여성들이 존경스러울 뿐이다.

너무나도 불완전한 인간들. 그 인간들이 숨쉬는 세상. 환한 빛이 아닌 어두움도 공존함을 잊지 말기를.. 그러나 그 어두움 또한 그리 길지 않음을 또한 잊지 말기를.. 생뚱맞지만 마지막 책장을 덮으며 내가 느낀건 그거였다. 시간 앞에 영원한 아픔도 고통도 괴로움도 없는 것이라고.. 먼 길을 돌아온 그들의 사랑이 축복받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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