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은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은

자기 몸을 지키려고

독과 가시를 가졌지


어린 나무에 난 잎은 동물이 먹기도 해

동물 눈에 띄지 않고

살아 남는 것도 있어

그건 크게 자랄 거야


식물이 조용하게 보여도

그 무엇보다 치열하게 살 거야

볕을 쬐는 것부터

뿌리로 영양분을 흡수하는 것까지

쉽지 않겠어


식물한테 가시가 있어도 사람한테는 못 당하지

어떤 독은 곤충한테는 잘 들어도

사람한테는 아무 효과가 없어

오히려 사람은 그걸 좋아해


식물은 사람한테 도움 받지 않겠지만

사람은 식물한테 많은 도움을 받아

식물한테 무언가 해주려고 하기보다

그냥 내버려두는 게 나아


식물은 식물대로

(동물은 동물대로)

사람은 사람대로

살아야지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봄편지





봄을 알리는

봄비

봄바람

봄새싹

봄꽃

봄마음

봄하늘

봄나무

봄나물

봄동

봄볕

봄나비

봄고양이


마음 설레게 하는 봄이야

별일 없어도

봄엔 마음이 들떠


새로운 만남이 없고

새로운 시작이 없다 해도

무언가 시작할 것 같기도 해


넌 무언가 시작하는 거 있어

시작한다면 즐겁게 해

시작이 반이다 하지

끝까지 하면 좋겠지만

하다가 아니다 싶으면 그만 둬도 돼

힘들어도 즐거운 건 가끔 쉬었다 해


네 봄이 따스하고 즐겁기를 바라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잉크냄새 2026-10-18 14: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봄봄으로 시작하는 낱말이 이리도 많고 친근하네요.

희선 2026-10-18 14:57   좋아요 0 | URL
봄이 오려면 멀었지만, 봄을 생각해 보는 것도 괜찮겠지요


희선
 
마티스×스릴러 -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발견한 가장 어둡고 강렬한 이야기
정해연 외 지음 / 마티스블루 / 2025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과 그리 다르지 않은 제목을 썼구나. 《마티스×스릴러》에 담긴 이야기는 말 그대로 앙리 마티스 그림을 보고 영감을 받고 쓴 거다. 앙리 마티스 그림 잘 모른다. 마티스가 나이를 먹고 건강이 안 좋아지고 그림을 그리지 못하게 된 뒤에 한 그건 조금 아는구나. 그건 종이를 오린 거던가. 그건 광고에 쓰이기도 해서 보면 마티스구나 한다. 제목은 모르지만. 사람 모습을 단순하게 나타냈다. 그거 말고도 있겠지만 잘 모른다. 난 잘 몰라도 앙리 마티스 그림을 잘 알고 보는 것도 좋아하는 사람 있겠다. 전시회에 간 사람도.


 첫번째 정해연 소설 <피아노 레슨>에 나온 그림은 소설 제목과 같은 <피아노 레슨>이다. 고등학생 아이가 자기 엄마를 죽였다. 그걸 알아보다 범죄심리분석관은 그림에서 소리가 들렸다는 말을 듣는다. 그림이 사람을 죽이라는 말을 하고 그걸 들은 사람은 일을 저지르다니. 그런 일은 한번 일어난 게 아니었다.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그런 소리가 들릴지도 모를 일이다. 일은 그렇게 끝나지 않고 그 그림을 다른 사람한테 준다. 그건 늘 2등만 하는 자기 아들을 위해서였을지. 아들이 1등 하기를 바란 건지. 아니 그것보다 다른 것 때문일지도. 부모라면 아이한테 1등 안 해도 된다고 잘 말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두번째 이야기 <유서>(조영주)는 그림 <이카로스>에서 영감을 얻고 썼다. 여기에는 앙리 마티스처럼 종이를 오려서 작품을 만드는 사람이 나온다. 그 사람만 나오는 건 아니구나. 소설가 두 사람도 나온다. 형과 동생 그리고 두번째 소설을 쓰지 못하는 작가. 두번째 소설을 쓰지 못한 건 형인 조남정도 마찬가지였다. 두번재 소설을 쓰면 그 다음은 조금 나을까. 살인사건이 나오는 소설을 쓴다고 해서 사람을 죽여봐야 잘 쓰는 건 아닐 텐데. 가끔 그런 일을 경험하고 잘 쓰는 사람 이야기 보기도 하는구나. <유서>를 보니 그런 게 생각났다.


 정명섭은 여러 이야기를 쓰기는 하는데, 좀비 이야기 쓰는 거 좋아하는 것 같다. <좀비 여인의 초상>은 <이본 랑베르 양의 초상>에 담긴 사람이 좀비처럼 보여서 쓴 이야기다.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서울에는 좀비가 가득해졌다. 보물 사냥꾼(트레저 헌터)은 ‘이본 랑베르 양의 초상’을 서울에서 가지고 와야 했다. 좀비가 나타나고 생긴 일이 보물 사냥꾼이구나. 보물 사냥꾼은 돈을 주면 뭐든 가져다 준다. 좀비가 가득한 서울에서. 보통 사람은 서울에 들어가기 힘들겠다. 이 이야기에서 그림을 가지러 가는 건 그저 겉으로 드러난 일일 뿐이었다. 사람이 사람을 죽이면 벌을 받겠지만, 좀비가 가득한 곳에서 죽으면 사고다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런 걸 의뢰하는 사람이 있을지도.


 박산호 소설 <사냥의 밤>에서는 자신이 사냥한다 여겼는데, 실제로는 사냥 당하는 쪽이었다. 그런 일은 일어나기도 하겠다. <체크메이트>(박상민)에 나오는 그림은 <화가의 가족>으로 체스를 두는 아이들이 그림속에 있었는데, 실제로도 아이들이 체스를 두었다. 사람이 죽은 사건은 가짜고 섬에서는 미스터리 모험을 관광상품으로 만들려 했다. 그런 걸 알고 간 곳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이야기로 쓴다 해도 괜찮겠다. 그러면 범인이 있겠다. 사건이 일어나는 것보다 그저 놀이로 하는 게 나을까. 그럴지도. 사람이 죽지 않는 게 낫겠다.


 이번에는 마티스 그림이었는데, 다른 사람 그림으로 이야기 쓰기도 할까. 그림과 스릴러구나. 그림을 보고 이야기 쓴 게 처음은 아니겠다. 앙리 마티스 한사람 그림에서 하나를 골라서 여러 사람이 쓴 게 남다르겠다.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겨울 하늘





투명하고 맑은 파란 하늘

겨울에 만날 수 있지요


공기가 얼어붙게 만들 듯한 한겨울

바람 바람 바람

추운 겨울날 맑고 파란 하늘을 만나면

기분 좋아요


파란 하늘을 헤엄치는 새

새는 난다고 해야 한다구요

그렇겠지요


줄지어 날아가는 기러기

하늘을 나는 새는 자주 보기 어려워요

오래 나는 새가 별로 없어설지도


전깃줄에 앉았던 까마귀가

한꺼번에 날아오르자

하늘이 새까매졌어요


시리게 파란 겨울 하늘

자주 올려다 봐요




희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고마운 나무





나무는 목숨이 다하고 쓰러졌어


나무 삶은 오래 이어졌는데,

끝이 찾아왔어


끝은 다른 시작이기도 해


쓰러진 나무로 날아온 씨앗이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웠어

땅과 가까운 곳에선 버섯이 자라고

여러 곤충이 나무에 집을 지었어


목숨이 다한 나무는 숲에 도움이 되지

쓰러진 나무는 많은 생명체한테

영양분과 살 곳을 만들어 줘

나무는 멋지지

살아서도 죽어서도 세상에 도움이 되잖아


나무는 목숨이 다했을 때

많이 아쉽지 않았을 거야

그렇겠지

그랬기를 바라




희선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꼬마요정 2026-10-16 22: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나무는 멋진 존재입니다. 많이 아쉽지 않았기를… 그리고 다시 만나기를 바랍니다.

희선 2026-10-17 15:21   좋아요 1 | URL
그렇죠 사람은 나무가 그저 있는 걸 보기만 하겠지요 오랜 시간 살다가 죽을 테니... 사람은 쓰러진 나무가 어떤지도 알아보는군요 나무는 그렇게 쓰러지고 다시 태어나기도 하겠습니다 나무와 떨어진 곳에서 자라고 있을 듯합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