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피스 85

오다 에이치로

集英社  2017년 05월 02일

 

 

 

 오랜만에 원피스를 만났다. 그동안 뭐 하느라고 이걸 못 봤는지 모르겠다. 지난해에 나온 거 앞으로 두권 남았다. 두권 다 봐도 이번 이야기 끝나지 않을 것 같지만(홀 케이크 섬 편일까). 82권 봤을 때였던가. 그때 난 빅맘을 찾아가더라도 큰 싸움이 되지 않을 거다 생각했다가 다음에 다시 길어질지도 모르겠다 했는데 정말이구나. 지난번에 루피와 상디가 싸우기도 해서 앞으로 어떻게 될까 했다. 책을 보기 전에 이런저런 생각할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그때 내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아쉽게도 놀라운 생각은 못했다. 아니 예전에 본 걸 기억했다면 달랐을까. 원피스는 나중에 나올 사람 이름이 먼저 나오거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도플라밍고나 빅맘은 인상에 깊게 남았지만 다른 사람은 기억하기 어렵기도 하다. 작가는 그거 잊어버리지 않고 언젠가 써야지 했을까.

 

 지난번에는 모두 빅맘 부하한테 잡혔다. 아니 브룩과 페드로는 따로 움직였던가. 루피와 나미는 빅맘한테 잡히고 책 감옥에 갇혔다. 쵸파와 캐럿은 거울 속에 갇히고 헤매다 빅맘 부하한테 잡혔던가 보다. 잡히는 모습 안 보이던데, 언제 잡혔지(봤지만 잊어버렸겠지). 그 모습이 이번에 먼저 나와서 이 말을 했다. 쵸파와 캐럿이 가장 먼저 위험에서 벗어났다. 둘을 거울 속에 가둔 빅맘 딸 브륄레도 잡아서 성으로 이어진 거울이 어떤 거냐고 물었다. 브륄레는 백설공주에서 백설공주한테 사과를 주는 마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건 마녀가 아니고 여왕이 변신한 거였지. 거기에서 여왕은 거울한테 이 세상에서 가장 예쁜 사람은 누구냐고 묻는데, 여기에서는 거울한테 어떤 거울이 성으로 이어지는 거냐고 묻는다. 거울은 대답한다. 그거 백설공주를 생각하고 한 걸까. 그게 아니더라도 재미있구나.

 

 페드로는 달걀남작과 싸웠다. 좀 웃긴 건 달걀이 병아리가 되고 다음에는 닭이 되는 거였다. 남작에서 자작 그리고 백작이라 했다. 그건 달걀 남작이 먹은 악마의 열매 힘이었다. 그걸 달걀달걀 열매라 해야 할지, 알알 열매라 해야 할지. 페드로가 싸우는 곳에 거울이 있어서 쵸파와 캐럿이 페드로를 거울 속으로 데리고 왔다. 페드로가 폭탄을 터뜨린 다음에. 브룩은 포네그리프(역사가 새겨진 돌로 빅맘이 갖고 있는 건 로드 포네그리프) 탁본을 뜨려고 했는데 거기에 빅맘이 나타나서 잡혔다. 빅맘은 뼈만 있는 브룩이 무척 신기하다면서 인형처럼 갖고 잤다. 그렇게 잡힌 브룩을 쵸파와 캐럿이 구했다. 거기에는 나미와 징베도 있었다. 이럴수가 차례가 바뀌었구나. 루피와 나미가 감옥에서 나온 것부터 말해야 했는데.

 

 이번에 나온 걸 말해도 될지 모르겠다. 놀라운 일이라고 해야 할지, 그럴 것 같았다 해야 할지. 아니 믿었다. 누구냐면 상디와 결혼하게 된 빅맘 딸 푸딩을. 푸딩은 무척 착하게 나왔는데 그게 연기였다니. 이번에 비로소 푸딩은 본 모습을 드러냈다. 아니 지난번에 드러냈다고 해야겠다. 루피와 나미가 잡혔을 때 푸딩은 루피한테 귓속말을 했다. 그때 내가 생각한 것과 푸딩이 한 말은 아주 달랐다. 사람을 그렇게 감쪽같이 속이다니 연기력 대단하다. 다행이라 할까 상디도 그걸 알았다. 하지만 상디는 그냥 떠날 수 없다 했다. 자신을 덜떨어졌다 여긴 아버지와 형제가 죽는 걸 내버려둘 수 없었다. 레이주(상디 누나)는 혼자 푸딩 뒤를 캤던가 보다. 뭔가 있을 것 같아서. 레이주는 푸딩한테 잡히고 다치고 기억까지 조작당했다. 그런 모습을 상디가 보고 나중에 레이주한테 말했다. 레이주는 상디만이라도 살기를 바랐다.

 

 

 

 

아하하하!! 꿈 깨!!!

그런 피라미하고 내가 결혼!!?

할 리 없잖아!!

 

 

 

 상디 아버지는 아버지대로 빅맘 힘을 등에 업으려 했고, 빅맘은 빅맘대로 계획이 있었다. 둘이 싸운다면 어느 쪽이 이길까. 빅맘이 이길 것 같다. 그래도 여기에는 빅맘과 제르마 66 말고도 루피가 있다. 그리고 빅맘을 죽이려는 갱 베지도. 루피와 나미는 징베가 감옥에서 꺼내줬다. 그 뒤 루피는 상디를 만나고 결혼식을 엉망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징베는 루피한테 갱 베지와 손을 잡자고 한다. 루피와 상디 쵸파 브룩 나미 페드로 캐럿 징베만으로 빅맘과 빅맘 부하와 싸우면 질 거다. 나머지 동료가 다 있다면 모를까. 다행하게도 빅맘을 죽이려는 갱 베지가 있었다. 갱 베지는 본래 우두머리를 죽이는 걸 좋아했다. 그런 걸 좋아하다니. 이번에는 갱 베지와 손을 잡고 싸우는구나. 베지와 만나는 곳에 시저가 있었다. 시저가 자기는 다른 사람이다 하니 루피는 그걸 믿었다. 그걸 믿다니. 나미가 시저라고 말해서 시저 맞구나 했다.

 

 루피는 늘 한번 지고 다시 힘을 내서 싸운다. 이번에도 다르지 않구나. 브룩이 빅맘한테 잡혀서 포네그리프 탁본 뜨지 못한 것처럼 보였는데, 브룩은 빅맘이 오기전에 그걸 해서 잘 감춰두었다. 그 모습도 안 나왔는데 언제 했을까. 빅맘은 그 일 모른다(나중에는 알겠지). 루피와 동료한테 좋은 쪽으로 일이 흐르는구나. 이번 편보다 다음 이야기가 더 보고 싶기도 하다. 그걸 보려면 더 기다려야겠지. 이번 이야기 남은 것도 즐겁게 봐야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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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 인터넷을 쓰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난 전화로 하는 건 못 해 봤다. 그건 전화요금도 많이 나오는 거였구나. 인터넷은 한달에 내는 돈이 정해져 있다. 그러고 보니 인터넷도 쓰는 만큼 내는 걸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구나. 그 말을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인터넷을 쓰는 만큼 내는 건 뒤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되지 않아 다행이지만 그런 말 또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러 번 말했지만 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예전에 알았던 친구 가운데 제대로 연락하는 사람은 이제 한사람밖에 없다. 연락한다고 해도 거의 내가 편지를 쓴다. 편지보다 만나거나 전화를 하는 게 더 오래 갈지도 모르겠다. 전화를 걸어서 말하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전화는 돈이 많이 든다. 내가 편지를 쓰는 건 말을 잘 못해서기도 하고 돈이 덜 들어서기도 하구나. 난 뭐든 돈이 덜 드는 걸 한다. 어쩌다 보니 돈을 아껴 쓰는 게 버릇이 됐다.

 

 열 몇해 전에 인터넷을 쓰고는 인터넷에서 사람을 사귈 수 있겠구나 했다. 글로 말하면 되니까. 여러 사람을 사귀고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실제 만나는 사람도 살다 보면 연락이 끊긴다. 한 친구는 나한테 자신이 싫어지면 말 하라고 했다. 그런 말 했으면서 언제부턴가 친구가 연락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나한테 편지를 쓰지 않고 내가 쓰기만 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래 썼다. 그러다 지쳐서 그만뒀다. 그런 일 한번이 아니다. 왜 난 늘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걸까 싶다.

 

 어떤 사이든 시간이 흐르고 다른 데 관심이 옮겨가서 끊길 수도 있지만, 어쩐지 난 잘린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럴 때마다 난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생각한다. 끊고 싶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더 좋을 텐데. 그런 말 들으면 그때는 우울하겠지만 제대로 말하는 게 낫다(난 못한다). 아무 말이 없으면 나 혼자 안 좋은 생각에 빠진다. 내가 괜찮지 않아서 나를 싫어하게 된 건가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건 쓰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싫은가 보다 생각하고 끊는 게 나을지, 그냥 바쁜가 보다 생각하는 게 나을지. 예전에 난 친구가 다른 친구보다 나를 더 좋아하기를 바랐다.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하면 괜찮다 생각한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많으니까. 이런 생각을. A와 B라는 친구가 있다면 A는 A고 B는 B다 생각하겠지. 난 친구를 생각하는 게 사춘기 때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

 

 사람 사이는 흐르는 대로 두어야 한다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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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전에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왜 ‘문화의 날’은 한달에 한번뿐일까, 날마다 하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가 다시 한달에 한번이 낫겠다 했다. 좋은 날, 특별한 날은 한달이나 한해에 한번이면 된다.

 

 날마다가 축제, 라는 말을 한 사람도 있지만. 이건 평소에 어깨에 힘 빼고 날마다 즐겁게 살라는 말은 아닐까. 별일 없는 나날이어도 잘 보면 조금 다를 거다. 다른 걸 알아보면 좋겠지만, 그것도 어쩌다 한번 알아채도 괜찮다. 날마다 무언가를 찾으려고 마음을 곤두세우고 다니면 지친다. 다른 때는 스쳐지나가는 걸, 어느 날 우연히 만나면 기쁠 거다.

 

 한국에는 달마다 명절이 있었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다. 그건 농작물과 상관있었다. 예전에 지내던 명절이 사라진 건 농사 짓는 사람이 적어서겠다. 지금은 달마다 무슨 날이라고 하면서 물건을 사게 한다. 그날을 챙겨야 하는 건 아니지만, 그날을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겠지. 장사 하는 사람이 만들어 낸 날이겠지만, 심하지 않게 즐기면 괜찮겠다.

 

 누구한테나 특별한 날은 있다. 그건 바로 자신이 이 세상에 온 날이다. 부모가 없어서 그날을 제대로 모르는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사람이 알겠지. 시간이 흐르고 나이를 먹으면 그날도 특별하게 여기지 않지만. 그날은 자신이 축하받아야 할까, 자신을 낳아준 부모한테 고맙다고 해야 할까. 둘 다 하는 게 좋겠다. 부모가 없는 사람은……. 부모가 없다 해도 그 사람을 낳은 사람은 있다. 부모가 되지 못하는 사람은 있지만, 누군가의 자식이 아닌 사람은 없다. 부모가 없으면 자신을 낳은 누군가를 생각하면 되겠지.

 

 자신이 태어난 날을 누가 알고 축하하지 않더라도 섭섭하게 여기기보다 자신이 축하하면 어떨까. 나도 그러지 못했는데 앞으로는 그래야겠다. 특별한 날이라고 해서 꼭 누군가와 함께 보내야 할까. 함께 보낼 사람이 있다면 함께 보내고, 혼자라면 혼자 즐기자. 내가 없어서 이런 말을 하는구나.

 

 지금까지 살아보니 이거 아니면 저거보다, 이건 이것대로 저건 저것대로 좋다는 걸 깨달았다(하나를 정해야 하는 것도 있겠지). 특별한 날이 한달이나 한해에 하루여도 괜찮고 날마다를 특별한 날처럼 지내도 괜찮겠다. 날마다 특별한 날이다 생각한다면, ‘특별한 날’ ‘더 특별한 날’ ‘더더 특별한 날’ 이라 구분 짓는 것도 재미있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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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 봐, 나야. 나하고 친구 하자.”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리려고 책장 앞에 서면, 제목이 마음에 들어 한번 보고 싶은 책, 나중에 빌려 볼까 하는 책, 바로 빌려서 보고 싶은 책이 나를 부른다. 빌려 볼 책은 벌써 정했는데, 보고 싶은 책이 더 있으면 좀 아쉽다. 나중에 읽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보는 것도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잊기도 한다.

 

 “미안해, 한번 만나려 했던 책아.”

 

 끊임없이 나오는 책을 보면 출판사 잘 안 되는 거 맞나 싶기도 하다. 아주 많은 출판사에서 잘되는 곳은 그리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한해에 책 한권 내지 못하는 곳도 있다고 들었다. 그런 곳은 한해를 어떻게 나는 걸까. 예전에 나온 책이 조금씩 팔릴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문을 닫을지. 작은 곳이어도 꿋꿋하게 오래 책을 내는 곳 있겠지. 그런 곳은 일하는 사람이 적어서 몇 사람이 오래 일할 것 같다. 그래도 책 한권을 만들어 내면 뿌듯하겠다.

 

 “즐겁게 책 만드세요. 작은 출판사.”

 

 천천히 책을 다 보고 도서관에 가면 빌린 책이 보고 싶어서 집에 빨리 온다. 집에 와서 바로 책을 보느냐 하면 그러지 못한다. 빌린 책은 다 보려 하지만 아주 가끔 잘 사귀지 못하는 책도 있다. 책을 잘 못 보는 건 책 탓이 아니고 내 탓이겠지. 어떤 책이든 잘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 네 마음은 언제나 열려 있을 텐데, 난 그러지 못하는구나.”

 

 책은 나 한사람이 아닌 많은 사람한테 말을 건다. 그래도 책을 만날 때는 책과 나 둘뿐이다. 책을 만날 때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걱정하지 않아도 괜찮다. 책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면 된다. 책이 하는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생각하기도 하지만. 그런 건 괜찮겠지.

 

 “책아, 내가 만나고 싶을 때 언제나 거기 있어서 고마워.”

 

 “뭘. 나도 내가 하는 말 듣는 사람이 있으면 좋아.”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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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독한 하루 - <만약은 없다> 두번째 이야기
남궁인 지음 / 문학동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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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두운 밤 불을 밝히고 누군가 오기를 기다리는 일은 어떨까. 길을 떠난 사람이 갈 곳이 없어 잠시 쉬어 갈 곳을 찾다 불 켜진 곳을 보면 마음이 따듯할 것 같다. 그게 편의점 불빛이라 해도 말이다. 누군가 찾아와 쉬었다 가기를 바라고 불을 밝힌 곳도 있지만, 밤에 갑자기 아파서 찾아오는 사람을 기다리는 곳도 있다. 그곳은 바로 응급실이다. 응급실에서는 밤에 사람이 적게 오는 걸 더 반길 것 같다. 늦은 밤에도 불을 밝혔다 해서 그곳이 다 사람을 반기는 곳은 아니다. 아니 응급실이 있어서 아픈 사람은 좀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곳이 없으면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병원에 가야 할 테니. 몸이 아주 안 좋은 사람은 날이 새기도 전에 세상을 떠날 거다. 응급실에 간다고 해서 모두 사는 건 아니다. 응급실 의사는 아픈 사람을 보고 먼저 목숨을 이은 다음 검사를 한 다음 전문의사를 부른다.

 

 사람이 벼락을 맞는 일은 아주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언젠가 어떤 사람은 벼락을 맞고도 살았다는 말을 들었는데, 어쩌면 그건 벼락이 아니고 전기가 몸을 뚫고 나간 건지도(그것도 살아나기 힘든 일이구나). 일어나기 힘든 일이 일어난 건 그 사람이 잘못해서는 아닐까 싶기도 하다. 날씨가 안 좋은 날 바깥에 있어서 그런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산꼭대기에서 벼락 맞은 사람을 소방대원이 데리고 왔다. 날씨가 아주 좋지 않아 헬기는 뜨지 못하고 소방대원 세 사람이 산꼭대기에서 벼락 맞은 사람을 데리고 내려왔다. 그냥 온 것도 아니고 산을 내려오면서 죽 심폐소생술을 했다고 한다. 사람이 죽었다는 걸 알아도 소방대원은 심폐소생술을 해야 할까. 심장이 멈췄지만 심폐소생술을 하면 살지도 모른다고 여긴 걸까. 병원에 가니 의사가 보고는 벼락 맞은 사람은 죽었다고 했다. 소방대원 세 사람은 멍 하고 힘이 빠졌겠다. 옮기는 게 힘들었다 해도 그 사람이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어릴 때는 소방대원이 불만 끈다고 생각했다. 언제부터 소방대원은 사람을 구하는 일까지 하게 됐을까. 처음부터 그랬을 것 같다. 지금 소방대원은 불끄는 일보다 사람 구하는 일을 더 많이 한다고 한다. 소방서에 장난전화 하는 사람 정말 많을까. 그런 건 하지 않았으면 한다. 집에 벌이 한마리 들어왔다고 전화를 하고, 강아지가 아프다고 응급차를 보내달라는 사람도 있단다. 어디선가는 응급차를 택시로 이용하는 사람도 있다는 말을 했는데, 한국에도 그런 사람 있구나. 지금 아주 급한 것도 아닌데 지방에서 서울 병원에 가야겠다면서 응급차를 보내달라는 사람도 있었다. 잘 모르고 한 일이다 여기고 그냥 웃어야 할까. 그러면 안 되겠지. 지금은 소방대원도 그리 많지 않을 거다. 일하다 죽을 수도 있고 사람을 구해도 외상후스트레스장애에 시달리기도 한단다. 누군가를 구하고 싶어서 그 일을 하다 무척 힘들다는 걸 알고 그만두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장난이나 별거 아닌 일로 119에 전화하지 않으면 좋겠다.

 

 응급실 풍경을 실제 본 적은 없다. 본 적은 없지만 그곳이 싸움터와 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상상이 간다. 다쳐서 왔다가 나중에 나아서 돌아가는 사람도 있지만, 병원에 가고도 죽는 사람도 있다. 사고가 나도 누구는 죽고 누구는 살기도 하다. 그건 뭐라 해야 할까, 운이 좋고 나쁘다 해야 할까. 응급실 의사는 사람을 살리면 마음이 조금 뿌듯하지 않을까. 응급실에서 난동을 부리는 사람도 있겠지. 칼에 찔린 조직폭력배 같은 사람과 여러 사람이 몰려와서는 배를 그냥 꿰매달라고 했다. 시간이 조금 지나고 칼에 찔린 사람은 다른 데서 피가 엄청나게 나왔다. 남궁인이 치료를 하려고 하자 다른 사람이 그걸 방해하고 때리기도 했다. 그런 거 보니 의사가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밤에는 술을 마신 사람도 많이 만나고 이런저런 욕도 많이 듣겠지. 응급실 의사도 가끔 심리치료를 받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쩐지 한국에서는 스스로 이겨내라고 할 것 같다.

 

 지난번에 나온 《만약은 없다》를 볼 때도 죽은 사람을 여럿 보았는데 이번에도 다르지 않았다. 병원에 있으면 세상에는 아픈 사람만 있는 것 같다. 세상에 나온 지 두달밖에 되지 않은 아기를 때린 사람도 있었다. 아무리 자기 아이가 아니라 해도 그렇지 어떻게 아기한테 그럴 수 있는지 그 아기는 제대로 자랄 수 있을까. 응급실에 가서 제대로 치료받는 사람도 있지만, 의사가 제대로 못 볼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의사는 신이 아니다 생각해야 할까, 의사가 얼마 없을 때 아픈 사람이 밀려와서 일어난 일이다 여겨야 할까. 남궁인은 자신이 잘못한 것도 여기에 적었다. 책으로 보고 여러 가지 병을 아는 것과 실제 보는 건 다를 거다. 의사가 조금 더 마음을 써서 아픈 사람을 봤으면 좋겠다. 언젠가 의사는 아픈 사람 얼굴이 아닌 아픈 곳만 본다고 하는 말을 들었는데, 의사가 아픈 사람이 어떻게 생겼는지 얼굴을 봤으면 한다.

 

 지금은 응급의학과 의사뿐 아니라 외과의사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힘들어서 그렇겠지. 의사라는 일을 자부심을 가지고 하면 좋을 텐데, 그것보다 돈을 더 벌려고 하는 것 같다. 그런 사람 그렇게 많지 않겠지. 뜻을 가지고 의사가 되려는 사람이 많다고 믿고 싶다. 아픈 사람이 마음 편하게 마주할 수 있는 의사가 많아지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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