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인터넷을 쓰고 시간이 많이 흘렀다. 난 전화로 하는 건 못 해 봤다. 그건 전화요금도 많이 나오는 거였구나. 인터넷은 한달에 내는 돈이 정해져 있다. 그러고 보니 인터넷도 쓰는 만큼 내는 걸로 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구나. 그 말을 봤을 때는 몰랐는데, 인터넷을 쓰는 만큼 내는 건 뒤로 돌아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렇게 되지 않아 다행이지만 그런 말 또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여러 번 말했지만 난 친구를 잘 사귀지 못한다. 예전에 알았던 친구 가운데 제대로 연락하는 사람은 이제 한사람밖에 없다. 연락한다고 해도 거의 내가 편지를 쓴다. 편지보다 만나거나 전화를 하는 게 더 오래 갈지도 모르겠다. 전화를 걸어서 말하는 게 어색하기도 하지만 전화는 돈이 많이 든다. 내가 편지를 쓰는 건 말을 잘 못해서기도 하고 돈이 덜 들어서기도 하구나. 난 뭐든 돈이 덜 드는 걸 한다. 어쩌다 보니 돈을 아껴 쓰는 게 버릇이 됐다.

 

 열 몇해 전에 인터넷을 쓰고는 인터넷에서 사람을 사귈 수 있겠구나 했다. 글로 말하면 되니까. 여러 사람을 사귀고 연락이 끊기기도 했다. 실제 만나는 사람도 살다 보면 연락이 끊긴다. 한 친구는 나한테 자신이 싫어지면 말 하라고 했다. 그런 말 했으면서 언제부턴가 친구가 연락하지 않았다. 그 친구가 나한테 편지를 쓰지 않고 내가 쓰기만 한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오래 썼다. 그러다 지쳐서 그만뒀다. 그런 일 한번이 아니다. 왜 난 늘 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걸까 싶다.

 

 어떤 사이든 시간이 흐르고 다른 데 관심이 옮겨가서 끊길 수도 있지만, 어쩐지 난 잘린 듯한 느낌이 든다. 그럴 때마다 난 내가 뭘 잘못한 걸까 생각한다. 끊고 싶으면 그렇다고 말하면 더 좋을 텐데. 그런 말 들으면 그때는 우울하겠지만 제대로 말하는 게 낫다(난 못한다). 아무 말이 없으면 나 혼자 안 좋은 생각에 빠진다. 내가 괜찮지 않아서 나를 싫어하게 된 건가 하는. 바보 같은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이런 건 쓰고 싶지 않았는데. 나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내가 싫은가 보다 생각하고 끊는 게 나을지, 그냥 바쁜가 보다 생각하는 게 나을지. 예전에 난 친구가 다른 친구보다 나를 더 좋아하기를 바랐다. 그런 일은 한번도 없었다. 지금은 조금이라도 나를 생각하면 괜찮다 생각한다. 세상에는 나보다 더 나은 사람이 많으니까. 이런 생각을. A와 B라는 친구가 있다면 A는 A고 B는 B다 생각하겠지. 난 친구를 생각하는 게 사춘기 때 마음에서 벗어나지 못했나 보다.

 

 사람 사이는 흐르는 대로 두어야 한다고 몇번이나 말했는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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