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대
데이비드 화이트하우스 지음, 정회성 옮김 / 민음사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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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 책을 읽기 전에 무척 어지러워서 일어날 수가 없었다. 잠을 자기 전에 갑자기 어지러웠는데, 자고 나면 괜찮겠지 했다. 이튿날 여전히 어지러워서 하루 내내 누워 있었다. 겨우 하루 그렇게 누워 있어도 허리 아프고, 어디에 가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그런데 여기에 나온 맬컴 에드는 20년 이상으로 7483일째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맬컴은 몸무게가 엄청 늘어서 혼자 움직이지도 못했다. 630킬로그램이 넘었다. 몸이 아파서 움직이지 못하는 사람은 답답한데, 맬컴은 어땠을까. 침대에서만 생활하는 게 정말 좋았을까. 맬컴 마음은 확실하게 알기가 어렵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것은 맬컴이 아니고 동생인 ‘나’이기 때문이다. ‘나’는 맬컴뿐 아니라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맬컴을 사랑하는 루에 대해서도 말한다. ‘나’는 루를 사랑했다.

 

‘나’가 이야기를 이끌어간다고 해도 우리가 관심을 더 갖게 되는 것은 맬컴이다. 이것은 언제나 ‘나’한테 있는 일이다. 어머니 아버지는 ‘나’보다는 형인 맬컴을 중심으로 살았고, 다른 사람은 ‘나’를 ‘맬컴 에드의 동생’이라 했다. 맬컴은 좀 남달랐다. 어떤 일이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처음 해 보고 싶어했다. 어렸을 때는 그런 생각을 해도 나이를 먹으며 현실을 받아들이며 살아간다. 하지만 맬컴은 그러지 않으려고 했다. 여자 친구 루를 사귀기도 했지만, 그대로 일을 하고 결혼하고 또 아이를 낳고 살아가는 길을 가지 않았다. 맬컴은 스물다섯 살이 된 날부터 침대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잠시 그러다 말겠지 했지만 아니었다. 그리고 20년이 흘렀다. 그 시간을 살아가는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나’와 루. 맬컴이 침대에서 지내는 날이 늘어갈수록 맬컴 몸무게는 늘어갔다. 어머니는 맬컴을 돌보았다. 루는 맬컴을 사랑했지만, 자기 아버지도 사랑했기에 자기 안에 갇히려고 하는 아버지를 도왔다. 맬컴한테 해줄 수 없는 것을 아버지한테 해준 것이 아닌가 싶다. 그리고 맬컴한테는 어머니가 있었기에.

 

침대에서만 살면 재미없지 않을까. 맬컴은 스스로 자신을 가둔 것은 아닐까. 평범하게 사는 것도 무척 어려운 일인데. 하긴 맬컴은 그렇게 애쓰는 게 무슨 소용이 있나 했다. 그렇게 살다가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아무도 자신을 기억해주지 않는 사람은 흔해 빠졌다고 생각했다. 솔직히 말하면 나는 그런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나도 아무것도 남기지 못하고 죽으면 어쩌나 하는 두려움 같은 것이 있었는데 이제는 아니다. 보통 사람이 봤을 때 맬컴이 살아가는 방식 재미없을지도 모르겠다(나도 재미없게 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하지만 맬컴은 나름대로 재미있었을 것 같기도 하다. 자기가 살고 싶은대로 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니까. 어머니는 누군가를 돌보는 일을 좋아했다. 맬컴이 잠시 집을 떠나 있었을 때 실망스러워했다. 아버지한테는 오래전에 안 좋은 일이 있었다. 그런데 다락방에서 무엇인가를 만들면서 달라졌다. ‘나’는 자신을 불쌍하게 여겼다. 마지막에 가서야 ‘나’도 괜찮아졌다. 이런 식으로밖에 쓰지 못하다니.

 

맬컴이 침대에서 지낼 때 마음이 알고 싶었는데 그것은 끝내 알기 어렵겠다. 맬컴이 왜 침대에서 지내기로 했는지는 7483일째에야 알 수 있었다. 남과는 다르게 살고 싶었던 것도 있는데, 식구들을 사랑해서이기도 했다. 그런 맬컴 마음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 세상에 내가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기는 하구나. 어쨌든 맬컴은 대단하다.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밀고 나갔으니 말이다. 그렇게 사는 거 쉽지 않다. 침대에서만 살지 않고도 자기 생각대로 살 수 있었을 것 같기도 하지만. 사랑이 우리를 망가뜨릴 수도 있다는 말 맞다. 어머니는 맬컴을 사랑해서 음식을 해주고 돌보았지만, 맬컴 몸무게는 엄청나게 늘어났다. 먹을 것을 조금만 주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평범하게 산다고 해서 진 것은 아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누군한테 지는 것인가. 살아가는 것에 지고 이기는 것은 없다. 무엇보다 자기 자신으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지 않을까. 맬컴은 맬컴으로 살았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이것은 부러운 것인지도.

 

 

 

희선

 

 

 

 

☆―

 

“지금 이 순간, 네가 남길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걸 알게 되면 어떻게 할래? 네가 나중에 아무것도 남길 수 없다는 걸 알게 되면 기분이 어떻겠느냐고. 너를 기억할 사람은 아무도 없고, 너를 기억할 만한 무엇인가를 가진 사람도 없다면? 네가 그저 지난날에 있던 누군가와 하나도 구별되지 않는, 흔해 빠진 사람일 뿐이라면?”  (182쪽)

 

 

“나는 뒤로 물러나 앉아 현실의 삶에 안주할 수 없었어. 저축을 하고, 이런저런 청구서에 돈을 내고, 아이를 낳아서 키우고, 죽어라 일만 하는 사람. 이런 건 진짜 삶이 아니야.”

 

나는 형의 절박한 속삭임을 듣는다.

 

“그럼 이런 게 진짜 삶이야? 우리 가운데 누구도 제대로 된 삶을 살고 있지 않아. 형은 엄마를 노예로 만들었고, 아버지를 은둔자로 말들었어. 루는 내가 바란 모든 것이었어. 그런데 형 때문에 영원히 못 가질 뻔했지.”  (367쪽)

 

 

“형이 우리 가족을 망가뜨렸어.”

 

“아니야, 내가 구원한 거야.”

.

.

.

 

“나는 엄마한테 누군가를 스무해 동안 사랑할 수 있는 기회를 드렸어. 내가 엄마를 살아 있게 한 거야.”

 

“그럼 아버지는?”

 

“네가 봐.”

 

나는 기중기의 톱니바퀴를 돌리는 아버지를 올려다본다. 아버지 얼굴에는 큰 기쁨이 넘친다. 나는 혼잣말처럼 중얼거린다.

 

“아버지한테는 새로운 사진을 드렸군.”

 

“그리고 너한테는 루를 줬어.”  (36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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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편지와 야구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겠군요. 당연히 상관없습니다. 두 가지를 한번에 소개하기 위해서 ‘편지와 야구’라고 쓴 것뿐입니다. 무엇을 소개하느냐 하면, 제가 보고 있는 만화입니다. 하나는 《テガミバチ(레터 비)》(아사다 히로유키), 다른 하나는 《おおきく振りかぶって(크게 휘두르며)》(히구치 아사)입니다. 얼마 전에 《데가미바치》16권과 《크게 휘두르며》21권이 나왔습니다. 그것을 본 다음에 거기에 앞에 나온 이야기를 조금 쓸까 했는데, 그것을 언제 볼지 알 수 없어서. 올해가 가기 전에는 보겠죠.

 

저는 편지쓰기를 좋아합니다. 본래 말을 거의 안 합니다. 말이 하고 싶어서 편지를 쓰게 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보다는 말을 잘 못해서 안 하고 할 말이 없어서 안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쓰는 말은 조금 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어하는 것인가. 평소에는 말을 잘 못해도 책 이야기만은 잘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시오리코가 부럽기도 합니다. 저는 잘아는 게 없어서 그것도 못하겠군요. 말을 하려면 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쓰는 것도 그렇군요. 어쨌든 편지가 나와서 제가 이 만화를 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데가미바치’라는 말은 편지벌(letter bee)이라는 뜻입니다. 이 만화 속 세상에서는 편지와 이런저런 것을 배달하는 사람을 데가미바치나 비(bee)라고 합니다. 꼭 종이에 쓴 것만을 편지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편물 모두를 편지라고 합니다. 제가 왜 이런 말을 했느냐구요. 중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라그 시잉과 딩고인 니치는 둘 다 편지였기 때문입니다.

 

이 ‘데가미바치’ 속 세계는 앰버그라운드로 해가 없는 곳입니다. 세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밑에서부터 요다카, 유우사리, 아카츠키입니다. 수도는 아카츠키로 이곳에는 인공태양이 있습니다. 해가 없어서 못사는 사람은 조금 어두운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 나오면 재미없겠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 시골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이 세계에는 사람 마음을 먹는 아주 커다란 갑충(아주 큰 곤충을 떠올려보세요)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 마을에서 마을로 옮겨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데가미바치는 국가공무원으로 사람들을 위해 편지를 배달합니다. 데가비바치는 갑충과 싸울 수 있거든요. 정령호박이 있는 무기(이것은 여러가지가 있더군요, 그래도 총이 많은 편입니다)로 마음을 총알로 바꾸어 갑충을 해치웁니다. 이것을 데가미바치 혼자서 하지 않습니다. 데가미바치를 도와주는 딩고가 있습니다. 딩고가 갑충의 약점을 찾으면 그곳으로 마음을 채운 총알 심탄을 쏩니다. 이렇게 말로만 하면 ‘대체 뭐야’ 하겠군요. 그리고 라그는 왼쪽 눈이 있어야 할 곳에 정령호박이 있습니다.

 

고슈 수에이드는 어린 라그 시잉을 편지로서 배달했습니다. 라그는 엄마하고만 살았는데, 어느 날 엄마가 누군가한테 끌려갔습니다. 고슈는 라그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든 상관없이 자신은 자기 일을 할 뿐이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고슈와 라그가 함께 캠벨에 가면서 마음을 나눕니다. 라그와 헤어질 때 고슈는 라그한테 두 사람은 이제 친구라고 합니다. 라그는 언젠가 자신도 고슈와 같은 데가미바치가 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열두 살이 된 라그는 데가미바치 시험을 보러 갑니다. 시험을 보러 가다가 어린 여자아이와 만납니다. 여자아이는 편지였습니다. 라그는 여자아이를 보고 예전의 자신을 떠올리고 고슈처럼 자신이 여자아이를 가야 할 곳에 데려다주려고 했습니다. 여자아이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라그는 여자아이한테 니치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라그가 니치를 데려다 준 곳은 희귀한 생물을 보여주는 곳이었습니다. 라그는 니치가 걱정스러워서 다시 찾아가게 되고, 라그와 니치는 함께 유우사리에 가게 됩니다. 이때 신기하게 생긴 생물을 니치가 데리고 갑니다. 니치는 그 생물 이름을 스테이크라고 지었습니다. 자기가 언젠가 먹을 거라며. 스테이크 좀 재미있게 생겼습니다. 말은 니치하고만 통하는데 라그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라그는 데가미바치 시험에 붙고 니치는 라그의 딩고가 됩니다.

 

데가미바치가 되어 라그는 고슈를 만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슈는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고슈는 수도 아카츠키에 가게 되었는데 그 뒤 마음을 모두 잃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그러고 보니 고슈가 데가미바치가 되어 일을 했던 것은 여동생 실베트 때문이었습니다. 실베트는 걸을 수 없었는데, 고슈는 돈을 벌어서 실베트 다리를 낫게 해주려고 했죠. 라그는 실베트를 만나서 자신이 고슈를 꼭 찾아내겠다고 약속합니다. 라그가 데가미바치가 되어 니치와 함께 편지를 배달하며 일어나는 일, 데가미바치 동료들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도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조직도 있습니다. 수도에 있는 인공태양의 비밀이 밝혀지고, 라그 엄마와 라그가 어떻게 태어났나도 밝혀집니다. 그리고 이제 라그는 이 세계에 대한 비밀을 밝히려고 합니다. 그 전에 라그는 라그와 같은 날 태어난 아이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 정도밖에 못 쓰다니. 처음에는 편지 때문에 일어나는 따듯한 이야기 정도인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커져가더군요. 이 세계 자체가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라그가 그 한가운데 있습니다. 16권에는 저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봤습니다.

 

 

 

 

ラグは誰かに手紙を書いたことはありますか?

 

라그는 누군가한테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까?

 

ないよ… そんなの…

 

없어… 그런 거…

 

ではいつか書いてみて下さい

 

그러면 언제가 써보세요

 

なんで…? いいよ手紙なんて

 

왜…? 됐어 편지 같은 거

 

たったひと言でもいいのです

 

단 한마디라도 괜찮습니다

 

それでも受けとって…… 嬉しくてを流す人だっているのですから…

 

그래도 받고……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ひとことで…?

 

한마디로…?

 

はなれて暮す人にとって「テがミ」は

書く人の「こころ」そのものなのですよ (1권 70~71쪽)

 

떨어져 사는 사람들한테 ‘편지’는

쓴 사람의 ‘마음’ 그 자체입니다

 

 

 

 

      

          왼쪽에서부터 고슈와 딩고 로다, 니치와 머리 위에는 스테이크 그리고 라그

 

 

 

      

                    왼쪽은 느와르(본래 고슈였음) 그리고 니치 스테이크 라그

 

 

 

                    

 

 

 

 

 

저는 야구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 운동이 야구만은 아니군요. 제가 야구에 조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메이저》(미츠다 타쿠야) 때문입니다. ‘메이저’는 혼다 고로, 나중에는 시게노 고로가 됩니다. 고로가 어릴 때부터 야구 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하며 자라서 메이저까지 가서 야구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참 많이도 일어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메이저, 일본대표. 고로 삶에는 야구뿐이군요. 야구 선수는 본래 그럴까요. 아니 어떤 운동이든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한가지를 좋아하고 그것을 하고 오래 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죠. 저한테 야구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바로 《크게 휘두르며》입니다.

 

이 만화에는 고교야구가 나옵니다. 그래서 모두 고시엔에 가는 것이 꿈입니다. 여기에서 중심학교는 니시우라 고등학교입니다. 투수 미하시와 포수 아베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야구를 하면서 조금씩 커갑니다. 물론 다른 학교 아이들도. 미하시와 아베가 가장 눈에 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하시는 메이저에 나온 고로와는 다르게 느린 공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야구를 아주 좋아하고 늘 연습해서 제구력이 좋았습니다. 9분할을 한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미하시한테 하나 빠진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입니다. 아주 소심합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야구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야구부가 어떤가 보러 갔다가 야구부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베는 중학교 때 배터리였던 투수 하루나 때문에 투수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하시한테 자신이 사인을 보내면 고개를 젓지 말라고 합니다. 미하시는 중학교 때 거의 혼자서 야구를 했습니다. 중학교가 할아버지 학교였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은 미하시를 편애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때 포수는 미하시한테 한번도 사인을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미하시는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일이 없었는데 그런 점 대단합니다. 미하시는 포수가 사인을 보내준다는 것만으로도 기뻐서 아베한테 절대 고개를 젓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미하시는 니시우라 야구부 아이들과 야구를 하면서 조금씩 자신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아베는 투수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하루나가 중학생 때 왜 그랬나 깨달아갑니다. 언젠가 하루나네 학교와 니시우라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21권에 나오는 듯합니다. 벌써 나오다니. 미하시와 하루나가 싸우게 되는 겁니다. 자신 없어하던 미하시가 이제는 하루나한테도 이기겠다고 말하게 되었는데,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21권 조금 보니까 4번 타자로 몸은 작지만 야구를 잘하는 타지마는 아주 좋아하더군요(타지마는 어떤 운동이든 하면 잘하는 것 같습니다). 무사시노 제1고교와 경기하게 된 것을. 타지마는 어떤 공이든 칠 수 있습니다. 하루나가 던지는 빠른 공을 치고 싶어합니다. 타지마는 미하시가 제대로 말 안 해도 미하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습니다. 만화를 보면 가끔 그런 사람이 나오는데 정말 그런 사람 있을까요. 제가 말을 잘 못해서 제가 하려는 말을 잘 알아듣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답니다.

 

원피스 70권도 나왔습니다. 이번에 펑크해저드 편 끝날지 어떨지.

 

 

 

희선

 

 

 

 

 

  

 

 

 

            

 

 

 

                    

                                                   미하시와 아베

 

 

 

 

 

 

 

             

 

             

 

고쳤지만,

위에 라그 오른쪽 눈에 정령호박이 있다고 쓴 거 틀렸습니다 왼쪽 눈에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서도 그것을 바로 못 봤네요 쓰면서 오른쪽이던가 왼쪽이던가 했답니다

지금까지 열다섯권이나 봤는데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다니

라그한테 미안하군요  (2013, 6,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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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1 12:3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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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13 07: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 동생, 아니발을 소개합니다 푸른길 청소년 성장 소설
안느 브라강스 지음, 박경혜 옮김, 김인석 그림 / 푸른길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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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어느 달보다 오월에 ‘무슨 날’이 많지 않나 싶습니다. 그 가운에 ‘입양의 날(5, 11)’도 있습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은 아직도 입양에 대해 그렇게 좋게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옛날에 우리나라에는 ‘아이를 수출하는 나라 1위’라는 부끄러운 이름도 붙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다른 나라로 입양되는 아이들이 있겠죠. 태어나는 아이는 적다고 하는데, 부모한테 버림받는 아이는 많다니 대체 왜 그렇게 되는 것일까요. 제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 처지가 아니기에 이런 말을 할 자격은 없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드러나는 안 좋은 일보다 드러나지 않는 좋은 일이 많다고 믿고 싶습니다. 이름이 잘 알려진 연예인 부부가 아이를 입양했죠. 두 사람이 멋지게 보입니다. 자기가 낳은 아이 키우기도 힘든데 남의 아이를 키우는 일은 더 어렵겠죠. 입양은 많은 용기가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이는 한 나라의 앞날이고 희망입니다. 입양을 꼭 큰뜻을 가진 사람만이 하지는 않기도 합니다. 사실 이 책 속에 나온 스위티 엄마 아빠는 누군가가 한 말에 페루에서 아이를 데리고 오기로 결정했습니다.

 

스위티는 프랑스에서 영화 만드는 일을 하는 부모님과 모자란 것 없이 살았습니다. 그런데 스위티는 아빠하고 사이가 별로 좋지 않았습니다. 아빠가 스위티를 그대로 받아들여주지 않았습니다. 스위티가 뜰을 가꾸는 일을 좋아한다는 것을. 부모의 사랑이나 관심을 받지 않았지만, 스위티한테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정원사, 의사인 슈발리에 선생님 그리고 영화배우 제라르 르그랑디유입니다. 누군가한테서 사랑을 받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채워준다는 말이 있던데 그 말대로네요. 어른들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페루에서 데리고 온 다섯 살배기 남자아이 아니발도 누구보다 스위티를 좋아했습니다. 아이는 본능으로 자기를 가장 사랑해줄 사람이 누구인지 안다고 하는 말도 있던데, 그래서 아니발이 스위티를 잘 따른 걸까요. 사실 스위티가 처음부터 아니발을 받아들이지는 않았습니다. 엄마 아빠가 낳은 아이도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 데리고 와서 좋아하지 않았죠. 아니발이 스위티 편을 들어주는 행동을 한 뒤로는 스위티가 아니발을 좋게 여겼습니다.

 

엄마 아빠가 집을 비우고 스위티와 아니발만 있을 때 아니발이 아팠습니다. 집에 일하는 사람이 있기는 한데 엄마 아빠가 없을 때는 일을 안 했습니다. 그런 일을 스위티는 엄마 아빠한테 말하지 않았죠. 스위티는 슈발리에 선생님한테 연락했습니다. 슈발리에 선생님은 스위티 엄마 아빠한테 연락해서 집에 돌아오게 했습니다. 아니발은 천식이었어요. 슈발리에 선생님은 엄마 아빠보다 스위티한테 아니발을 잘 보라고 말했습니다. 아니발은 식물과 같다면서. 식물을 본래 살던 곳에서 뽑아다 다른 곳에 심으면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걸린다고. 이 일이 일어나기 전에 스위티는 아니발이 프랑스어를 공부할 때 귀마개를 꽂아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면 장난처럼 보이지만 아니발은 스위티가 귀마개를 해준 일을 좋아했습니다. 프랑스어 선생님이 하는 말을 듣지 않아도 괜찮았으니까요. 하지만 곧 그 일을 프랑스어 선생님이 알게 되고 아빠한테 말했습니다. 아빠는 스위티를 기숙학교에 보내겠다고 했어요.

 

아니발의 천식이 꽃가루 때문일 수도 있다는 말을 들은 스위티는 뜰에 심은 꽃들을 거의 뽑았습니다. 꽃들을 뽑는 것은 마음 아팠지만 아니발을 위해서 큰마음을 먹은 거죠. 아니발이 발작을 일으키면 스위티는 아니발한테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어서 아니발이 숨을 잘 쉬도록 해주기도 했습니다. 아니발을 누구보다 잘 돌본 사람은 스위티였죠. 그런데 시간은 흘러서 아빠는 스위티를 기숙학교에 보내려고 했지요. 스위티는 자신이 없으면 아니발은 어쩌나 걱정하며, 아니발을 본래 살았던 곳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생각하고 시작은 할 수 있지만 실제로 이루기에는 어려운 일이죠. 스위티는 아직 어리니까요. 그래도 스위티 행동이 나빴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으니까요. 다행하게도 스위티와 아니발은 떨어지지 않게 됐어요.

 

엄마 아빠는 책임감을 갖지 못했는데, 스위티는 아니발한테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스위티가 식물을 길렀기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엄마 아빠가 철이 없으면 아이가 먼저 철이 든다고도 하던데 스위티를 보니 정말 그렇군요. 스위티와 아니발이 앞으로 잘 살아갔으면 좋겠습니다. 둘이 크면 페루에 가서 살지도 모르겠네요.

 

 

 

희선

 

 

 

 

☆―

 

“너는 정원사이며, 다른 사람한테는 없는 뛰어난 관찰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 네가 꽃들이 괴로워하는 까닭을 알아낼 수 있다면, 아니발을 괴롭히는 게 뭔지도 알아내고 말거야.”  (112~113쪽)

 

 

가끔 나는 아니발이 한 포기 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내 손 안에 있어서 잘해 주든 못해 주든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것은 끔찍하게도 무거운 책임이다. 그것이 자신을 우상처럼 우러러보는 다섯 살짜리 꼬마라면 그 책임감의 무게는 더욱 엄청나다. 녀석이 나를 바라보는 그 눈길 때문에라도 나는 바보 같은 일을 저질러서는 안 되는 것이다.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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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6-04 01:1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6-06 15: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선생님이 작아졌어요 한림 고학년문고 14
사비네 루드빅 지음, 이덕임 옮김, 김무연 그림 / 한림출판사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다른 사람들은 네 말을 믿지 않을지라도 나는 펠릭스 네 말을 믿어. 세상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일이 일어나기도 하니까. 마치 그동안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시치미 떼던 슈미트 선생님은 조금 귀엽기도 했어. 펠릭스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니. 어른이 되면 어린이일 때보다 자기 마음에 솔직해지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어. 하지만 슈미트 선생님도 너와 함께 보낸 한 주를 아주 잊어버리지는 않을 거야. 지금까지는 꽤 까다로웠던 선생님이었는데 조금 부드러워졌잖아. 아마 자기 처지에서만 생각하지 않게 돼서 그런 게 아닌가 싶어. 이것은 펠릭스 너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슈미트 선생님을 네가 아주 무서워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지. 사람은 쉽게 무엇인가를 깨달을 수 없는 것 같아. 아주 큰일을 겪지 않는 한은 말이야. 펠릭스 너와 슈미트 선생님이 겪은 일은 보통 일이 아니었어.

 

엄마 아빠가 헤어지고 너는 엄마와 함께 살면서 아빠 집에 가끔 가야 해서 조금 힘들었겠다. 그것보다 엄마와 아빠가 말을 나누지 않은 게 더 힘들었으려나. 학교를 옮긴 것도 힘들었지. 예전에 다니던 학교에는 친구도 있었는데, 옮긴 학교에서는 엘리밖에 사귀지 못했잖아. 마리오는 너한테 심부름이나 시키고. 그리고 네가 좋아하지 않는 게 하나 더 있구나. 바로 수학 시간과 수학을 가르치는 슈미트 선생님 말이야. 방학하는 날 마지막 시간이 수학이었잖아. 조금만 지나면 공부 시간이 끝나는구나 했을 때, 슈미트 선생님은 수학 시험 점수가 적힌 공책을 나누어주었어. 너는 세 문제나 풀었는데 6점밖에 못 받았잖아. 전에 다닌 학교에서는 답이 틀려도 식을 쓰면 점수를 주었는데 말이야. 펠릭스 네가 슈미트 선생님한테 따졌더니 선생님은 그게 뭐가 잘못된 거냐고 하면서 너한테 칠판을 닦으라고 했어. 너는 화가 나서 슈미트 선생님을 ‘마녀 할망구’ 라고 했지. 운이 없게도 그 말을 슈미트 선생님이 듣고는 너를 혼냈지. 너무 무서워진 너는 눈을 감고 선생님이 작아지는 상상을 하다가, 다시 선생님이 커지는 상상을 하고 눈을 떠보니 슈미트 선생님은 여전히 작은 모습이었어.

 

방학이었던 한 주는 펠릭스 네가 슈미트 선생님을 위해 애쓴 때이기도 해. 슈미트 선생님을 본래 크기로 돌리기 위해 이것저것 알아봤잖아. 그러다 슈미트 선생님의 다른 면도 알게 되었지. 슈미트 선생님은 엄한 할아버지와 살았고 조금 쓸쓸한 분이라는 거. 사람은 누구나 쓸쓸하기는 해. 갑자기 이런 말을 하다니. 네가 싫어했던 슈미트 선생님과 가까이에서 지내다보니 선생님에 대해 조금은 알게 되었구나. 슈미트 선생님이 차를 타고 종이 풍선을 탔을 때는 꽤 좋아하기도 했지. 인터넷에서 알아본 마법 푸는 주문은 별로 쓸모가 없었구나. 검은 고양이가 사람한테 초능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방학하는 날 네가 만난 눈 색이 신기한 검은 고양이를 생각해냈지. 나는 처음에 그 고양이한테 뭔가 있을 줄 알았어. 네가 검은 고양이를 다시 만지면 슈미트 선생님을 본래 크기로 돌릴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바로 되지는 않았구나. 검은 고양이한테는 다른 목적이 있었잖아. 본래 자기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한.

 

옛날에 아이를 생각하기보다 선생님인 자신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었구나. 검은 고양이 말이야. 어쩌면 슈미트 선생님은 그 일을 알고 나서 자신을 되돌아본 것일지도 모르겠어. 또한 아이에 대해 잘 몰랐던 슈미트 선생님은 너와 잠시 지내면서 조금은 알게 되었을 거야. 네가 슈미트 선생님을 구하기 위해 시계탑에 올라갔던 일 때문에 이런저런 일이 잘되었구나. 아마 그것은 네가 다른 사람을 생각해서가 아닐까 싶어. 엄마 아빠는 서로 말하게 되었고, 친구들은 너를 다르게 생각하게 되었잖아. 그리고 슈미트 선생님은 본래 크기로 돌아갔지. 펠릭스, 다시 슈미트 선생님을 만나게 돼서 기뻤지. 아마 슈미트 선생님도 마음속으로는 그렇게 생각했을 거야. 다만 겉으로 말하지 않았을 뿐이지. 무엇보다 너네 엄마 아빠가 자신들만이 아닌 네 마음을 생각하게 되어서 다행이야. 그런데 네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아서 조금 아쉬웠겠다. 사람이 작아지는 일을 누가 쉽게 믿을 수 있겠어.

 

엄마 아빠가 따로따로 살아서 아쉬운 점도 있겠지만, 함께 살면서 늘 싸우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해. 그것은 너도 알겠구나. 헤어졌다고 해도 엄마 아빠는 그대로야. 그 점 펠릭스 네가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슈미트 선생님도 조금은 좋게 생각하기 바란다. 슈미트 선생님도 예전과 조금 달라졌잖아. 아주 좋아할 수는 없더라도 싫어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선생님한테도 선생님 나름의 사정이 있었으니까. 이렇게 생각하면 세상에 싫어할 사람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누군가를 제대로 볼 수 있는 마음을 가져야 해. 나도 그래야 하는구나.

 

 

 

희선

 

 

 

 

☆―

 

슈미트 선생님은 달라졌다. 방학 전에 이런 일이 생겼다면 아마도 교장 선생님을 부르거나 출석부에 우리 모두의 이름을 적거나 아니면 숙제를 두 배로 내줬을 것이다. 지금처럼 침착하게 대응한다는 것은 결코 기대할 수 없었다.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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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양이 콩가
잉그리드 리 지음, 정회성 옮김, 김유진 그림 / 별천지(열린책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길고양이가 집고양이보다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바깥에 여기저기 숨어 있는 위험 때문이 아닐까. 같은 고양이 때문이기도 하고 사람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리 길고양이가 늘어난다고 해도 사람이 멋대로 죽일 권리가 있을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읽은 책 속에서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으면 새끼를 자루에 담아서 물에 빠뜨려 죽였다. 그것은 옛날에 정말 있었던 일일 것이다. 그 책 속에서 먼 앞날에는 고양이가 아주 없어졌다. 고양이가 없어지게 한 것은 옛날에 있었던 일을 비꼰 것일까. 어쩐지 그런 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한다. 고양이가 사라진 세상은 어떨까.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것 같다. 고양이가 사라지면 쥐가 아주 늘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쥐를 잡는 고양이가 별로 없으려나. 길고양이들은 잡을 것 같기도 하다. 고양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일은 사람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게 없어지는 것과 같을 것 같다. 고양이를 무섭게 나타낸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게 나타냈다. 그냥 고양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이다. 주인한테 버림받은 고양이 콩가는 빌리한테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빌리가 사는 마을 사람들은 길고양이 때문에 애를 먹었다. 우연히 빌리는 다친 길고양이를 만나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엄마 아빠 몰래 자기 방에서 키웠다. 엄마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엄마가 일자리를 잃고 집에서 공부하자 아빠는 그런 엄마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빌리가 조금 쓸쓸해서 다친 길고양이를 키우기로 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시킨다고 한 말을 듣기는 했지만. 콩가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인 거다. 그런데 콩가가 새끼를 배고 있었다. 빌리는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빈 병을 모으거나 심부름을 해서 돈을 받았다. 그러면서 교회 뒷마당에 사는 길고양이한테 먹이를 주는 루크와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살로메를 만났다. 살로메는 애완동물 물건을 파는 가게에서 일하기도 했다. 빌리는 콩가가 새끼를 낳게 됐을 때는 콩가를 교회에 숨겨두었다. 그때 살로메와 루크가 콩가를 봐주기도 했다. 고양이와 평화롭게 사는 모습만 있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고양이를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른만 그런 게 아니고 아이도 그랬다. 이 나라는 남자아이한테 공기총을 사줄 수도 있나보다. 빌리도 공기총을 아빠한테서 받았다.

 

시민 회의에서 길고양이가 너무 많다며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시 의회에서는 길고양이를 잡는 행사를 하기도 하고, 한 마리에 5달러를 준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길고양이를 잡는 일에 찬성한 것은 아니다. 시간은 흐르고 길고양이를 잡는 날이 다가왔다. 빌리는 콩가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루크와 살로메와 일을 벌였다. 길고양이를 잡는 일을 반대하는 포스터를 여기저기에 붙였다. 그 뒤에 빌리, 루크, 살로메처럼 길고양이 잡는 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다. 빌리 아빠도 길고양이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콩가 때문에 목숨을 구하고는 반대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 책 속에 나온 일이 실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너무 안 좋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길고양이 문제는 루크가 생각한 고양이집을 짓는 것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교회 종, 뜬금없이 교회 종이라니. 이 종이 시에 중요한 것이었다. 그 교회 종을 찾고 교회에 달았다. 사람들은 길고양이가 없어지면 마을이 깨끗해지고 다른 곳에서 사람이 찾아올거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사람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좀 안 좋다고 덮어놓고 없애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함께 살아갈 수 있나를 생각하고 이야기 나눠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동물을 장난감처럼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목숨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동물을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키우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동물뿐 아니라 아이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버림받는 고양이, 버림받는 아이가 생각나는구나.

 

 

 

희선

 

 

 

 

☆―

 

“저도 이 마을에 고양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알아요. 하지만 그렇게 된 건 모두 우리 잘못이에요. 고양이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것뿐이거든요. 그들이 새끼를 낳지 못하도록 우리가 무엇인가 해야 해요.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거지요. 길고양이에게 새끼를 배게 하는 것은 거의 모두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입니다. 녀석들이 밖에 나와 돌아다니다가 그런 짓을 저지르죠. 새끼들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으면 들고양이들이 집단으로 사는 곳은 저절로 사라질 겁니다.”

 

조시는 시장을 돌아보며 이어서 말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본보기를 보일 필요가 있어요. 우리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까닭으로 덮어놓고 죽이는 것은 올바른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줘야죠.”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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