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보고 편지와 야구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하겠군요. 당연히 상관없습니다. 두 가지를 한번에 소개하기 위해서 ‘편지와 야구’라고 쓴 것뿐입니다. 무엇을 소개하느냐 하면, 제가 보고 있는 만화입니다. 하나는 《テガミバチ(레터 비)》(아사다 히로유키), 다른 하나는 《おおきく振りかぶって(크게 휘두르며)》(히구치 아사)입니다. 얼마 전에 《데가미바치》16권과 《크게 휘두르며》21권이 나왔습니다. 그것을 본 다음에 거기에 앞에 나온 이야기를 조금 쓸까 했는데, 그것을 언제 볼지 알 수 없어서. 올해가 가기 전에는 보겠죠.
저는 편지쓰기를 좋아합니다. 본래 말을 거의 안 합니다. 말이 하고 싶어서 편지를 쓰게 된 것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것보다는 말을 잘 못해서 안 하고 할 말이 없어서 안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쓰는 말은 조금 하는 것 같아요. 하고 싶어하는 것인가. 평소에는 말을 잘 못해도 책 이야기만은 잘하는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의 시오리코가 부럽기도 합니다. 저는 잘아는 게 없어서 그것도 못하겠군요. 말을 하려면 늘 생각할 시간이 필요합니다. 쓰는 것도 그렇군요. 어쨌든 편지가 나와서 제가 이 만화를 보게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데가미바치’라는 말은 편지벌(letter bee)이라는 뜻입니다. 이 만화 속 세상에서는 편지와 이런저런 것을 배달하는 사람을 데가미바치나 비(bee)라고 합니다. 꼭 종이에 쓴 것만을 편지라고 하지는 않습니다. 우편물 모두를 편지라고 합니다. 제가 왜 이런 말을 했느냐구요. 중심인물이라 할 수 있는 라그 시잉과 딩고인 니치는 둘 다 편지였기 때문입니다.
이 ‘데가미바치’ 속 세계는 앰버그라운드로 해가 없는 곳입니다. 세 곳으로 나뉘어 있는데, 밑에서부터 요다카, 유우사리, 아카츠키입니다. 수도는 아카츠키로 이곳에는 인공태양이 있습니다. 해가 없어서 못사는 사람은 조금 어두운 곳에서 살고 있다는 것만 나오면 재미없겠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와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조금 시골 같은 느낌이 들기는 합니다. 이 세계에는 사람 마음을 먹는 아주 커다란 갑충(아주 큰 곤충을 떠올려보세요)이 있습니다. 보통 사람이 마을에서 마을로 옮겨가려면 목숨을 걸어야 합니다. 데가미바치는 국가공무원으로 사람들을 위해 편지를 배달합니다. 데가비바치는 갑충과 싸울 수 있거든요. 정령호박이 있는 무기(이것은 여러가지가 있더군요, 그래도 총이 많은 편입니다)로 마음을 총알로 바꾸어 갑충을 해치웁니다. 이것을 데가미바치 혼자서 하지 않습니다. 데가미바치를 도와주는 딩고가 있습니다. 딩고가 갑충의 약점을 찾으면 그곳으로 마음을 채운 총알 심탄을 쏩니다. 이렇게 말로만 하면 ‘대체 뭐야’ 하겠군요. 그리고 라그는 왼쪽 눈이 있어야 할 곳에 정령호박이 있습니다.
고슈 수에이드는 어린 라그 시잉을 편지로서 배달했습니다. 라그는 엄마하고만 살았는데, 어느 날 엄마가 누군가한테 끌려갔습니다. 고슈는 라그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든 상관없이 자신은 자기 일을 할 뿐이다고 말합니다. 그래도 고슈와 라그가 함께 캠벨에 가면서 마음을 나눕니다. 라그와 헤어질 때 고슈는 라그한테 두 사람은 이제 친구라고 합니다. 라그는 언젠가 자신도 고슈와 같은 데가미바치가 되겠다고 마음먹습니다. 열두 살이 된 라그는 데가미바치 시험을 보러 갑니다. 시험을 보러 가다가 어린 여자아이와 만납니다. 여자아이는 편지였습니다. 라그는 여자아이를 보고 예전의 자신을 떠올리고 고슈처럼 자신이 여자아이를 가야 할 곳에 데려다주려고 했습니다. 여자아이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사람이 아니기도 했습니다. 나중에 라그는 여자아이한테 니치라는 이름을 지어줍니다. 라그가 니치를 데려다 준 곳은 희귀한 생물을 보여주는 곳이었습니다. 라그는 니치가 걱정스러워서 다시 찾아가게 되고, 라그와 니치는 함께 유우사리에 가게 됩니다. 이때 신기하게 생긴 생물을 니치가 데리고 갑니다. 니치는 그 생물 이름을 스테이크라고 지었습니다. 자기가 언젠가 먹을 거라며. 스테이크 좀 재미있게 생겼습니다. 말은 니치하고만 통하는데 라그한테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라그는 데가미바치 시험에 붙고 니치는 라그의 딩고가 됩니다.
데가미바치가 되어 라그는 고슈를 만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고슈는 지금 어디 있는지 알 수 없다고 했습니다. 고슈는 수도 아카츠키에 가게 되었는데 그 뒤 마음을 모두 잃고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그러고 보니 고슈가 데가미바치가 되어 일을 했던 것은 여동생 실베트 때문이었습니다. 실베트는 걸을 수 없었는데, 고슈는 돈을 벌어서 실베트 다리를 낫게 해주려고 했죠. 라그는 실베트를 만나서 자신이 고슈를 꼭 찾아내겠다고 약속합니다. 라그가 데가미바치가 되어 니치와 함께 편지를 배달하며 일어나는 일, 데가미바치 동료들 이야기를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는 수도 정부를 무너뜨리려는 조직도 있습니다. 수도에 있는 인공태양의 비밀이 밝혀지고, 라그 엄마와 라그가 어떻게 태어났나도 밝혀집니다. 그리고 이제 라그는 이 세계에 대한 비밀을 밝히려고 합니다. 그 전에 라그는 라그와 같은 날 태어난 아이들을 찾아야 합니다.
이 정도밖에 못 쓰다니. 처음에는 편지 때문에 일어나는 따듯한 이야기 정도인 줄 알았는데, 이야기가 커져가더군요. 이 세계 자체가 바뀔 수도 있으니까요. 라그가 그 한가운데 있습니다. 16권에는 저지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는 말을 봤습니다.
ラグは誰かに手紙を書いたことはありますか?
라그는 누군가한테 편지를 쓴 적이 있습니까?
ないよ… そんなの…
없어… 그런 거…
ではいつか書いてみて下さい
그러면 언제가 써보세요
なんで…? いいよ手紙なんて
왜…? 됐어 편지 같은 거
たったひと言でもいいのです
단 한마디라도 괜찮습니다
それでも受けとって…… 嬉しくて涙を流す人だっているのですから…
그래도 받고…… 기뻐서 눈물을 흘리는 사람도 있으니까요…
ひとことで…?
한마디로…?
はなれて暮す人々にとって「テがミ」は
書く人の「こころ」そのものなのですよ (1권 70~71쪽)
떨어져 사는 사람들한테 ‘편지’는
쓴 사람의 ‘마음’ 그 자체입니다
왼쪽에서부터 고슈와 딩고 로다, 니치와 머리 위에는 스테이크 그리고 라그
왼쪽은 느와르(본래 고슈였음) 그리고 니치 스테이크 라그
저는 야구를 가까이에서 본 적이 한번도 없습니다. 그런 운동이 야구만은 아니군요. 제가 야구에 조금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메이저》(미츠다 타쿠야) 때문입니다. ‘메이저’는 혼다 고로, 나중에는 시게노 고로가 됩니다. 고로가 어릴 때부터 야구 선수인 아버지를 따라 야구를 하며 자라서 메이저까지 가서 야구를 하는 이야기입니다. 이런저런 일들이 참 많이도 일어납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그리고 메이저, 일본대표. 고로 삶에는 야구뿐이군요. 야구 선수는 본래 그럴까요. 아니 어떤 운동이든 그럴지도 모르겠군요. 한가지를 좋아하고 그것을 하고 오래 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은 없겠죠. 저한테 야구가 재미있다는 것을 알려준 것이 바로 《크게 휘두르며》입니다.
이 만화에는 고교야구가 나옵니다. 그래서 모두 고시엔에 가는 것이 꿈입니다. 여기에서 중심학교는 니시우라 고등학교입니다. 투수 미하시와 포수 아베뿐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야구를 하면서 조금씩 커갑니다. 물론 다른 학교 아이들도. 미하시와 아베가 가장 눈에 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미하시는 메이저에 나온 고로와는 다르게 느린 공을 던졌습니다. 하지만 야구를 아주 좋아하고 늘 연습해서 제구력이 좋았습니다. 9분할을 한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미하시한테 하나 빠진 게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신입니다. 아주 소심합니다. 고등학교에 들어가서는 야구를 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야구부가 어떤가 보러 갔다가 야구부에 들어가게 됩니다. 아베는 중학교 때 배터리였던 투수 하루나 때문에 투수에 대해 안 좋은 감정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하시한테 자신이 사인을 보내면 고개를 젓지 말라고 합니다. 미하시는 중학교 때 거의 혼자서 야구를 했습니다. 중학교가 할아버지 학교였거든요. 그래서 아이들은 미하시를 편애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중학교 때 포수는 미하시한테 한번도 사인을 보내주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미하시는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일이 없었는데 그런 점 대단합니다. 미하시는 포수가 사인을 보내준다는 것만으로도 기뻐서 아베한테 절대 고개를 젓지 않겠다고 약속합니다. 미하시는 니시우라 야구부 아이들과 야구를 하면서 조금씩 자신을 가져갑니다. 그리고 아베는 투수에 대해 좀 더 생각하고, 하루나가 중학생 때 왜 그랬나 깨달아갑니다. 언젠가 하루나네 학교와 니시우라가 경기를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21권에 나오는 듯합니다. 벌써 나오다니. 미하시와 하루나가 싸우게 되는 겁니다. 자신 없어하던 미하시가 이제는 하루나한테도 이기겠다고 말하게 되었는데,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군요. 21권 조금 보니까 4번 타자로 몸은 작지만 야구를 잘하는 타지마는 아주 좋아하더군요(타지마는 어떤 운동이든 하면 잘하는 것 같습니다). 무사시노 제1고교와 경기하게 된 것을. 타지마는 어떤 공이든 칠 수 있습니다. 하루나가 던지는 빠른 공을 치고 싶어합니다. 타지마는 미하시가 제대로 말 안 해도 미하시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듣습니다. 만화를 보면 가끔 그런 사람이 나오는데 정말 그런 사람 있을까요. 제가 말을 잘 못해서 제가 하려는 말을 잘 알아듣는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답니다.
원피스 70권도 나왔습니다. 이번에 펑크해저드 편 끝날지 어떨지.
희선
미하시와 아베
☆
고쳤지만,
위에 라그 오른쪽 눈에 정령호박이 있다고 쓴 거 틀렸습니다 왼쪽 눈에 있습니다
그림을 보면서도 그것을 바로 못 봤네요 쓰면서 오른쪽이던가 왼쪽이던가 했답니다
지금까지 열다섯권이나 봤는데 그것을 기억하지 못하다니
라그한테 미안하군요 (2013, 6,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