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고양이 콩가
잉그리드 리 지음, 정회성 옮김, 김유진 그림 / 별천지(열린책들)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내가 잘 아는 것은 아니지만 길고양이가 집고양이보다 오래 살지 못한다고 한다. 바깥에 여기저기 숨어 있는 위험 때문이 아닐까. 같은 고양이 때문이기도 하고 사람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리 길고양이가 늘어난다고 해도 사람이 멋대로 죽일 권리가 있을까. 그런 일이 있었는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예전에 읽은 책 속에서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으면 새끼를 자루에 담아서 물에 빠뜨려 죽였다. 그것은 옛날에 정말 있었던 일일 것이다. 그 책 속에서 먼 앞날에는 고양이가 아주 없어졌다. 고양이가 없어지게 한 것은 옛날에 있었던 일을 비꼰 것일까. 어쩐지 그런 것 같은 느낌이 조금 들기도 한다. 고양이가 사라진 세상은 어떨까. 그렇게 좋지는 않을 것 같다. 고양이가 사라지면 쥐가 아주 늘 것 같기도 하다. 요즘은 쥐를 잡는 고양이가 별로 없으려나. 길고양이들은 잡을 것 같기도 하다. 고양이가 이 세상에서 없어지는 일은 사람 마음을 따듯하게 해주는 게 없어지는 것과 같을 것 같다. 고양이를 무섭게 나타낸 사람도 있지만 많은 사람들은 고양이를 좋게 나타냈다. 그냥 고양이가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될 것이다. 주인한테 버림받은 고양이 콩가는 빌리한테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빌리가 사는 마을 사람들은 길고양이 때문에 애를 먹었다. 우연히 빌리는 다친 길고양이를 만나고 집으로 데리고 가서 엄마 아빠 몰래 자기 방에서 키웠다. 엄마 아빠는 사이가 좋지 않았다. 예전에는 그렇지 않았는데, 엄마가 일자리를 잃고 집에서 공부하자 아빠는 그런 엄마를 못마땅하게 여겼다. 빌리가 조금 쓸쓸해서 다친 길고양이를 키우기로 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다. 동물 보호소에서 안락사시킨다고 한 말을 듣기는 했지만. 콩가라는 이름은 나중에 붙인 거다. 그런데 콩가가 새끼를 배고 있었다. 빌리는 돈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빈 병을 모으거나 심부름을 해서 돈을 받았다. 그러면서 교회 뒷마당에 사는 길고양이한테 먹이를 주는 루크와 고양이 그림을 그리는 살로메를 만났다. 살로메는 애완동물 물건을 파는 가게에서 일하기도 했다. 빌리는 콩가가 새끼를 낳게 됐을 때는 콩가를 교회에 숨겨두었다. 그때 살로메와 루크가 콩가를 봐주기도 했다. 고양이와 평화롭게 사는 모습만 있었다면 좋았을 테지만, 고양이를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어른만 그런 게 아니고 아이도 그랬다. 이 나라는 남자아이한테 공기총을 사줄 수도 있나보다. 빌리도 공기총을 아빠한테서 받았다.

 

시민 회의에서 길고양이가 너무 많다며 잡아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리고 시 의회에서는 길고양이를 잡는 행사를 하기도 하고, 한 마리에 5달러를 준다고 했다. 모든 사람이 길고양이를 잡는 일에 찬성한 것은 아니다. 시간은 흐르고 길고양이를 잡는 날이 다가왔다. 빌리는 콩가를 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루크와 살로메와 일을 벌였다. 길고양이를 잡는 일을 반대하는 포스터를 여기저기에 붙였다. 그 뒤에 빌리, 루크, 살로메처럼 길고양이 잡는 일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났다. 빌리 아빠도 길고양이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콩가 때문에 목숨을 구하고는 반대하게 되었다. 솔직히 이 책 속에 나온 일이 실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다. 내가 너무 안 좋게 생각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길고양이 문제는 루크가 생각한 고양이집을 짓는 것으로 해결했다. 그리고 교회 종, 뜬금없이 교회 종이라니. 이 종이 시에 중요한 것이었다. 그 교회 종을 찾고 교회에 달았다. 사람들은 길고양이가 없어지면 마을이 깨끗해지고 다른 곳에서 사람이 찾아올거라고 생각했다. 이것은 사람만 생각하는 게 아닌가 싶다.

 

좀 안 좋다고 덮어놓고 없애려 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함께 살아갈 수 있나를 생각하고 이야기 나눠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 그리고 동물을 장난감처럼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목숨이라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동물을 끝까지 책임질 수 없다면 키우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동물뿐 아니라 아이도 비슷하지 않나 싶다. 버림받는 고양이, 버림받는 아이가 생각나는구나.

 

 

 

희선

 

 

 

 

☆―

 

“저도 이 마을에 고양이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은 알아요. 하지만 그렇게 된 건 모두 우리 잘못이에요. 고양이들은 그저 살아남기 위해 애쓰는 것뿐이거든요. 그들이 새끼를 낳지 못하도록 우리가 무엇인가 해야 해요. 중성화 수술을 시키는 거지요. 길고양이에게 새끼를 배게 하는 것은 거의 모두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들입니다. 녀석들이 밖에 나와 돌아다니다가 그런 짓을 저지르죠. 새끼들이 더 이상 태어나지 않으면 들고양이들이 집단으로 사는 곳은 저절로 사라질 겁니다.”

 

조시는 시장을 돌아보며 이어서 말했다.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라도 본보기를 보일 필요가 있어요. 우리에게 불편을 끼친다는 까닭으로 덮어놓고 죽이는 것은 올바른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려줘야죠.”  (1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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