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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6 ㅣ 소설 보다
김채원 외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3월
평점 :

지난 겨울은 어땠더라. 별로 춥지 않았던 것 같다. 추운 날보다 덜 추운 날이 많았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스한 봄이 오면 좋기도 했는데, 2026년 봄은 좀 달랐다. 그저 봄이 오는구나 했다. 꽃도 별로 못 봤다. 꽃은 다른 봄과 다르지 않게 피고 졌을 텐데. 겨울에 많이 추웠다면 따스한 봄이 왔을 때 좋았을 것 같다. 덜 추운 겨울이었는데, 보일러는 다른 겨울보다 더 틀었다. 이상하구나. 마음이 추웠던 건지도.
철마다 나오는 ‘소설 보다’ 이번에 《소설 보다 : 봄 2026》을 만났다. 책은 봄이 다 갈 때쯤 사고 읽는 것도 늦었다. 여전히 소설은 세 편 담겼다. <별 세 개가 떨어지다>(김채원), <귀신이 없는 집>(위수정), <서해에서>(최예솔). 세 편 다 뭐라고 말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또 이런 말이구나. 한국 단편소설을 보면 늘 같은 말을 쓴다. 아무래도 난 시간이 더 흘러도 단편소설 제대로 못 볼 것 같다. 그래도 보겠지. 잘 몰라도 마음에 드는 이야기 만날 때가 있기를 바란다.
만약에 숲이나 뜰에서 죽은 사람을 본다면 어떻게 할까. 경찰에 신고하겠다. 현실에서는 그래야 할 텐데, ‘별 세 개가 떨어지다’에서 할아버지는 자신이 가꾸는 종묘원(뜰이겠지)에 묻었다. 죽어도 너무 죽었다는 말에, 사람이 죽고 시간이 많이 지난 건가 했다. 다시 생각해 보니 그런 일은 없을 것 같다. 할아버지는 날마다 종묘원에 갔을 테니 말이다. 자신이 죽은 모습을 남한테 보이고 싶지 않을까. 동물은 숲속에서 죽는 것 같은데. 사람은 그러지 못하는구나. 죽으면 누군가한테 발견되어야 하고 누군가 땅에 묻어주거나 화장해주어야 한다.
위수정 소설 ‘귀신이 없는 집’ 제목을 봤을 때 이 말 자체로 생각했다. 그렇게 단순하다니. 소설을 보면서는 한국에도 여장을 즐기는 남자가 있을까 했다. 텔레비전 방송에는 나오기도 하는구나. 그런 걸 즐긴다고 아주 이상하게 여겨야 할까. 그건 아닌 듯하다. 여자 옷 남자 옷이다 정한 건 사람이다. 왜 그렇게 된 걸까. 여자, 남자를 떠나 취향이 있을 테고 예쁜 건 누구든 좋아해도 괜찮을 것 같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하는데 예전엔 달랐던 것 같다. 좀 나아졌다고 여겨야겠다.
마지막 소설 <서해에서>에서 서해는 이름이기도 하다. 서해라고 하면 서쪽 바다가 먼저 떠오르는데, 성에 용이 붙으면 다른 말이 된다. 이름이 용감해도 있을까. 이 이야기에는 ‘후진’이라는 말이 여러 번 나온다. 후진 사람을 만났다고. 짝사랑하는 사람은 멋지다고 하다니. 누군가를 사귀면 후진 면이 보일지도 모를 텐데. 우진이 그런가. 우진을 후진으로 보고, 우진은 후지지만 가끔 멋질 때도 있다고 한다.
언제나 그렇지만, 소설을 보면 세상엔 이런저런 사람이 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난 평범하기도 후지기도 이상하기도.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