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보다 : 겨울 2025 소설 보다
박민경.서장원.하가람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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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건 철마다 나오는 책으로 지난 겨울에도 《소설 보다 : 겨울 2025》가 나왔다. 책이 나왔을 때 바로 보고 싶었는데, 늘 미루는구나. 이 말 처음이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볼 때마다 생각하고 썼겠다. 제철에 먹는 채소 과일처럼 그때 보면 더 좋을까. 아니 소설은 철에 따라 안 봐도 괜찮다. 보고 싶을 때 언제 보든 큰 문제는 없다. 그래도 생각하게 된다. 책 제목에 철이 들어가고 그때 나와서일지도 모르겠다. 겨울은 지나갔다. 눈이 그렇게 많이 오지 않은 겨울이었다. 여름에는 비가 많이 오지 않기를 바라도 겨울엔 추워도 눈이 오기를 바란다.


 다른 때와 다르지 않게 이번에도 단편소설 세 편이 실렸다. <별개의 문제>(박민경)에 쓰인 별개는 별개와 별과 개를 나타내기도 했다. ‘나’는 자신과 정반대인 병주와 결혼하기로 한 걸 괜찮게 여겼다. 둘은 별 문제 없이 결혼하겠지 했는데, 결혼 준비할 때는 그러지 않았다. 서로 다르게 살던 사람이 함께 살려면 여러 문제가 생기기는 하겠다. ‘나’가 좀 참는 듯했다. ‘나’는 그림을 그렸는데 프리랜서가 되고 다음에 일이 없을까 걱정했다. 병주는 사촌 건물을 관리해주고 꽤 돈을 받았는데, 자기 사업을 하겠다고 한다. ‘나’는 병주가 오래 하지 않을지 몰라도 그러라고 한다. 병주가 하는 건 피자 가게다. 그걸 시작하고는 조금씩 나아졌는데, 별점 테러를 하는 사람이 나타났다. ‘맛없으면 짓는 개’였다. 난 음식 배달시키는 일이 없어서 잘 모르는데, 리뷰에 별점이 적으면 별로 안 좋은가 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이 괜찮다고 한 걸 사거나 먹겠다. 그게 다 정확할까. 아닐 수도 있는데.


 무언가를 진심으로 해도 세상은 그걸 알아주지 않는다는 걸 말하기도 한다. 정말 그런 것 같다. 자신이 즐겁게 하는 게 좋겠다. 그것보다 요즘은 괜히 안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있는 듯하다. 음식을 시키고 먹은 다음에 별점을 낮게 주는 것 같은. 그런 건 안 하는 게 나을 텐데. 첫번째 이야기가 끝나갈 때는 스릴러 같다.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기를 바란다. 화가 나도 참아야 할 텐데. 사람인데 그럴 리 있나. 하는 생각도 믿을 게 못되는 걸지도. 세상은 갈수록 험해지는구나. 지금 사람 마음에 여유가 없어진다고 할까. 한국 사람은 더한 것 같다.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보다 함께 살려고 하면 좋겠다. 자신이 손해 좀 보면 어떤가. 여전히 정을 나누고 사는 사람이 많다고 믿는다.


 두번째 이야기 <뱀이 있는 곳>(서장원)에서 사촌 사이인 정인과 하진이 부럽기도 하다. 어쩔 수 없이 둘이 친하게 지낸다 해도 말이다. 작가는 본래 두 사람을 친구로 썼다가 사촌으로 고쳤다고 한다. 같은 할아버지 자손인 게 더 어울릴 듯하다. 정인은 하진 부모가 하진한테 비빌 언덕이 되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의 아버지가 하진한테 비빌 언덕이 된다고 여긴다. 첫번째 소설에도 ‘비빌 언덕’이라는 말이 나왔는데, 여기에도 그 말이 나왔다. 정인과 하진이 잘 풀리지 않는 건 할아버지가 살았을 때 담근 뱀술 때문이다 여겼다. 그건 점을 보고 알게 됐다. 뱀술은 할아버지 유품이지만 정인과 하진은 그걸 땅에 묻기로 한다. 점술가는 그걸 다 태우고 굿을 하라고 했는데. 그건 꼭 믿어야 하는 건 아니겠다. 뱀을 땅에 묻었으니 이제 정인과 하진이 좀 나아질지.


 마지막 이야기 <5월은 창가의 호랑이>(하가람)에서 호랑이는 고양이다. 2층 단칸방에서 살던 호수는 우연히 고양이를 보고 3층 집에 가게 된다. 거기엔 준이 살았다. 준은 호수한테 고양이 이름을 지어달라고 한다. 호수는 고양이 크기보다 무늬를 보고 호랑이다 지었다. 호수는 아이고 준은 어른이지만 두 사람의 우정 같은 이야긴가 했는데, 준을 찾아온 사람이 있었다. 준과 가까운 사이고 서울에서 함께 연극을 한 소라다. 소라와 준을 보고 호수는 생각한다. 호랑이가 없어지면 준이 떠나지 않고 예전처럼 살 거다고. 자신이 마음속으로 생각한 일이 일어나면 죄책감이 들기도 하겠다. 호랑이가 창으로 뛰어내린 건 호수 잘못이 아닌데. 소라가 떠나고 호수는 준을 피해다녔다. 호수는 마지막으로 준을 만난다. 준도 떠난다. 이런 만남을 뭐라 해야 할까. 호수를 자라게 해준 건가.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떤 시간은 끝이 오기도 한다. 이야기에 그런 때가 오면 아쉽다. 그런 건 받아들여야겠구나.




희선





☆―


 진심이 된다는 건 멈추지 못한다는 뜻이니까. 그것이 나를 기쁘게 하는 딱 그만큼 나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걸 알면서도 계속 갈 수밖에 없는 게 진심이니까. 그건 스스로를 매일 시험대에 올리는 일이자 밤잠을 설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가 그림을 그리며 배운 게 있다면 진심은 대체로 사람을 살게 하지만 갉아먹기도 한다는 거였다. 세상에 완전히 무해한 진심이란 없다.  (<별개의 문제>에서, 3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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