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문학동네 시인선 194
황인찬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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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해 전에 황인찬 시인은 아이돌 시인에서 한사람이었다. 지금도 그렇게 말하는 시인 있을까. 있지만 내가 잘 모르는 걸지도. 다 그렇다고 말하기 어려울지도 모르겠지만, 시인은 거의 시를 소리내서 읽기 잘한다. 소설도 소설가 자신이 있는 게 더 잘 들리던가. 자기한테 맞춰서 써서 그런 걸지도. 음악도 자신이 만들고 노래하는 게 가장 잘 어울린다. 다른 사람한테 주는 음악은 그 사람한테 맞춰서 만들겠다. 그렇다 해도 그 사람이 가진 뭔가는 담기는 듯하다. 글도 그렇구나.


 황인찬 시인 시집을 다 만나지는 못했다. 《희지의 세계》 《사랑을 위한 되풀이》 그리고 이번에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를 만났다. 시집이 다 다른 출판사에서 나왔구나. 시인은 한곳에서만 시집 안 내던가. 나도 잘 모르겠다. 같은 데서 낼 때도 있고 다른 데서 낼 때도 있겠지. 황인찬 시인 시도 쉽지는 않구나. 이번 시집을 보니 ‘사랑을 위한 되풀이’가 조금 떠오르기도 했다. 분위기라고 할까. 황인찬 시인 시에는 학교가 나오기도 한다. 비슷한 점을 기억해서 다행이구나. 예전에 만난 시를 모두 잊어버리지 않은 거겠다.




 나머지 이야기는 내일 하자

 학교에서 봐


 -<당신에게 이 말을 전함>, 12쪽




 너무 슬퍼서 차라리 봉인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날에는

 영혼을 찾는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물에 잠긴 마을을 지나고

 벼락이 두 번 떨어진 나무의 언덕을 넘으면


 네가 없는 세계


 “선생님, 얘 또 혼자 중얼거려요”


 불과 어둠

 대장간과 경험


 탄식의 계곡에서

 사흘 밤낮을 싸우던 시절의 기억


 그곳에도 너는 없었고


 깊은 밤 불가에 앉으면 차분해지던 마음과

 뜨거워지는 얼굴


 방학이 끝날 즈음에야 겨우 끝마친

 아주 긴 여행이었다


 하지만 영혼을 찾을 수 없었다 긴 여행 끝에 얻어낸 소중한 추억이 너의 영혼이 되는 거야


 콧수염을 만지며 말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야, 수업 다 끝났어”


 그래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빛의 용사 전설>, 44쪽~45쪽




 친구와 이야기하다 ‘나머지는 내일 하자 학교에서 봐’ 같은 말 해본 적 있던가. 이런 말 해본 적 없구나. 누군가와 길게 이야기 나눠 본 적도 없다. 다른 사람이 혼자 길게 말하는 것만 들어봤다. 다음 시 <빛의 용사 전설>은 게임속 같다. 게임속이거나 꿈속일지도. 영혼을 찾아 떠나는 여행.




 교문 앞에 학생들이 늘어서 있었다 교복을 입고 복장을 검사받고 있었다


 너는 바지가 좁아요 너는 머리가 길어요

 아이들은 하염없이 줄을 서 있고


 교복을 줄인 적도 없는 내가 겁을 먹고 있었다


 어떤 애들은 통과하고 어떤 애들은 남아 무릎을 꿇고 여름 아침의 빛이 너무 뜨거워서 아이들은 땀을 흘리고


 지금은 찾아보기 어려운 풍경이군요

 그때에는 그랬군요


 다들 부유하던 신도시 중학교를 다닐 때, 나 혼자 중소기업 교복을 입어서 나 혼자 부끄러웠던 기억도 있군요


 날 때부터 머리가 갈색이었어요

 원래 이랬어요


 선생님은 듣고 그냥 웃었다

 지금도 경찰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 덜컥 겁이 난다


 -<단속과 정복>, 52쪽




 교복을 잘 입었는지 검사하던 때도 있었겠지. 앞에 옮겨 쓴 시에서도 예전 일처럼 말한다. 옷 입은 거 검사하는 모습을 보니 일본 만화영화가 생각났다. 이제 일본에서도 옷 입은 거 검사 안 할 것 같은데. 만화에는 재미로 그린 듯하다. 머리카락이 본래 다른 아이한테 머리카락을 물들였냐고 하고.




 ─죽고 싶다는 생각은 일주일에 한 번만 하자

 ─왜?

 ─건강을 위해서  (<미술관에 갔어>에서, 79쪽)




 퇴근 후 봄날 저녁 커피 한 잔의 여유 같은 것만이

 저의 작은 위안입니다  (<중계>에서, 81쪽)




 시 한편 더 옮기려다 길어서 그만두기로 했다. 마음에 드는 부분을 더 찾았다면 좋았을 텐데 아쉽다. 시를 읽다 잠시 멈추었던 부분 있다. 그러고 말았구나.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한주에 한번만 하면 건강이 좀 나을까. 그럴 것 같다. 날마다 하거나 하루에도 몇번 하는 것보다 한주에 한번이 낫겠다.


 여전히 시 잘 모르는구나. 이 말 또 쓰다니. 여러 번 만난 시인 시는 좀 나은 것 같기도 하다. 한번 보고 다음에는 못 보겠다 하는 시인도 있지만. 황인찬 시인 시집은 세권이나 만났다. 앞으로 더 만날지도 모르겠다. 시집이 나오면 관심 가질 듯하다. 황인찬 시인이 쓴 책 한권 있는데 그건 아직 못 봤다. 그게 생각나다니. 그 책 언젠가 보겠지. 봐야 할 텐데.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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