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들의 세계 트리플 15
이유리 지음 / 자음과모음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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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이런저런 소설이 나오는구나. 경장편도 있고, 이번에 본 이유리 소설 《모든 것들의 세계》는 자음과모음에서 내는 트리플 시리즈로 열다섯번째다. 어느새 열다섯번째가 됐구나. 이걸 알기는 했지만, 앞에 건 하나도 안 봤다. 여기엔 소설이 세 편 담겼다. 세 편이 아주 상관없는 건 아닌 것 같다. 단편소설 세 편 같은 느낌도 든다. 이것보다 더 많이 담긴 것보다 세 편이 보기에 마음 편할지도.


 이유리 소설에는 귀신이 나오기도 하고 사람이 죽고 식물이 되고 동물이 말을 하기도 한다. 그런 환상이 나온다고 해도 현실과 아주 동떨어진 건 아니다. 첫번째 <모든 것들의 세계>는 여기 나오는 게임 이름이기도 하다.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고양미는 귀신이다. 부모가 고양미와 천주안이라는 사람과 영혼 결혼을 시켰다. 아는 사람이라면 모를까 모르는 사람끼리 영혼 결혼을 시키다니. 고양미는 귀신으로 잘 살아가는 듯했다. 천주안은 귀신이 되고 얼마 안 돼서 불안해 보였다. 고양미는 천주안을 도와주기도 한다. 고양미는 온라인 게임을 할 때도 다른 사람을 많이 도왔다. 귀신이 되고서도 그러다니. 귀신은 누군가 기억해줘야 이 세상에 있었다. 고양미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게임에서 만난 사람이었다. 천주안은 동성 애인이. 양미는 천주안이 애인을 찾아가게 도와주고 애인이 천주안을 잊는 걸 언젠가 잘 받아들이고 떠나기를 바란다. 산 사람이 죽은 사람을 잊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자기 마음을 다 알게 해주는 게 있다면 그걸 누군가한테 줄 수 있을까. 난 그러고 싶지 않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해도 <마음소라>에 나온 양고미와 안도일과 같은 나이였다면 비슷했을까. 아니 난 그러지 않았을 거다. 아무리 누군가를 좋아한다 해도 내 마음을 다 알게 하고 싶지 않다. 마음소라는 이차성징이 나타날 때쯤 나타난다고 한다. 신기한 거구나. 그걸 누군가한테 주는 건 자기 마음을 주는 것과 같았다. 양고미는 도일이 준 마음소라를 받는다. 두 사람이 서로 좋아한다면 주고받아야겠지. 고미는 받는 것에 익숙했고 도일을 자기 마음대로 하려고 했다. 그런 사이가 오래 가지는 않겠다. 두 사람은 일곱해 사귀고 헤어진다.


 고미와 도일은 서로 다른 사람과 결혼했다. 어느 날 도일 아내가 고미한테 도일 마음소라를 돌려달라고 한다. 다른 사람한테 준 마음소라를 들을 수 있는 건 첫번째 사람뿐이다. 도일과 도일 아내는 사이가 그리 좋지 않았던가 보다. 도일 아내는 도일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고미한테 도일 마음소라를 들어봐달라고 한다. 고미는 자신이 들은 것과 다른 말을 한다. 누구나 그러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지금은 그렇게 넘겼지만, 앞으로 도일과 도일 아내가 어떻게 살지는 모른다. 다시 마음을 나누면 좋을 텐데. 도일은 고미한테 마음소라를 주고 자기 마음을 다 잊어버린 건지. 그건 아닐 텐데.


 마지막 이야기 <페어리 코인>에는 요정이 나온다. 전세 사기를 당한 ‘나’와 우진은 자신들이 당한 걸 복수하겠다면서, 친구와 요정으로 사기를 치려고 한다. 사기 당한 사람이 아닌 다른 사람한테. 요정은 ‘나’ 고조모가 만나고 돈을 버는 데 이용하지 마라 했는데. 뉴스를 많이 본 건 아니지만, 실제 전세 사기 당한 사람이 많은가 보다. 그런 거 보면 사람 믿기 어렵다. ‘나’와 우진도 그랬다. 그러다 친구가 우진을 배신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른다. 다행이라면 전세 사기를 친 집주인 딸이 미안하다고 한 거다. 현실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일 같지만, 실제로도 그런 사람 있으면 좋겠다. ‘나’와 우진이 요정을 이용해 사기 치는 걸 그만두기를 바란다. 마음속에선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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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6 12:1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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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06 23:26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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