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 오늘 나를 웃게 한 것은 뭐였어?




 아쉽게도 그런 건 없었어. 늘 없지. 웃을 일이 없어도 웃으라고 하잖아. 그 말대로 한 건 아니고 이걸 쓰면서 조금 웃으려고 했어. 소리 내서 웃는 게 아니고 그냥 웃음 짓는 거지.


 자신을 웃게 하는 게 하루에 하나라도 있다면 괜찮겠지. 아니 그런 게 없어도 그냥 웃어도 돼. 그러면 기분이 조금 괜찮아지지. 마음이 가라 앉으려고 할 때 입꼬리를 올려 봐.


 해 보니 어때. 조금 괜찮지.


20231030








187 당장 버려야 할 것 3가지는?




 본래 물음은 ‘당장 버려야 할 생각 세 가지는?’이었는데, 내가 이 생각을 빼고 썼다는 걸 알았다. 다시 쓰려다 물음에서 생각을 뺐다. 게으른 나. 버려야 할 생각이 떠오르지도 않고. 하나밖에 없어서. 별로 안 좋은 거여서 쓰고 싶지 않기도 했다.



 내가 버려야 할 건 뭘까. 우울함, 게으름, 쓸쓸함. 버리고 싶지만 버리지 못하는 거다. 언제나 함께 한다. 그게 친구인가. 그렇구나 내가 친구처럼 여기는 게 바로 저거였구나. 별로 안 좋은 친구구나. 사귀려면 좋은 친구를 사귀어야지. 내 마음을 안 좋게 하는 친구를 사귀다니.


 앞으로도 버리지 못할 거다. 성격이 그러니 어쩔 수 없지. 사람 성격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성격보다 생각을 바꿔야 하는 걸지도. 우울해도 괜찮아, 게을러도 괜찮아, 쓸쓸해도 괜찮아. 이렇게 생각하면 좀 낫지 않을까 싶다.


 버려야 할 것엔 이제 쓰지 않는 것도 있다. 그런 것도 빨리 버리면 좋을 텐데. 지금도 정리 잘 못한다. 정리를 못하니 마음도 정리를 잘 못하지. 바보 같구나.


20231031








188 지금 고민이 있다면 누구한테 털어놓을 수 있어?




 저는 털어놓지 못합니다. 뭔가 말, 아니 편지를 쓴다 해도 그걸 그대로 말하기보다 조금 돌려서 말해요. 고민을 말한다고 해서 어떻게 되지 않을 걸 알기에 말하지 않습니다.


 이걸 봤을 때 고민을 털어놓을 사람이 있나, 로 본 듯하네요. 그런 사람도 없네요. 아니 고민 아무한테도 말하고 싶지 않아요. 고민이라기보다 걱정 불안. 저는 그렇다 해도 다른 사람은 누군가한테 털어놓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하는 걸로 조금 가벼워지기도 하니까요.


 제가 잘 못하는 거 다른 사람은 하기를 바라다니, 좀 우습군요. 본래 저는 말을 잘 안 해서. 말을 오래 한 적이 없어요. 다른 사람하고 말을 해도 거의 안 하고 그저 듣기만 합니다. 그러면서 세 사람이 만나는 건 별로 안 좋아했군요. 지금이라면 세 사람 괜찮을 것 같아요. 저는 말 안 하고 가만히 있으면 되니.


20231101








189 어렸을 때 갔던 곳에서 다시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




 어릴 때 가고 다시 가 보고 싶은, 그런 곳은 없다. 이럴 때 멋진 곳을 떠올리면 좋겠지만 없구나.뭔가 다른 이야기라도 써 볼까 했는데 그런 것도 떠오르지 않고. 다시 가 보고 싶은 곳. 없으면 어때.


 어딘가 가고 싶은 곳도 없는데. 어디 가 보고 싶은 곳 있어야 할까. 없으면 없는대로 살아야지. 실제로 안 가고 그냥 책을 보고 가는 게 편하다. 어딘가에 가는 건 귀찮아서.


20231102








190 나는 언제 가장 빛나는 사람일까?




 이런 물음에 바로 대답할 수 있는 사람 참 부럽습니다. 제가 빛나는 때는 없는 것 같아서. 늘 칙칙합니다.


 사람이 다 빛나야 할까 싶은 생각도 듭니다. 별도 스스로 빛을 내는 것도 있지만, 거의 빛나지 않는 것도 있다죠. 사람도 다 빛나면 세상이 아주 밝아서 보이는 게 별로 없을 거예요. 가만히 있어도 빛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별로 빛나지 않아도 거기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제가 그러네요. 저는 별로 빛나지 않고 그냥 있습니다.


 저는 세상엔 빛을 내지 않는 사람 있어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빛나지 않는다고 했는데, 누구한테나 자기만의 빛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많이 빛나지 않아도 되겠지요.


 쓰고 보니 물음과 다른 답을 쓴 것 같기도 하네요.


20231103






 십일월 첫째주는 사흘이구나. 그래도 첫째주겠지. 더 빨리 간 한주인 듯도 하다. 아직 다 가지 않았구나. 쓰는 게 편하지 않다면서 지금까지 쓰다니. 이번주에도 별로 못 썼다. 좋은 생각도 안 떠오르고. 꼭 좋게 써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없는 것만 쓴 것 같기도 하다. 다음주도 다르지 않을 것 같은 안 좋은 느낌.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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