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의 분노 나츠메 형사 시리즈
야쿠마루 가쿠 지음, 남소현 옮김 / 북플라자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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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서는 사건 사고가 일어나도 많은 사람은 그런 걸 모르고 살기도 한다. 아니 정말 그럴까. 사건 사고도 누구한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겠다. 혹시 아나 언젠가 내가 다른 나라에 가서 차별받고 살지. 그런 일은 없겠다. 집이 아닌 먼 곳에 가는 거 싫어하니. 난 돈을 벌기보다 그냥 가난하게 살 테니. 이런 생각하는 건 내가 그렇게 가난하지 않은 건가. 하루 한끼도 못 먹고 사는 사람 있겠다. 난 조금 움직이면 한끼는 먹고 다른 걸 사다 먹을 돈도 있으니. 그래도 몇십원 몇백원 싼 곳에 가려고 하는데, 가끔 귀찮다. 그게 정말 아끼는 건지. 어떤 건 잘못해서 더 비싸게 사기도 했다.


 요며칠 나츠메 노부히토 형사 시리즈를 잇달아 세권 보았다. 이번 《형사의 분노》에서 네번째 이야기 <형사의 분노>를 볼 때는 처음부터 의심한 사람이 있는데, 내 생각이 맞았다. 이번 책 보면서 안 좋은 사건 이런 데 안 나오면 안 되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두번째 <제물> 보면서 그랬구나. 이런 소설, 범죄 소설에 사건이 안 나오면 안 되겠지만. 세권을 죽 봐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다. <황혼> <제물> <이방인> <형사의 분노> 이렇게 네 편이 실렸다. 나츠메는 히가시이케부쿠로 경찰서에서 일했는데 두번째 이야기에서는 긴시 경찰서로 옮겼다. 형사도 인사이동발령이 나는구나. 경시청 형사는 좌천되지 않으면 죽 거기에 있으려나.


 이 책은 일본에서 2018년에 나왔다. 다섯해 전이니 지금과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다. 여기에서 일어난 사건이 오래된 느낌이 든다기보다 지금 일어나는 일 같은 느낌이 들었다. <황혼>은 딸이 어머니 시신을 몇해 동안 여행 가방에 넣어둔 사건이었다. 어머니가 죽었을 때 딸은 그걸 경찰에 알리지도 않고 장례식도 치르지 않았다. 이런 것만 보면 딸이 대체 어떤 사람인가 싶은 생각이 들겠다. 딸은 자수하고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았다. 나츠메는 그걸 알아채고 딸이 왜 그랬는지 알려고 했다. 나츠메는 인사이동으로 다른 곳에 가야 하고 이사할 집을 보러 가서도 그 일을 생각했다. 늘 일만 생각하면 같이 사는 사람이 싫어할지 모르겠지만, 나츠메 아내 미치요는 그런 나츠메를 이해했다. 나츠메는 좋은 사람을 만났구나 싶다. 다른 소설에서 본 형사는 거의 아내와 헤어졌는데.


 나이를 먹어도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어야 기운 내고 살겠다. <제물>에는 성폭력 당한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그런 일을 겪으면 사람을 믿지 못하고 사는 게 힘들겠다.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면 가해자보다 피해자를 더 몰아붙이기도 한다. 왜 늦게 다니고 옷은 왜 짧은 치마를 입었냐고. 이건 어느 나라나 같겠다. 여자든 남자든 밤거리 자유롭게 다니면 안 될까. 남자는 여자가 무서워하는 걸 모른다. 여자가 되지 않는 한 모르겠지. 여성이 밤거리를 두려워하는 마음을 모른다 해도 그걸 조금은 알려고 해야 할 텐데. 세상에 그런 사람이 없지는 않겠지.


 세번째 이야기 <이방인>을 보면서는 한국도 일본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외국인 노동자 말이다. 드라마를 보고 한국에 왔다가 안 좋은 일 겪은 사람도 있던데. 드라마는 그저 드라마일 뿐이기는 한데. 베트남 유학생 반 쿠엣은 민간인 통역 요원으로 등록했던가 보다. 경찰서에 가서 쿠엣은 통역을 하면서, 쿠엣 자신도 같은 나라 사람을 차별했다는 걸 깨닫는다. 이 마음 알 것 같다. 난 다른 나라에 간 적 없지만. 세번째 이야기는 대충 짐작했다. 베트남 사람이 뭔가를 훔치려고 남의 집에 들어가지 않았다는 것만. 왜 그랬는지는 나중에 알았다. 경찰서에 있던 여자는 자신이 베트남 사람이어서 아무도 자기 말을 믿어주지 않을 거다 여기고 말을 하지 않았다. 한국에 사는 외국 사람에도 그런 생각하는 사람 있을 것 같다.


 책 제목과 같은 <형사의 분노>를 볼 때는 나카야마 시치리 소설 《닥터 데스의 유산》이 떠오르기도 했다. 그건 안락사를 생각하게 한 거지만. 나츠메와 하야토는 아픈 딸이 있구나. 둘은 다르지만. 여기에 나온 건 안락사가 아니다. 어쩐지 나츠메는 안락사 안 좋아할 것 같다. 아니 나츠메는 하야토 딸 사야카가 말한 것과 같은 생각을 하겠다. 아이가 아프다 해도 살아주기를 바라는. 나츠메는 살려고 한 사람을 죽인 범인한테 무척 화를 냈다. 두번째는 자신이 한 일을 숨기려고 한 것과 같았다. 난 처음에 그 사람 나왔을 때부터 의심했는데. 이런 소설을 자꾸 보다 보면 감이 온다. 형사는 감으로 범인 잡으면 안 되겠지.




희선





☆―


 일본인의 넉넉한 생활을 뒷받침하려고 수많은 외국인이 낮은 임금으로 일한다.  (<이방인>에서, 211쪽)



 자신한테 정말로 소중한 사람이라면 처음부터 그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애쓸 수밖에 없다. 앞으로도 죽 살아갈 희망을 가지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뿐이다.  (<형사의 분노>에서,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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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0-11 09: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딱 보자마자 범인을 맞추는 희선님은 감이 좋으시군요~! 형사 하셔도 될거 같습니다 ^^

희선 2023-10-12 02:02   좋아요 1 | URL
소설엔 글이 나오니 그걸 잘 보면 조금 의심스런 사람이 보여요 일부러 그렇게 쓰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형사는 감으로 범인을 잡으면 안 되겠지요 그러다 누명을 씌우기 쉽겠습니다 증거를 찾아야 합니다


희선

2023-10-11 16: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10-12 02:06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