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3 - 박경리 대하소설, 1부 3권
박경리 지음 / 다산책방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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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토지》 2권에서 최치수가 죽임 당하고 김평산 귀녀 칠성이는 끌려갔다. 최참판집과 먼 친척인 조준구는 김평산이 최치수를 죽이게 이끌었다. 먼 친척이어도 재산을 가로챌 수 있으려나. 최치수가 없으면 조준구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여겼겠다. 김평산과 칠성이는 관아로 끌려가고 고문 당하고 처형됐다. 귀녀는 아이를 가져서 아이를 낳을 때까지 감옥에 갇혀 있어야 했다. 강포수는 먹을 걸 가지고 귀녀를 찾아갔다. 귀녀가 낳은 아이를 자신이 키우리라 다짐했다. 귀녀는 처음엔 강포수한테 쌀쌀맞았는데, 시간이 흐르고 강포수와 살았다면 좋았을 텐데 한다. 재물이 무슨 소용인가 귀녀는 아이를 낳고 죽고 강포수는 귀녀가 낳은 아이를 데리고 떠난다. 강포수 이야기는 이제 나오지 않을지. 《토지》 3권 시작에서는 귀녀가 아이를 낳고 강포수가 떠나는 이야기가 나오는구나.


 시간은 훌쩍 세해가 흘렀다. 그때는 부모가 세상을 떠나면 3년상을 치렀구나. 서희는 곧 열살이 되었다. 열살이 어른스러워졌나 보다. 어머니도 없고 아버지도 죽었으니. 길상이는 열여섯살이었다. 조준구는 최참판집 사랑에서 지냈다. 최치수가 없다고 해도 최참판집에는 그저 객식구였다. 아직 큰일은 없어 보이지만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겠지. 일본이 조선에 간섭도 많이 하고. 김평산 둘째 아들 한복이가 평사리에 찾아왔다. 처음엔 아이들이 살인자 자식이다 했는데, 시간이 갈수록 그런 일이 줄었다. 한복이 형인 거복이는 찾아오지 않았다. 칠성이 처인 임이네도 거지꼴이 되어 돌아왔다. 용이는 임이네가 불쌍하게 보였는지 도와준다. 도와주다가……. 용이 처인 강청댁은 아이라도 있었으면 했는데, 임이네가 용이 아이를 가진다. 왜 그렇게 흘러갔을까.


 윤씨는 칠성이가 죄가 없다는 걸 알았지만, 임이네한테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임이네가 다시 돌아왔을 때는 거지꼴이어서 마을 여자들이 조금 불쌍하게 여겼는데, 갈수록 괜찮아지는 모습을 보고는 시샘했다. 용이 처인 강청댁과 임이네는 싸우면서도 그럭저럭 지냈다. 별일 없었다면 강청댁이 용이 아이를 길렀을까. 옛날엔 역병이 돌면 많은 사람이 죽었다. 그런 건 지금도 다르지 않구나. 20세기 초에는 콜레라에 걸리면 산 사람보다 죽은 사람이 많았겠지. 그건 일본 사람이 조선에 와서 생긴 걸까. 예전에는 호열자라 했다. 그걸로 죽은 사람 많았다. 용이 처인 강청댁도 죽었다. 서희 할머니 윤씨도. 최참판집 안주인이었구나.


 최치수가 죽고 윤씨는 서희와 혼인할 사람을 정해두려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조준구는 서울에 갔다가 아내와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다. 윤씨가 죽자 조준구는 거의 주인 행세를 했다. 조준구는 콜레라가 돌 때 물을 끓여 먹으면 괜찮다는 걸 알면서도 마을 사람한테 말하지 않았다. 그럴 때는 말해야 하는 거 아닌가. 콜레라로 죽은 사람이 많았지만, 감염 되고도 나은 사람도 있었다. 서희와 길상이도. 그걸 견디다니, 평사리 의원이던 문의원은 다른 곳에서 죽었다. 의원이 있었다면 윤씨 죽지 않았으려나. 누군가는 죽고 누군가는 살아 남았구나. 역병이 지나간 다음 해는 흉년이었다. 이래저래 많은 사람은 힘들었겠다. 조준구는 자신을 따를 만한 사람한테는 곡식을 주고 그러지 않을 것 같은 사람한테는 주지 않았다. 자기 것도 아닌데. 마을 사람 마음을 얻으려면 모두를 똑같이 대해야지 그렇게 차별하다니.


 이번에 《토지》 3권을 보면서 박경리 작가가 용이와 월선이한테 마음을 쓰는 것 같다 생각했다. 작가는 자신이 쓴 소설 속 사람을 다 소중하게 여기겠지만. 용이와 월선이를 헤어졌다 다시 만나게 했다. 두 사람을 좋게 여긴 걸지, 불쌍하게 여긴 걸지. 죽은 강청댁은 불쌍하구나. 임이네 아이도 죽었다. 아이가 죽지 않았다면 마을 사람들이 더 안 좋게 여겼을지도. 최치수와 사냥을 갔다가 다리를 다친 수동이는 서희를 도와주려고 하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예전에 드라마 거의 못 봤지만, 윤씨가 여러 가지 했을 것 같은데 소설에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것 같다. 이건 내 느낌일 뿐일까. 콜레라로 덧없게 죽다니. 쓰이지 않은 걸 봐야 할 텐데 내가 그러지 못했나 보다.


 여러 사람이 죽고 안주인까지 죽은 최참판집은 기우는 조선 모습 같기도 하다. 서희는 나이는 어려도 당차게 보인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겠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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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7-09 08: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쓰다보면 작가도 마음이 가는 인물이 있겠지요~~
그 당시 사람들의 삶이 여러가지로 힘들었을거예요^^

희선 2023-07-11 02:27   좋아요 2 | URL
사람은 어느 때든 살기 어려운 듯합니다 그때는 조선이 망해가는 때기도 하고 여러 가지 바뀌었다 해도 바로 받아들이지 못하기도 했겠지요 그런 걸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려면 시간이 있어야 했겠습니다


희선

2023-07-09 1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11 0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7-09 15:4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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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1 0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