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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짜툰 2 - 고양이 체온을 닮은 고양이 만화 ㅣ 뽀짜툰 2
채유리 지음 / 북폴리오 / 2014년 10월
평점 :
사람한테도 잘하기 어려운 난 동물한테도 잘 못할 거다. 귀엽다고 함께 살고 싶지는 않다. 동물이 귀여운 건 잠시고 여러 가지 챙겨줘야 한다. 개든 고양이든. 아이보다는 편해도 개와 고양이와 사는 건 아이를 돌보는 것과 아주 많이 다르지 않을 거다. 《뽀짜툰》 2권을 바로 만났다. 뽀또 짜구 쪼꼬 포비가 어떻게 살아갈까 싶어서. 잘 살겠지만. 채유리는 2권에서 뽀또 짜구 뽀또 쪼꼬 포비를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말을 하기도 한다. 어떤 목숨이든 가볍지 않겠지. 그렇기는 해도 무엇이든 죽음이 찾아온다는 것도 기억해야 한다. 처음에 죽음으로 헤어질 걸 생각하면 슬플지도 모르겠다. 처음엔 그런 거 생각하지 못하겠다.
꿈은 사람뿐 아니라 동물도 꾼다고 한다. 채유리는 기쁘고 즐거운 꿈도 꿨지만, 가끔 쓸픈 꿈도 꿨다. 뽀또 짜구 쪼꼬 포비에서 무지개 다리를 건넌 고양이가 있었을지도. 고양이도 자면서 꿈을 꾼다. 고양이는 어떤 꿈을 꿀까. 고양이 기억력은 그리 좋지 않다던데 정말일까. 함께 사는 사람은 기억할 것 같기도 한데 어떨지. 고양이랑 말을 한다면 그런 거 알 텐데, 고양이가 자기와 함께 사는 사람을 알아 보는지 어떤지 알기 어렵겠지. 아니 아주 기억 못하는 건 아닐 거다. 그러기를 바란다. 안 좋은 일이 있었던 건 기억하는 걸 보면 고양이 기억력이 나쁘다고만 할 수 없을지도. 고양이는 바스락 거리는 비닐 소리 좋아하고 상자에 들어가는 걸 좋아한다. 이건 어느 고양이나 비슷해 보인다. 상자는 왜 그렇게 좋아하는지. 상자 속에 들어간 고양이 귀엽다.
개는 자주 목욕 시킬까. 동물을 바깥에서 기를 때는 그런 거 생각 안 했을 것 같은데, 집에서 개나 고양이와 살게 되고는 목욕 시키는 것 같다. 다행하게도 고양이는 자주 씻기지 않아도 스스로 털을 골라서 깨끗하다. 그래도 시간이 가면 좀 지저분한가 보다. 그럴 때 목욕 시키겠지. 고양이는 물을 아주 싫어한다. 쪼꼬는 어릴 때 거의 목욕을 시키지 않았다. 그게 다섯해 동안이나 갔다. 채유리는 쪼꼬가 늘 깨끗하기를 바랐는데, 그런 일은 없었다. 쪼꼬는 목욕을 시키니 잠시 삐치기도 했다. 목욕 처음 시켰을 때는 쪼꼬가 삐친 시간이 좀 길었는데, 나이를 먹으니 조금 부드러워졌다. 채유리는 고양이와 산 지 열해가 넘었다. 뽀또와 짜구는 열한살 쪼꼬는 열살이다. 막내 포비는 다섯살이다.
고양이도 나이를 먹으니 까칠했던 게 부드러워지는구나. 쪼꼬는 발톱깎기 쉽지 않았다. 짜구는 참고 뽀또는 엄살부리고 포비는 잠시 얼어버린다. 쪼꼬는 가만히 있지 않았다. 쪼꼬 발톱은 쪼꼬가 잘 때 깎기로 했단다. 이번 2권에서는 발톱 깎을 때 쪼꼬가 화를 덜 낸다고 했다. 사람이 하나하나 다른 것처럼 고양이도 하나하나 다르다. 쪼꼬는 있는 듯 없는 듯 지냈다. 쪼꼬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쪼꼬 혼자였다 해도 그런대로 잘 지냈겠지만. 포비는 채유리 식구한테 예쁨을 많이 받았다. 손님한테는 스스럼 없었다. 포비는 사람을 잘 따르는 개냥이구나. 포비가 조금 무서워하는 사람은 큰 남자다. 예전에 입양 간 곳에서 있었던 일 때문에 그렇게 된 건지도.
채유리는 어릴 때 가축이 있는 곳에서 살았지만, 그때는 동물복지는 생각하지 못했다. 어릴 때니 그랬겠다. 뽀또 짜구 쪼꼬 포비와 살게 되고는 채유리는 벌레 한마리도 함부로 죽이면 안 되겠다 했다. 채유리는 동물을 좋아하지만 싫어하는 것도 있었다. 그건 뱀이다. 채유리는 서른이 넘도록 뱀은 죽여도 된다고 생각했다. 뱀도 생물인데. 뱀이 무섭기는 하지. 그래도 죽이지는 못하겠다. 채유리는 자신이 뱀을 싫어하는 것처럼 세상에는 고양이를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한국사람은 고양이를 안 좋게 여기기도 했다. 이제는 많이 달라졌지만. 가끔 인터넷에서 동물을 학대한 기사를 보기도 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는지 모르겠다. 동물을 억지로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다. 동물을 괴롭히거나 죽이는 것도 안 된다. 지구는 사람만 사는 곳이 아니다. 지구는 동, 식물과 여러 생물이 함께 사는 곳이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