幻想郵便局 (講談社文庫) (文庫)
堀川 アサコ 지음 / 講談社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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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 우체국

호리카와 아사코

 

 

 

 

 

 

 몇달 전에 다른 책(나쓰메 소세키 책이었던 것 같다)을 보다가 이 작가 소설 《작은 아저씨》라는 제목이 보여서 그걸 사려고 호리카와 아사코로 찾아보니 이 책 《환상 우체국》이 보였다. 《작은 아저씨》는 샀지만 품절이어서 돈을 돌려받았다. 그건 작은 아저씨가 고양이랑 무슨 사건을 해결하는 것 같은데. 아직 호리카와 아사코 책은 한권도 한국말로 나오지 않았다. 이 책을 보니 왜 그랬는지 알 것 같기도 했다. 현실과 환상이 섞였지만 일본스런 것도 있다. 책을 보면서 그건 어떻게 쓰나 하는 생각을 했다. 안 쓸지도 모를 텐데. 이 ‘환상’이 들어간 건 시리즈인가 보다. 다른 거 찾아서 책소개를 보니 여기 나온 사람이 다음 책 《환상 영화관》에 나온다는 말이 쓰여 있었다. 다르면서 이어지기도 하는 걸지도.

 

 우체국은 편지 같은 우편물을 보내는 곳 아닌가. 내가 가끔 우체국에 가고 편지를 써서 《환상 우체국》을 보기로 했다. 아베 아즈사는 대학을 마치고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다. 부모는 아즈사한테 아즈사가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하지만. 아즈사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게 뭔지 잘 몰랐다. 학교에 낸 이력서 특기란에 아즈사는 ‘물건 찾기‘라 썼다. 그걸 보고 아즈사한테 일하러 오라고 한 곳은 이누야마 산 꼭대기에 있는 토텐(登天등천) 우체국이었다. 아즈사는 초등학생 때 이누야마 산에 소풍을 갔는데 그때 거기에는 우체국이 아닌 신사가 있었다. 세상은 빨리 바뀌고 높지 않은 산이라 해도 시간이 가면 바뀌기도 하겠지. 아즈사는 토텐 우체국이란 말을 듣고 보통 우체국을 생각하고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아르바이트 첫날 아즈사는 자전거를 타고 토텐 우체국에 가다 조금 탄 냄새가 나는 여자를 만나고, 그 사람도 토텐 우체국에 간다는 걸 알고 자전거 뒤에 태운다. 아즈사는 길을 잘못 들고 이제는 문을 닫은 휴게소가 있는 곳에 간다. 거기에는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다. 다행하게도 아즈사는 거기에서 토텐 우체국 국장 아카이를 만나고 함께 토텐 우체국으로 간다. 어쩐지 좀 이상하지 않은가. 토텐이라는 말을 보면 좀 알까. 한자는 登天등천 하늘로 올라간다는 뜻 아닌가. 아즈사는 아르바이트 첫날 만난 탄 냄새가 나는 여자가 유령이라는 걸 깨닫는다. 이름은 시마오카 마리코다. 토텐 우체국에는 아카이, 아오이, 오니즈카 그리고 토텐 네 사람이 일했다. 이 토텐은 나이 많은 사람으로 땅주인라 한다. 편지 배달 달인이라 했는데 토텐이 하는 건 편지를 태우는 거였다. 우체국 뒤는 넓은 꽃밭이고 이런저런 사람이 문을 지나가고 사라졌다.

 

 토텐 우체국은 이승과 저승 사이에 있는 곳으로 지옥1번지란다. 죽은 사람은 꽃밭문을 지나 저세상으로 간다. 토텐 우체국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았다. 토텐 우체국이 거기 올 사람을 정한단다. 죽으려던 사람이 꽃밭을 봤다는 말도 하는데, 토텐 우체국 뒤에 있는 그 꽃밭인가 보다. 아니 토텐 우체국 같은 곳은 더 있는 것 같다. 아즈사는 자기 특기인 물건 찾기 때문에 토텐 우체국에서 일하게 돼서 기뻐했지만, 첫날 이상해서 다음날 바로 그만두려 했다. 그런데 아즈사가 팩스를 보내려니 가지 않고 우체통도 사라졌다. 누군가 아즈사가 토텐 우체국에서 일하기를 바랐나 보다. 그건 토텐 우체국 사람 생각인가 했는데, 어쩌면 이누야마 히메 그러니까 이누야마 신사에 있던 신이 바란 건지도. 토텐 우체국 사람뿐 아니라 신사 신인 이누야마 히메는 목관에 쓰인 땅권리서를 찾아야 했다. 토텐 우체국을 지을 때 이누야마 신을 제대로 다른 데 모시지 않고 우체국을 지었나 보다. 이누야마 히메는 운석이 되었는데 사람들이 그걸 토텐 운석이라면서 박물관에 둔다. 그 시간이 열해 동안이었다. 박물관에서는 토텐 운석이 저주를 내린다고 여기고 부적으로 봉인해 두었다. 열해가 지난 지금 부적이 떨어지고 이누야마 히메는 박물관을 빠져나오고 토텐 우체국을 없애고 만다. 이건 좀 나중에 나오는데 벌써 말했구나. 이걸 보니 신은 힘이 세다는 느낌이 든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려 했던 아즈사는 팩스나 편지를 토텐 우체국에 보낼 수 없어서 아르바이트를 하기로 한다. 돈이 들어오기도 했다. 토텐 우체국에는 죽은 사람뿐 아니라 산 사람도 찾아왔다. 공덕 통장은 살았을 때도 만들 수 있는가 보다. 죽다 살아난 사람은 이 토텐 우체국을 알고 나중에 찾아왔다. 구스모토 그룹 사장 어머니 타마에는 이곳에 와서 자기 딸이 보낸 상자가 오지 않았느냐고 한다. 죽은 사람뿐 아니라 산 사람은 물건을 보낼 수 없었는데. 신기하게도 구스모토 그룹 사장 어머니가 찾던 상자가 나타났다. 거기에 태어나고 한번도 말하지도 걷지도 먹지도 못한 아유무가 여러 가지 물건을 담아두었다. 아유무는 죽은 뒤에는 말하고 걷고 먹기도 했다. 정말 살았을 때 아파도 죽으면 아프지 않을지. 구스모토 그룹 사장 어머니가 찾던 물건은 없고 상자만 있었지만 그것만으로도 좋게 여겼다. 그건 자기 뜻대로 살지 못한 딸이 죽었을 때 어머니가 물건을 태우고 남은 걸 넣어둔 상자였는데, 며느리가 그걸 딸 관에 넣어서 모두 재가 되었다. 아유무는 토텐 우체국에서 잠시 놀다가 저세상으로 떠났다.

 

 죽은 사람이 바로 떠나기도 하지만 공덕 통장 정리를 하기도 한다. 살았을 때도 하면 자신이 어떤 일을 했는지 알 텐데. 토텐 우체국에 아즈사가 중학생일 때 선생님도 찾아온다. 선생님은 아즈사를 보고 반갑게 여겼다. 아쉽게도 얼마 뒤 선생님은 죽는다. 선생님은 점심을 먹은 아즈사한테 자신이 기른 토마토를 먹으라고 한다. 선생님이 떠나고 그건 엽서가 된다. 자신이 저세상을 떠난다는 글이 적힌 엽서. 죽은 사람이 산 사람한테 자신이 세상을 떠난다는 엽서를 보내다니. 아즈사는 엽서로 받았지만 다른 사람은 꿈으로 꿨겠다. 죽은 사람이 보내는 편지는 산 사람한테 꿈으로 간다. 죽었지만 성불하지 못한 마리코(아즈가가 앞에서 만난 사람)는 누군가한테 죽임 당한 거였다. 그 사건 범인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아즈사가 범인 찾을 것 같지 않은가. 아즈사가 잘하는 건 물건 찾기지만. 범인 찾기도 그것과 다르지 않을 것 같다. 마리코를 죽인 범인을 알아내고 경찰이 붙잡자 마리코는 저세상으로 갔다. 성불했다고 해야겠지.

 

 앞에서 말했듯 아즈사는 목관에 쓰인 땅권리서도 찾아낸다. 하지만 그걸 이누야마 히메가 가지고 가고 토텐 우체국은 사라진다. 처음부터 없었던 것처럼. 토텐 우체국이 사라졌다고 죽은 사람이 저세상에 가지 못하지는 않았다. 다른 곳에도 토텐 우체국 같은 곳이 있었다. 이대로 끝나면 아쉽지 않나. 한해 뒤 아즈사는 이누야마 신사에 가다 길을 잃고 예전에 유령이 나온다고 한 곳에 생긴 토텐 우체국을 찾아낸다. 토텐 우체국이 아즈사가 오기를 바란 걸까, 아즈사 특기인 물건 찾기로 토텐 우체국을 찾은 걸까. 둘 다겠다. 어쩐지 아즈사는 지금 하는 일 그만두고 다시 토텐 우체국에서 일할 것 같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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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11-08 11: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죽은 사람이 보내는 편지는 산 사람에게 꿈으로 가는군요?
비슷한 내용의 드라마를 보니 죽은 사람이 산 사람에게 전화를 거니 산 사람의 꿈에서 죽은 사람의 모습과 목소리를 듣게 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허구일지라도 진짜 그럴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었어요^^
책은 제목처럼 환상이 현실과 뒤섞인 내용인가 봅니다. 범인 이야기도 나오니 스릴러도 공존하는군요?
책이 신기할 것 같네요.^^

희선 2022-11-16 00:42   좋아요 1 | URL
드라마에서는 전화를 하고 그게 산 사람 꿈에 나오는군요 어떤 소설에서는 죽은 사람을 만나기도 하는군요 그런 건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번 만난다거나 여러 가지 못하기도 하겠습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은 사는 곳이 다르니, 죽은 사람은 어딘가에 있을지... 그것도 산 사람이 생각한 거기는 하네요 그런 곳이 있는 것도 괜찮겠습니다 사람이 수명으로 또는 사고로 여러 가지로 죽기도 하는군요 사건으로 죽기도 하니, 그런 사람도 하나 나왔네요 스릴러도 있군요


희선

페넬로페 2022-11-08 19: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대학때 친구들과 편지 교환하다가 그동안 편지라는 것을 잊고 살았는데 요즘 편지를 서로 교환하는 친구가 생겼어요.
그래서 한 번씩 우체국에 가는데 환상 우체국, 넘 멋진 장소네요.
내용도 좋고요.
누군가에겐 절실히 다가올 것 같습니다^^

희선 2022-11-16 00:59   좋아요 2 | URL
요즘은 편지 쓰는 사람이 별로 없어서 편지가 뭐야 하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건 이제 태어나는 아이, 어린이... 편지 아주 없어지지 않아야 할 텐데... 쓰는 사람이 있다면 아주 사라지지 않겠지요 세상을 떠난 사람이 지나가고 거기에서 편지도 보낼 수 있다니 그게 산 사람한테 잘 전해져야 할 텐데... 꿈을 안 꾼다고 하는 사람은 어떻게 받을지 하는 생각이 지금 들었습니다 그런 사람도 한번쯤 꿈 꾸겠지요


희선

scott 2022-11-09 11:0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이작품 스토리 드라마로 제작 되면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꼬옥 영화 러브레터와 게이고 옹의 작품 비밀이 떠오르네요

환상 우체국이 있다면!
누구에게 어떤 편지를 받고 싶을지!
라는 상상을 해보니
문득 슬픔이 ㅠ.ㅠ

희선 2022-11-16 01:04   좋아요 1 | URL
영화나 드라마로 만들어도 괜찮겠네요 일본에서는 소설을 원작으로 잘 만들던데, 이 작가 거는 안 보이네요 제가 못 찾은 건지도 모르겠군요

세상을 떠난 사람이 꿈에 나오는 건 그 사람이 편지를 써설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도 괜찮겠습니다


희선

2022-11-10 21:08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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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 01:07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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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21:0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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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1 22:2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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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 01:11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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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5 00: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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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 01: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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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6 17:4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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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7 02:04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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