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리 1 - S코믹스 S코믹스
이시이 아스카 저자, 김현주 역자 / ㈜소미미디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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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 <세상의 소리>에 나온 섬 아오시마는 일본에 없구나. 처음에는 실제 그런 섬이 있는지 알았다. 일본에는 섬이 많으니, 내가 들어본 적 없는 섬이겠지 했다. 그렇다고 일본에 있는 섬을 다 아는 것도 아니다. 일본은 섬나라로 여러 큰 섬이 모여서 됐다고 했던 것 같다. 여름에는 무척 습할 것 같다. 한국도 여름엔 습하구나.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서겠다. 바다와 좀 먼 곳은 괜찮을까. 내가 사는 곳은 바다와 가깝다. 바다와 가까이 살아도 일부러 바다를 보러 가지는 않는다. 멋진 곳도 있겠지만 가까운 곳은 그저 그렇다. 바다 하면 서해보다는 동해나 남해가 좋을 것 같다. 서해도 괜찮은 곳 있을 텐데 왜 그렇게 생각하게 됐는지 모르겠다.

 

 책 제목이 ‘세상의 소리’인데, 이건 사람이 만들어 내는 소리는 아니다. 여기에는 처음 소리, 파도 소리, 번개 소리, 안개 소리, 벌레 소리 이렇게 다섯 가지가 담겼다. 다음 2권에도 여러 소리가 담겼겠다. 책은 두권으로 끝난다. 그리 길지 않은 이야기여서 다행이다. 만화는 아주 긴 이야기도 있지만 한두권으로 끝나는 이야기도 있다. 어쩌면 연재를 더 하지 못해서 두권으로 끝난 걸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만화가가 나오는 만화영화(원작은 만화)에서 만화가가 연재를 따내고 그게 오래 이어지지 않기도 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면 오래 연재를 하지만,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으면 연재를 더 못했다. 책이 두권이어서 다행이다 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소리는 공기가 떨리는 거던가. 공기가 없는 우주에서는 소리가 들리지 않겠다. 아무 소리도 없는 우주는 쓸쓸하겠다. 유즈키 타츠미는 네살이 조금 넘어서 떠난 섬, 아오시마에 선생님이 되어서 돌아온다. 부모가 다 일찍 세상을 떠나서 할아버지 할머니와 살았나 보다. 엄마가 준 목걸이 같은 건 이쿠리라고 하는데 타츠미는 이치에 맞지 않는 말을 들으면 그걸 만진다. 아오시마에 간 첫날부터 타츠미는 이상한 일을 만난다. 백로가 보였다. 타츠미는 어릴 때 살던 집에 또 살기로 했는데, 그 집에 있는 나무에도 백로가 있었다. 그 백로는 날개 한쪽이 없었다. 나무에 그림자가 져야 하는 부분이 빛나서 타츠미는 그걸 만져봤다. 그건 날개 모양이었는데 타츠미가 떼어내자 나무에서 떨어졌다. 그 날개는 한쪽 날개가 없던 백로 날개였나 보다. 날개를 떼었다 붙였다 할 수 있나. 백로가 날갯짓하자 바람이 불었다. 섬에 바람이 불지 않아서 더웠는데, 바람이 돌아왔다. 타츠미가 돌아와서였을지도.

 

 환상 같은 이야기다. 그 뒤 이야기도 현실과 환상이 섞였다. 아니 어쩌면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일지도 모르는데 우리는 놓치고 사는 걸지도. 요괴 이야기와는 다른 잔잔함이 느껴진다. 이 섬에는 타츠미가 어릴 때 알게 된 친구인 이치노세 하루도 있고 같은 선생이었다. 그렇게 다시 만나다니. 타츠미는 하루를 기억하지 못했지만. 타츠미가 맡은 학생은 중학교 1학년인 소우와 카츠키였다. 여기는 초, 중학교가 함께 있었다. 섬이고 학생이 많지 않으니 그렇겠지. 소우는 꽤 자유로워 보이고 바다에서 헤엄치는 걸 아주 좋아한다. 타츠미가 섬에 올 때 탄 배에서도 소우는 헤엄치려고 바다에 뛰어들었다. 타츠미는 소우 카츠키와 바다에서 헤엄쳤다. 그러다 투명한 가오리 같은 걸 만났다. 실제 물에 유리 현상이라는 게 나타나기도 할까. 물이 유리처럼 단단해서 위로 올라가지 못하면 숨을 쉴 수 없지 않나. 타츠미가 숨 쉬기 힘들어하자 백로가 나타나서 날개로 바람을 일으켜 물을 흐트렸다. 백로는 타츠미를 지켜주는 건가.

 

 아오시마에는 타츠미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았다. 섬을 떠나도 누군가 자신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다. 타츠미는 스즈 할머니가 소우와 카츠키한테 부탁한 걸 돕기로 한다. 폭포에서 둥글고 반짝이는 걸 찾아야 했다. 그건 대체 뭔가 했는데 번개 알을 부화시키는 거였다. 번개가 알에서 나오다니 신비한 이야기다. 안개가 짙은 날에는 혼자 다니면 길을 잃는다고 했다. ‘미혹의 안개’가 나타나면 거기 있는 사람은 사라진단다. 소우는 미혹의 안개를 찾는다고 학교에서 나갔다. 타츠미는 소우를 찾으러 갔다가 안개 속에서 고래를 만났다. 안개를 헤엄치는 고래라니. 곧 소우도 만났다. 소우가 어디론가 사라지지 않아서 다행이다.

 

 옛날에는 섬에 벌레 약이 없어서 횃불과 긴 깃발을 들고 큰북과 징을 울리고 밭을 돌고 무시오쿠리(벌레 보내기라 하면 될까)를 했다. 그 다음에 그걸 바닷가에서 태웠다. 불과 북과 징으로 벌레를 쫓았구나. 옛날에는 벌레가 배를 타고 다른 곳으로 갔다고 여겼다. 벌레가 여기에 살 수 없지만 어딘가 좋은 곳으로 가기를 바랐던가 보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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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2-01-24 01:1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소리를 담는 만화책이라니 흥미롭네요.

희선 2022-01-25 01:20   좋아요 1 | URL
소리지만 여러 가지를 보여줬군요 세상을 이루는 것들, 자연이네요 그런 게 내는 소리는 듣기에 편안하고 좋죠 그런 것도 상상하면서 봐야 하는데, 지금 생각하니 그러지 못한 듯합니다


희선

새파랑 2022-01-24 10:45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이오지마 섬이 생각나네요 ㅋ이오지마 전투에서 깃발 꼽는 사진도 떠오릅니다~!!
서해는 뻘이 많아서 동해에 비해 아름답다는 느낌이 덜한거 같아요~! 그래도 바다는 다 좋답니다 ㅎㅎ

희선 2022-01-25 01:25   좋아요 3 | URL
이오지마는 태평양 전쟁의 격전지였군요 그 부분은 잘 모르는... 미국이 거기에 깃발을 꽂았군요 전쟁은 일어나지 않아야 할 텐데... 이오지마를 찾아보니 탈레반이 비슷한 걸 했다는 기사가 나옵니다 서해 바다도 괜찮은 곳 있을 거예요 예전에 대천에 갔는데 거기 좋았습니다


희선

mini74 2022-01-24 17: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독특한 만화책이네요. 벌레를 쫓는 소리와 빛이라니.

희선 2022-01-25 01:27   좋아요 2 | URL
자연을 신비하게 나타낸 것 같습니다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할 텐데, 자연을 가만히 두지 않기도 하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