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 한지민 그리고 쓰다 누군가의 첫 책 2
한지민 지음 / KONG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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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가 있는 그림책은 아니예요. 그림집이라 하면 될까요. 그림뿐 아니라 글도 조금 있어요. 여기 담긴 그림을 그린 작가 이야기예요. 책 제목이 《혼잣말》인데 그림도 혼잣말 같은 느낌이 듭니다. 그림만 담기지 않아 다행일지도 모르겠네요. 그림만 있었다면 제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어요. 글이 있다 해도 할 말이 많은 건 아니예요. 여기까지 쓴 걸 보니 비슷한 말을 여러 번 한 것 같네요. 이렇게 쓰기까지도 시간 조금 걸렸어요. 책을 다 보고 무슨 말 쓰지 하고 가만히 앉아 있었어요. 조금 졸리기도 해서 눈 감기도 했어요. 그렇게 있다 뭔가 떠올린 건 아니예요. 아무것도 안 하다가 시작하면 어떻게든 끝나겠지 하고 썼습니다.

 

 그림 그리는 사람은 자기 그림집이 나오기를 바랄 것 같습니다. 그런 거 한번도 본 적 없지만. 그림만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그림만 담겨 있으면 아무것도 못 쓸 듯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책에 담긴 그림을 봤습니다. 사실 저는 그것만으로도 좋아요. 그림 보기 좋아하는 사람은 그 그림이 있는 곳에 가서 보고 싶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 보기 좋아하는 사람뿐 아니라 그림 그리는 사람도. 여기에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쓴 한지민도 그럴 것 같네요. 여기에는 미술관이라는 그림도 있어요. 그림 그리는 사람이 미술관에서 그림 보기 좋아하겠다는 건 그냥 떠올린 건데, 누구나 생각할 수 있을까요. 한지민은 미술관에 가면 그리고 싶은 걸 만나기도 한답니다. 저는 어디에 가면 쓸거리를 만날지. 어디에 가기보다 제 방에서 떠올리는 게 더 좋기는 해요.

 

 앞에서 작가 한지민은 어린시절 이야기를 해요. 한때 외갓집에서 외할머니와 살았나 봐요. 무슨 사정으로 그랬을지. 부모가 다 일해서 한지민을 돌봐줄 사람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한지민은 첫째딸이고 동생이 넷이고 막내가 남동생인가 봐요. 할아버지는 한지민 어머니가 아들을 낳지 못했다고 밥도 상 위에 올려두지 못하게 했답니다. 그건 대체 언제 얘길까요. 지금은 그런 일 없겠지요. 딸을 넷이나 낳은 건 아들을 낳으려고였나 봅니다. 그게 아니었을지도 모르겠지만, 예전에는 그런 사람 많았다고 들었습니다. 지금은 아들 딸 구별하지 않겠지요. 아니 그런 일 아주 없지 않을지도.

 

 어떤 예술이든 그것만 하고 먹고살기 힘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름이 아주 잘 알려진 몇 사람을 빼고는. 그림은 더 힘들겠지요. 한지민은 그림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반대해서 대학에서는 그림 공부 못했습니다. 그래도 한지민은 그림을 그만두지 않고 대학원에 들어갔나 봅니다. 어머니가 학비를 내주기도 했어요. 아버지는 차 사고로 세상을 떠났는데, 어머니는 아버지가 한지민이 그림 못하게 해서 미안하게 생각했다고 하고 돈을 줬어요. 아버지가 살아 있었다면 학비 내줬을 거다면서. 한지민은 아버지와 그림 문제로 사이가 멀어진 적도 있지만, 친하게 지낸 적도 있는 것 같아요.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셔서 한지민은 그걸 아쉽게 여겼어요. 아쉬움보다 슬픔이겠습니다. 이건 누구나 그러겠습니다. 사람 일은 모르니 그때그때 마음을 쓰면 좋을 텐데.

 

 책 제목은 ‘혼잣말’인데 ‘한사람’이라 해도 괜찮을 듯합니다. 아니면 ‘뒷모습’. 한사람이 아닌 두 사람을 그린 그림도 있군요. 그건 겨우 한점이에요. 뒷모습도 많아요. 뒷모습은 조금 쓸쓸해 보이기도 합니다. 누구든. 혼자가 아니고 누군가 함께 있다면 뒷모습도 덜 쓸쓸해 보일까요.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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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11-19 09:3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자기가 좋아하는 그림을 그리고 사는 삶은 쓸쓸함보다 행복함이 더 많지 않을까요? 이 책 쓰신 한지민이란 작가도 그럴듯해요. 방에 홀로 앉아 글을 쓰시는 희선님도 같이 떠올라서 미소짓게 하는 리뷰네요. ^^

희선 2021-11-23 00:22   좋아요 0 | URL
부모님이 반대했지만 나중에라도 그림을 공부했네요 그걸 좋아하니 했겠습니다 이렇게 책으로 내기도 했네요 책 만드는 강의를 듣고, 마지막이 이렇게 책을 내는 거였다고 합니다 이 책을 만든 출판사 대표가 그런 강의를 하더군요


희선

서니데이 2021-11-21 21: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작가 이름이 한지민이라서 처음에는 배우가 저자가 아닐까 생각했는데, 동명의 다른 분인것 같네요.
예술가로 성공하기 전에는 경제적인 문제가 있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잘읽었습니다. 희선님, 좋은 주말 보내세요.^^

희선 2021-11-23 00:24   좋아요 1 | URL
어떤 일이든 아주 잘되는 사람은 많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마다 자신이 하고 싶은대로 하지 않나 싶어요 뭐든 잘하는 사람은 아주 많으니... 저도 글 잘 쓰는 사람 아주 많은데 하면서도 유치한 글 씁니다

어제부터 춥네요 서니데이 님 감기 조심하세요


희선

2021-11-22 12: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1-23 00: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cott 2021-11-23 12: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그림책 독특하네요
뒷모습과 옆 모습을 포착한 그림
희선님 말씀처럼 혼잣말 하듯

자본주의 사회에서 창작은 결국 누군가 소유 하지 않으면 창작자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것 같습니다
작가님이 예술의 끈을 놓지 않고 이렇게 계속 그림을 그렸으면 좋겠네요

희선 2021-11-24 23:56   좋아요 1 | URL
잘 쓰지는 못해도 이렇게 써서 이 책을 조금 알렸네요 정말 그렇다면 좋을 텐데... 자신이 그린 그림을 이렇게 책으로 내서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른 것보다 그림은 팔아야 하는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림을 사는 사람이 아주 없지 않겠지만, 그림을 다른 걸로 생각하게 된 것 같기도 해서 아쉽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나 싶기도 하네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