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견일기 2 노견일기 2
정우열 지음 / 동그람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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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번째 책을 보고 몇달이 흘렀다. 풋코는 지금 어떻게 지낼까. 책은 세번째까지 나왔는데(네번째도 나왔다). 곧 세번째도 볼 거다. 처음에 정우열은 풋코와 산책하다가 다른 개를 떠올렸다. 그건 예전에 죽은 소리였다. 정우열은 한해에 한번 소리가 나타나 풋코와 셋이 산책하고 싶다고 한다. 소리가 떠나고 다섯해가 흘렀나 보다. 다섯해가 흘러도 여전히 소리를 생각하는구나. 다른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동물은 사람보다 먼저 떠난다. 어렸을 때는 그런 거 잘 몰랐던 것 같다. 아이는 그저 개나 고양이 같은 동물이 귀여워서 기르고 싶어한다. 함께 살다보면 책임져야 할 일이 많다는 걸 알겠지. 그것보다 동물이 사람한테 주는 게 더 클 것 같다.

 

 사람이 열여섯해 사는 것과 개가 열여섯해 사는 건 다르다. 개는 늙는다는 거 정말 모를까. 아주 모르지 않을 것 같은데. 이 생각은 만화를 봐설지도 모르겠다. 만화에 나오는 동물은 사람 같다. 사람이 생각하고 그린 거니 그렇구나. 만화에는 나이든 동물 어린 동물이 나온다. 그런 것도 재미있기는 하다. 사람과 살기 전에 개는 어땠을까. 그러고 보니 언젠가 동물도 서로 돕고 산다는 말 봤다. 몸이 약하거나 어딘가 안 좋은 동물을 다른 동물이 도와줬다. 그게 어떤 동물이었는지는 잊어버렸다. 개였는지 늑대였는지. 종을 넘어 어미가 다른 동물 새끼를 보살핀 적도 있구나. 어미가 아니고 아비일 때도 있었을지. 초식동물은 무리지어 육식동물 위험을 피하기도 한다. 오래전에 개는 사냥하기도 했구나. 그런 습성이 많이 남은 개는 사납다.

 

 풋코는 나이 들어선지 얌전했는데. 정우열이 풋코를 다른 사람한테 잠시 맡겨뒀다 데리러 갔더니 짖었다. 그전까지 짖지 않다가 처음 짖었다고 한다. 풋코는 정우열이 반가워서 짖었을까. 왜 나를 여기 두고 간 거야 한 걸까. 지금은 풋코가 자주 짖지 않아도 예전에는 많이 짖었나 보다. 풋코를 맡은 사람이 정우열한테 전화해서 풋코를 데려가라 한 적도 있다. 정우열은 풋코가 예전과 달라져서 아쉬워했다. 하루는 정우열이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도 풋코가 일어나지 않았다. 고양이와 강아지는 아주 많이 잘 텐데. 정우열은 풋코가 일어나지 않아서 깜짝 놀랐다. 죽은 거 아닌가 하고. 그날 풋코는 조금 기분 안 좋은 듯 일어났다. 개도 자다가 죽기도 할까. 그러면 개를 떠나 보내는 사람 마음이 좀 나을 텐데. 동물 마지막 모습 지켜보기 쉽지 않을 거다.

 

 여름이 갈 때였나. 그날을 정우열은 좋은 날이다 했다. 무슨 날이었느냐 하면 해수욕장 문 닫는 날이었다. 해수욕장을 열 때는 개는 거기에 못 가는가 보다. 바다가 해수욕장에만 있는 건 아니지만. 정우열은 바닷가에서 쓰레기를 보고 사람이 더 바닷가를 나쁘게 만든다고 했다. 그건 맞는 말이다. 동물보다 사람이 자연을 더 망친다. 개털도 많이 날리겠지. 정우열이 다 마른 옷을 쌓아둔 곳에 풋코가 앉아서 털이 묻었다. 정우열은 옷에 묻은 털을 없애면서 이번이 마지막은 아니겠지 한다. 마지막엔 풋코가 묻힌 털을 그대로 둘 생각인가 보다. 풋코가 갈 날을 생각하면 슬프겠다. 풋코 이야기를 이렇게 남겨둬서 나중에 보면 괜찮겠다. 아니 바로는 보기 힘들지도. 시간이 흐른 뒤에 풋코를 그리워하면 되겠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풋코와 지내는 하루하루는 소중하겠다. 풋코가 새끼였을 때는 생각하지 못했겠지. 풋코가 많이 아프지 않고 가기를 바란다. 아직은 잘 지내겠지. 풋코야, 좀 더 잘 지내.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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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21-04-15 0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반려동물을 기르면서 사람보다 빨리 늙고 죽음을 맞는 걸 보는건 너무 슬플것 같아요. 집에 금붕어도 기르다가 죽으니까 안타깝던데 말이죠.

희선 2021-04-15 00:49   좋아요 0 | URL
금붕어도 꽤 오래 산다고 들은 것 같아요 오랜 시간 함께 한 게 시간이 흐르고 세상을 떠나면 무척 슬플 거예요 그런 시간이 오지 않기를 바라기도 하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