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 우연한 사랑, 필연적 죽음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
박이서 등 16명 지음 / 푸른약국 / 2020년 5월
평점 :
절판


 

 

  

 

 

 

 서울 어딘가에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이라는 책방이 있고 그걸 줄여서 아독방이라 한다. 그 책방은 약국 안에 있단다. 약국과 책방 어쩐지 별난 조합이다. 약국 하는 사람이 책을 좋아해서 책방을 들였을지, 책방을 하고 싶다는 누군가 약국 한쪽을 빌려달라고 했을지. 찾아보면 그런 말 나올까. 어떤 소설에서는 마음 아픈 사람한테 책을 처방해주지 않던가. 약국과 책방 아주 동떨어지지 않았구나. 책방에서 책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고 남다르게 했다. 글 쓴 사람 이름을 다른 이름으로 썼다. 여기에 누가 참여했는지 찾아보면 나올까. 한사람은 아는데 다른 사람은 잘 모르겠다. 글을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조금 있는데 맞을지, 안 맞을지. 틀릴지도 모르니 말 안 할까 한다. 그런 거 꼭 맞혀야 하는 건 아니다. 그저 이야기를 만나면 된다. 그 가운데 마음에 드는 게 있으면 괜찮겠지. 시와 에세이도 나왔다고 한다.

 

 소설 봤으면 소설이 어떤지 쓰기는 해야 할 텐데 무슨 말 하면 좋을지 모르겠다. 책방은 아직 독립하지 못했지만 소설은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다. 이 안에 책방과 약국이 나오는 이야기는 없다. 난 약국에 거의 안 간다. 약 먹을 일이 없어서. 아파도 약 안 먹고 저절로 가라앉기를 기다린다. 약 안 먹어도 낫는 거여서 그렇구나. 약 많이 먹는다고 좋을 건 없다. 푸른약국에 가면 약보다 책을 사는 사람이 많은 거 아닐까. 약국은 약을 못 팔고 아독방은 독립해서 약국을 나오고 책방 이름이 바뀔지. 그때는 이 책 제목처럼 이제 막 독립한 책방이 될지. 별걸 다 생각했구나. 약국 안에 책방이 있다는 게 남다르니 굳이 독립 안 해도 괜찮겠다. 독립하면 ‘아독방’이라 할 수 없잖아.

 

 

 

 

 

약국 안 책방

 

 

 

 

 약국 한쪽에 자리잡은 책방 이름은 아독방, 아직 독립 못한 책방이었다. 거기에는 책이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약국 안에 책방이 있다니’ 하고 신기하게 여기고 들르는 사람이 많았다. 아독방에는 잘 알려진 책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책이 많았다. 사람들은 다른 책방과 다르다면서 좋아했다.

 

 책방 소문을 들은 여러 작가가 아독방에 들르고 책을 만들면 어떨까 한다. 이름이 알려진 작가 신인 작가 아직 작가란 이름을 얻지 못한 사람이 이름을 가리고 소설 시와 에세이를 쓰기로 했다. 출판사는 푸른약국으로 정했다.

 

 아독방 이야기는 인터넷에 퍼지고 많은 사람이 아독방에 찾아오고 책을 사 갔다. 아독방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은 여러 작가가 이름을 가리고 쓴 《이제 막 독립한 이야기》였다. 사람들은 누가 어떤 글을 썼는지 생각하기도 했다.

 

 약국은 약국대로 책방은 책방대로 자기 할 일을 했다. 두 곳은 몸과 마음이 아프면 낫게 해주고 때로는 비타민이나 영양제도 주었다. 약국은 좀 아쉬웠다. 지금까지 책방이 약국 안에 있었는데, 이대로 가다가는 책방 안 약국이 될 것 같았다. 그래도 약국은 사람들이 독한 약보다 부작용 덜한 책을 보는 게 낫겠다 여겼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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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책읽기 2021-03-19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약국 안 책방. 이 조합 멋져요. 약과 책. 몸과 마음 치료제. 책 표지 넘 이뻐요. 희선님 리뷰도 님만의 특색이 가득합니다 ㅋ

희선 2021-03-20 23:30   좋아요 0 | URL
어쩐지 약국에 갔다가 약은 안 사고 책을 사는 사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기도 합니다 실제 어떨지... 2021년 1월에도 책이 나왔더군요

행복한책읽기 님 남은 주말 편안하게 보내세요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