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에 잠든 물고기 나남문학번역선 20
가쿠타 미츠요 지음, 권인옥.김경림 옮김 / 나남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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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건 아닐까 하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책을 봤는데 큰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어쩐지 다행스러웠다. 1999년에 일본에서 ‘수험 살인’이라고 하는 어린이를 죽인 사건을 모티브로 했다는데 소설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 1999년에 일어난 일이어서 1997년부터 이야기했구나. 실제로 있었을지도 모를 사람들 이야기다. 아니 지금도 이런 엄마들 있겠다. 한국은 어떨까. 난 초등학교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와 지금은 많이 다르다. 한국에도 들어가기 어려운 초등학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좋다고 소문난 초등학교에 보내려고 이사하는 사람도 있겠다. 어떤 작가 어머니가 그랬다고 한 걸 들었는데, 그건 꽤 옛날이었다. 한국도 교육열이 무척 높다. 힘든 건 아이들이구나. 모든 아이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어릴 때부터 이런저런 학원에 다니는 아이들 안됐다.

 

 일본은 유치원에 들어가는 것부터 쉽지 않다.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갈 수 있는 곳도 있다. 일관교육이라 하던데. 유치원에 들어가면 대학까지 갈 수 있을지. 중간에 점수가 안 좋으면 갈 수 없을지 그건 모르겠다. 유치원에서 떨어지면 초등학교, 초등학교가 안 되면 중학교 중학교가 안 되면 고등학교 때 일관교육에 가는 사람도 있을 듯하다. 고등학교와 대학은 잘 모르겠다. 거기 다니는 사람만 줄곧 다니는 건 아닐 것 같다. 거기 다니다 다른 데 가고 싶은 사람도 있을 테니. 일본뿐 아니라 한국도 입시에 마음 많이 쓰는 건 돈있는 사람 아닐까. 돈없는 사람은 아이를 내버려둘 듯하다.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등록금 비싼 학교에 다니고 싶어할지도 모르겠다. 시험을 보고 들어가는 사립 초등학교 돈 많이 든다. 초등학교는 돈 안 내는 거 아니던가. 그건 공립학교일 뿐인가. 중, 고등학교 때 수업료 냈다. 그게 그렇게 비싸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그때는 부담스러운 돈이었을까. 지금은 그때보다 많이 올랐겠다.

 

 처음에는 서로 몰랐던 다섯 사람이 아이 유치원 같은 산부인과 같은 맨션이어서 알게 된다. 사람은 몇 사람만 건너면 다 아는 사이라고 한다. 아이가 같은 유치원에 다녀서 엄마 친구가 된 요코 치카 히토미 세 사람과 산부인과에서 만난 젊은 엄마 마유코는 알게 된다. 비싼 맨션에 살게 된 마유코는 같은 맨션에 사는 에다 가오리를 부러워한다. 부자여서. 언젠가 라디오 방송에서 들으니 아이가 친하게 돼서 엄마도 친해졌는데, 아이 사이가 나빠지니 엄마 사이도 어쩐지 어색해졌다고 한다.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엄마 친구도 그럴까. 아이가 나이가 같으면 견주겠지. 다른 아이는 뭐든 잘하는데 왜 우리 아이는 못할까 하고. 마유코 요코 치카 히토미 네 사람은 사이가 좋았는데 아이 초등학교 입시를 생각하게 되면서 관계에 조금씩 금이 간다. 치카는 요코 히토미와 다른 에다 가오리와 친해지고 싶다 했는데 나중에는 가오리보다 아들을 사립초등학교에 보내는 것에만 마음 쓴다.

 

 요코 히토미 치카는 처음에는 아이 공부에 그리 관심없다 했는데 둘레에서 그런 말을 들으니 자신이 잘못하는 건 아닌가 한다. 아이한테 공부시키는 건 아이를 위해선지 자신을 위해선지 모르겠다. 공부는 아이가 하는 건데 왜 엄마가 걱정하는 건지. 난 이해할 수 없었다. 공부는 하고 싶어야 하는 거지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다. 누군가는 부모가 자신한테 공부하라고 안 해서 부모를 원망할지도 모르겠지만, 누군가는 부모가 자신을 자유롭게 놔둬서 좋았다고 할 것 같다. 사람마다 다르겠지. 아이한테 입시 공부시키는 엄마는 다른 사람이 해서 자신도 하는 듯했다. 그래서 친구가 될 수 없는 걸까. 시험을 보고 자기 아이는 떨어지고 다른 아이는 붙을까 봐. 혼자만 좋은 곳에 다닌다고 생각하기도 했다. 입시는 초등학교로 끝나지 않는다.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이어진다. 히토미는 그때그때 엄마 친구를 사귀면 되지 한다. 그런 친구 꼭 사귀어야 할까.

 

 엄마는 왜 아이 공부에 그렇게 마음을 쓸까. 그것보다 자신한테 마음을 쓰면 좋을 텐데. 아이가 어릴 때는 뭐든 혼자 하기 어려우니 도와줘도 조금 자라면 혼자 하게 하는 게 괜찮지 않을까. 공부보다 아이가 하고 싶은 걸 찾도록 도와주면 더 낫겠다. 일본 엄마나 한국 엄마나 아이하고 거리 조절을 잘 못하는 듯하다. 아이가 자라고 집을 떠나면 쓸쓸하게 여기겠지. 다른 사람과 자신을 견주지 않고, 아이하고도 아이는 아이 자신은 자신이다 생각하면 좋겠다. 엄마는 엄마기 전에 사람이다. 엄마가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니지만 지나치면 안 좋을 거다.

 

 한때는 만나서 좋다고 생각한 사람들은 이제 모르는 사람처럼 산다. 앞으로 괜찮을 것 같은 사람도 있고 여전히 마음에 문제가 있는 사람도 있다. 아이랑 상관없이 친구가 됐다면 나았을 텐데. 같은 유치원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 부모는 친구가 되기 어려울지도. 모두가 그런 건 아니겠지. 부모가 아이한테 공부만 하라고 하지 않기를 바란다.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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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0-02-15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이 생각만 하며 살지 않았어요. ㅋ 안 그랬다면 블로거가 될 수 없었겠지요.
자신의 행복이 자식들의 성적표에 좌우되는 학부모를 많이 봤어요. 그들의 희생과 헌신은 놀라울 정도예요.
우리 애들과 얘기를 나눠 보니 그런 어머니는 싫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전 좀 편하게 살았어요. 살림하랴 돈 버느랴 정신없이 살았긴 했지만...

희선 2020-02-16 02:14   좋아요 0 | URL
엄마가 즐겁게 살아야 아이도 즐거울 테죠 자기 일은 뒤로 미루고 아이만 생각하면 아이는 숨막히지 않을까 싶기도 해요 그렇다고 아주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아이는 그것대로 섭섭하게 여길 테니, 아이가 느낄 수 있게 마음을 써준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렇게 말하기는 쉽지만 그렇게 하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엄마라고 처음부터 아이한테 욕심을 가지지 않기 어렵겠습니다 부모도 아이와 자라야 하겠지요 그게 더 좋을 텐데...

지금은 일하는 엄마도 많군요 일한다고 아이한테 아주 많이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아이한테만 마음을 쏟으면 그걸 더 안 좋아할 테니... 이렇게 생각하니 페크 님은 잘하셨네요

어떤 책에서 보니 일하는 엄마가 딸한테 ‘일 안하고 너하고 같이 있을까’ 하니, 그러지 마라 하더군요 딸은 엄마가 일하는 게 좋다고 했어요 엄마가 좋아하는 게 뭔지 아는 아이였죠 그건 그냥 되는 건 아니기는 하겠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