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요괴는 없겠지. 그래도 책속에는 우리가 사는 세상 우츠시요와 요괴가 사는 카쿠리요가 있기도 하다. 두 곳이 아닌 다른 세계도 있다고 한다. 그런 곳에는 갈 수 없겠지만. 요괴가 사는 곳도 마찬가진가. 원작은 소설(유마 미도리)이지만 내가 본 건 만화영화다. <카쿠리요의 여관밥 かくりよの宿飯>이라는. 요괴가 나와서 조금 관심을 가졌는데 나름대로 재미있다. 소설도 한국에 나온 듯하다.

 

 츠바키 아오이는 많은 사람과 다르게 요괴가 보인다. 하지만 아오이 엄마는 요괴를 보는 아오이를 안 좋게 여기고 아오이가 어릴 때 집을 나갔다. 집에 혼자 있던 아오이는 굶어죽기 전까지 갔는데, 요괴가 아오이한테 먹을 걸 주었다. 그래선지 아오이는 요괴를 그렇게 무서워하지 않았다. 그 뒤 아오이는 시설에 가는데 할아버지가 거둔다.

 

 시간이 흐르고 아오이는 어른이 되었다(대학생). 어느 날 아오이는 걷다가 도깨비 가면을 쓴 요괴가 배고프다고 하는 말을 듣고 먹을거리를 준다. 아오이는 자신이 배고팠던 적이 있어서 요괴가 배고프다고 하는 걸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요괴를 만난 곳에 가니 보자기에 싸인 그릇과 예쁜 비녀가 있었다. 아오이가 보자기를 풀자 아오이는 요괴가 사는 카쿠리요에 가게 된다. 우츠시요와 카쿠리요가 있지만 두 곳을 오가는 사람(아오이 할아버지)과 요괴도 있다.

 

 요괴들에 둘러싸인 아오이한테 도깨비 가면을 썼던 요괴가 말한다. 아오이가 자신의 신부라고. 아오이가 그렇게 카쿠리요에 가게 된 건 아오이를 기른 할아버지가 빚을 져서다. 도깨비 가면을 쓴 요괴는 카쿠리요에 있는 여관 텐진야(天神屋) 큰주인으로 아오이 할아버지와 그런 약속을 했다. 빚대신 아오이를 신부로 맞겠다고. 아오이 할아버지는 얼마전에 세상을 떠났다. 갑자기 요괴 신부가 되어야 한다니. 아오이는 그걸 받아들일 수 없었다. 아오이는 큰주인한테 텐진야에서 일해서 빚을 갚겠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아오이가 그렇게 될 걸 알고 아오이한테 요괴 입맛에 맞는 음식 만드는 법을 가르친 건지도 모르겠다. 아오이는 텐진야 별채에서 음식점을 하기로 한다. 이름은 ‘유가오’ 저녁에 문을 열어서 저녁 얼굴이다.

 

 

 

 

 

 

 

 

 처음부터 아오이를 돕는 요괴(구미 긴지, 텐진야에서는 젊은주인)도 있지만 아오이를 시샘하고 미워하는 요괴도 있다. 큰주인을 좋아하는 요괴가. 큰주인 이름은 나오지 않고 큰주인이라고만 한다. 텐진야에서 일하는 요괴는 거의 아오이를 좋아하지 않았는데, 아오이가 해준 음식을 먹고 마음이 바뀐다. 아오이는 아픈 요괴를 돌보고 힘이 나는 먹을거리를 만들어주었다. 아오이는 음식으로 응어리진 요괴 마음을 풀게 하고 힘도 나게 한다.

 

 지금까지 아오이는 어떻게 지냈을까. 할아버지하고 둘이 조용하게 살지 않았을까. 할아버지는 왜 아오이를 요괴한테 빚대신 주겠다고 한 건지(빚 담보였던가. 어쩌면 큰주인이어설지도. 아오이 스스로 목숨을 지킬 수 있게 음식 만들기를 가르쳤지만, 아오이 힘만으로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생각한 건 아닐까). 그런 게 나올지 모르겠지만, 아오이는 요괴가 사는 카쿠리요에서 잘 해 나간다. 요괴하고도 잘 지내고. 큰주인 신부는 되지 않겠다고 했지만, 좋아하게 될지도. 큰주인은 아오이한테 마음을 많이 쓴다. 다른 요괴도 그렇지만.

 

 이야기를 끝까지 못 보겠지만, 앞으로 아오이가 여러 가지 일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지금까지도 그랬다. 거기에는 먹을거리가 있다. 이걸 보면서 음식 잘 만드는 사람 조금 부러웠다. 먹을거리는 닫힌 마음을 열게 하는 것 같기도 하다.

 

 

 

*더하는 말

 

かくりよの宿飯 카쿠리요의 여관밥(책)

http://kakuriyo-anime.com/book/

 

 

 

かくりよの宿飯 九 あやかしお宿のお弁当をあなたに

카쿠리요의 여관밥 9  요괴 여관 도시락을 당신에게

(https://www.kadokawa.co.jp/product/321712000851/)

 

 

 이달 15일에 9권이 나왔다. 이런 소설(라이트 노벨)도 참 길다. 보고 싶은 마음이 조금 들었는데, 4, 5, 6, 8권은 다 떨어지다니. 8권은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처음 찍은 게 다 팔렸나 보다. 만화영화 다음은 6권부터인 듯하다. 6, 7, 8권 건너뛰고 바로 9권이 보고 싶기도.

 

 

 

 

 

 

 

 

 《카쿠리요의 여관밥 9》가 나온 곳을 보고 밑으로 내렸더니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도(토)비라코와 신기한 손님들~ ビブリア古書堂の事件手帖 ~扉子と不思議な客人たち~》(미카미 엔)이 보였다. 그걸 보고 지난달에 책이 나왔다는 걸 알았다. 그럴 수가. 이 책은 7권으로 다 끝나서 거의 생각도 안 했는데, 예전에 영화 만든다는 말만 봤다. 이건 시간이 조금 흐른 뒤 이야기다. 도비라코는 시오리코와 고우라 딸이겠지. 두 사람이 결혼하고 시오리코와 닮은 딸까지 생겼다니.

 

 

 

희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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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10-17 15: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런 작품이 있었군요.
그림이 예술이군요. 재밌겠습니다.^^

희선 2018-10-19 00:59   좋아요 0 | URL
만화영화 재미있어요 제목만 알았을 때는 뭔가 했는데 봤더니 괜찮더군요 소설을 보고 캐릭터를 생각하고 그리는 사람 대단해요 원작은 소설이고 소설 그림을 바탕으로 만화나 만화영화 캐릭터도 만든 게 아닌가 싶습니다


희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