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고 불편한 빅데이터의 진실

대량살상수학무기 - 어떻게 빅데이터는 불평등을 확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
캐시 오닐 지음, 김정혜 옮김 / 흐름출판 / 2017년 9월

  어느 순간 빅데이터가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빅데이터'라는 키워드가 제목에 적힌 책들을 접한게 불과 2~3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생활 속 깊숙한 곳에서 우리 일상에 함께하는 듯하다. 분명 여러 곳에서 활용되며 우리 생활에 유익한 도움을 주고 있다고 알고 있던 빅데이터. 표지 상단에 '어떻게 빅데이터는 불평등을 확산하고 민주주의를 위협하는가'라는 문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제목은 왜 '대량살상 수학무기'인지도 궁금했다. 읽기 전부터 흥미를 자극하는 책에 유발 하라리의 추천 문구는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을 예측은 하게 된다.

  빅데이터로 생활이 편리해진 부분이 분명이 있다. 하지만 서문을 읽기만 해도 빅테이터의 알고리즘을 알지 못하는 이들에게 빅데이터는 위협적인 존재가 됨을 알 수 있다. 저자가 왜 '대량살상수학무기(WMD)'라 부르는지에 대해 서문을 통해 감을 잡아간다. 어느 순간 우리의 일상은 노출이 되고 있고, 그것을 분석되어 다시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의식하지 않는 사이 공개되고 분석되는 일상 좋은 점도 있으나 불편함을 겪게 되는 일도 늘어나고 있다.

  무엇이 과연 공정인지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된다. 빅데이터가 만들어 내는 '표준'이 과연 객관적이며 옳은 것인지와 그에 따른 결과가 과연 옳은지 의문이 든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그런 의문은 커져간다. 효율성이라는 명목하에 많은 불공정이 이뤄지는 현실은 뭘까? 모형의 문제도 '빈익빈 부익부'와 연결이 되어 있고, 그런 모형들 때문에 양극화만 더 심화 되는 게 아닌지 생각을 해보게 된다.

  WMD도 모형 선정에 따라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저자는 조종이 아닌 도움을 주기 위해  분류하는 경우를 그에 둔다. 빅데이터가 사람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사용되면 WMD도 사라질 수 있다. 분명 빅데이터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공익적인 부분에서는 보다 신중한 빅데이터 활용이 WMD를 방지하는 일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분명 이를 만들어 활용하는 이들은 그 문제나 오류에 대해 알고 있을 것이다.

  보다 나은 삶을 위해 빅데이터를 활요하는 것은 옳은 일이다. 그 나은 삶을 일부가 아닌 모두가 살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을 해본다. WMD가 반복되는 사회는 사람 사이의 따뜻함 보다 차가운 데이터가 지배하는 삶은 아닐까? 영화에서 종종 보게 되는 감성을 배제한 이성의 사회가 행복과 거리가 멀고, 독재와 그 모습이 유사함을 떠올리며 빅데이터에 온기를 담아야 하지 않나 생각을 해본다.

  이 책은 빅데이터 업계 종사하는 이들과 빅데이터를 잘 모르는 이들이 읽어야 할 책이다. 아는 이들은 자신의 일이 WMD를 만들어 가지 않도록 경계하는 의미에서, 모르는 이들은 WMD의 피해자가 되지 않도록 알고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편리성을 위해 시작되지만 그 의미가 변질이 되는 일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편리성 때문에 피해자를 생산하는 빅데이터는 없느니만 못하지 않을까? 보다 착한 빅데이터로 WMD 양산을 줄여가길 바라며 흥미로웠던 독서를 마무리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