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들의 정원 - 시가 되고 이야기가 된 19개의 시크릿 가든 정원 시리즈
재키 베넷 지음, 김명신 옮김, 리처드 핸슨 사진 / 샘터사 / 2015년 6월
평점 :
품절


 정원. 정원이 없는 곳에서 자랐으나 화초를 좋아하시는 부모님 덕에 많은 화분들에 피는 꽃들을 봐왔고, 지금도 보고 있다. 서울이라는 삭막할 것 같은 공간 속에서 내 어린 시절은 시골처럼 자랐다. 집 근처를 지나는 철길과 샛강 때문에 어린 시절 서울임에도 도시와 공존하는 자연 속에서 커왔다.

  아직도 기억나는 땅강아지, 물방개, 달팽이를 잡던 기억과 철길 옆 풀밭에서 전쟁놀이를 하던 기억, 지금은 생태 공원이 된 샛강 주변의 풀숲에서 다양한 곤충들을 잡으러 다니던 기억이 떠오른다. 

  책을 읽으며 작가들에게 영향을 준 정원의 모습들에 놀랍기도 하지만 꼭 정원이 아니라도 어린 시절 뛰놀던 서울의 자연 환경이 그립다. 위험했음에도 뛰놀기 바빴던 그러나 지금 자라는 아이들에게 그러한 환경을 서울에서 찾아보기 쉽지 않음은 아쉬운 일이다. 아직 미혼이나 후일 내 아이들 또한 그런 추억을 가질 수 있길 바라는 욕심이 생기나 그런 환경으로의 이사는 생각하진 못했다. 후일 생각을 해보게 되지 않을까?

  과거에 비해 식물들에 대한 친절한 설명이 준비 되어 있지만 뛰노는 곳이라기 보다는 교육을 위한 장소라는 생각이 든다. 많이 아는 것이 있진 않지만 그래도 어린 시절 알았던 꽃들이나 식물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기억을 하게 되는 것은 추억이라는 메모리에 함께 저장되어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가들의 흔적이 간접, 혹은 직접적으로 남게 된 일화들도 인상적이었다. 아마 내 경우라면 그 일에 흥미를 느낀다면 적극적인 관리를 아니라면 방치를 하거나 간혹 물이나 줄 것이다.

  각각의 작가와 그 정원을 소개하며 어떻게 그곳에서의 일화 및 정원과 관련된 작품 등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고, 마지막 부분에는 '그 작가 그 장소 그 작품'이 소개된다. 해당 정원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후 작가의 저작을 만나면 또 다른 느낌을 받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으며 정원에 대한 부러움도 있지만 문화적 차이는 느끼게 된다. 오히려 정원보다 앞서 말한 어린 시절 내 추억의 조각이 내 글이나 내가 만들 작품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생각은 하게 된다.

  내가 접한 작품의 작가들도 있었지만 접해보지 못한 작가가 더 많았던 시간이라 보다 아쉬웠다. 소개된 작가들의 해당 작품을 모두 읽었더라면 와닿는 느낌이 달랐을지도 모르겠다.

  무더운 여름, 책을 읽으며 보는 사진 속의 풍경에 들어가 쉬고 싶다는 느낌을 받으며 읽은 책 『작가들의 정원』. 비록 책에서 만나는 곳과 같은 정원을 마주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러나 또 다른 내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공간을 만나 그 속에서 자연을 느끼며 사색을 할 수 있는 여유를 얻을 날을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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