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서광원 지음 / 김영사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서광원 저자의 『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는 한번
읽어보고 싶었던 책이었기에 시간을 두고 읽으려 했다.
'살아 있는 것들이 가진 전략' 그동안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 저자는 시선을 두고 그들의 생존 전략이 어떠한 것이었기에 그렇게 생존을 하고 있는지를 책을 통해 이야기 한다.
파트 1 '이 정도면 됐다, 하는 순간'에는 생태계의 다양한
예들을 들며 우리의 생활과 비교를 해가며 예를 드는데 정말 평범하게 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속도는 방향을 전제로 한다'는 부분에서는 나 또한 그곳에
해당하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분명 과거와 현재의 나는 변했다. 신앙생활 때문에 따로 연락을 하지 않고 지내게 된 사람들도 생기고, 자주 보는
이들과의 연락이 꾸준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당한 대우'를 받아왔으나 그로 인해 보지 못하던 것들 또한 있었고,
경제적인 활동 부분에 있어서는 제대로 이룬 것이 없게 되어 버리는 것이다.
그 자리에서 벗어나 그 곳을 보게 되면서 무엇이 문제였고,
무슨 문제가 있는지를 말해줄 수 있지만 전에는 '눈에 보이는 것만 생각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잊어버리고 살았다면 이제는 그것들을 떨어져 볼 수
있게 됐으니 말이다.
방향이 없으면 방황하게 된다.
(p.105)
파트 2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들은'에서는 욕심과
삶의 안주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해보며 그와 관련하여 나오는 거미줄의 이야기는 인상적이다. 자신의 터전을 흔들어 필요 없는 것을 털어내고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것. 간혹 우리는 안정화 된 삶 때문에 그냥 안주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부분은 파트 1에서 나왔던 '이 정도면 됐다'를 다시금
떠올리게 한다. 그와 관련된 이문재 시인의 시「거미줄은」 적절한 인용이자 생각을 하게 만드는 글이다.
팽팽하지 않은 기다림은 벌써
그 기다림에 진 것,
져버리고 만
것.
-이문재, 「거미줄」中
거미줄 외에도 이 부분에서는 문제점을 파악하기 위한
방법으로 거미처럼 자신이 속한 곳을 흔들어 보는 이들이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것에 대한 중요한 말이 나온다.
흔들리지 않으려면 먼저 흔들어야
한다.(p.139)
그동안 특이한 풍습이라 생각했던 과거 에스키모인이나
사막의 부족들의 외부 여행자에게 부인과의 동침을 권하는 것 또한 그들만의 생존 전략이었다니...더 문명화 되어 있다던 유럽 귀족들의 근친혼은
유전병을 생기게 했다면 문명화 되지 못했다고 했던 그들에게는 자연을 생존 지혜가 있었다는 것을 이 책이 아니였다면 여전히 모르고 지냈을 것
같다.
파트 3 '문제해결의 원리' 그동안 앞에서 들어온
것들로도 참 괜찮은 책이라 여겨지는 이 책. 그 증거는 이렇게 길게 서평 및 책리뷰를 잘 쓰지 않는 내게 인용문까지 쓰게 만드는 것으로도 알 수
있을 것이다. 파트3에서 처음에 나오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사냥법은 역지사지라는 말이 떠오르게 한다. 물론, 사람이 아닌 사냥감이 되어
본다는 것은 황당하지만 결국 그 대상이 되어 행동 패턴을 이해함으로 사냥의 성공율을 더 높이는 것이다.
일을 하면서 우리가 가장 많이 잊게 되는 것이 소비자가
되어보지 않고, 기존의 방식대로 내부의 매뉴얼을 적용하여 일을 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초반에는 괜찮더라도 소비자와의 생각의 차가 커져
결국에는 실패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에서는 또 뉴욕 센트럴 파크의 비둘기와 매,
메츠의 너클볼 투수, 나무 늘보의 예를 통해 빠름을 이기는 느림에 대해 얘기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나라에서 '빨리 빨리'는 당연시가 되고
있는데 그 때문에 너무 주변을 못 보는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파트 4 '지독한 생존전략들'은 제목처럼 정말 지독한?
생존전략으로 살아남은 동물들이 나온다. 폭풍에 대한 도전을 통해 새로운 도약과 생존의 방식을 찾은 가장 높이 나는 새 알바트로스의 예와 책
때문에 검색을 해본 흉내문어의 예. 특히, 흉내문어에 대한 부분에서 저자의 글은 의미심장하게 와 닿는다.
자연은 어중간한 노력을 노력으로 치지
않는다.(p.304)
그동안의 내 노력은 어중간 했던 것은 아닌가? 생각하게끔
하는 부분이었다. 뭐 나름 열심히? 한다고 했지만 그 노력이 '어중간'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지금도 꾸준히 공부를 하는 커피를 보면 꽤 많은
집중을 하고 있고, 과거 시를 공부하던 시절 또한 그랬던 것 같다. 하지만 그동안 다녔던 직장에 대해서는 어느 순간 내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최선 보다는 그 조직에 적응해 나가는 것으로 만족했던 것 같다. 저자는 그래서 책에서 이러한 질문을 내게 던지라고 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p.319)
책을 읽으며 정말 다양한 생존 전략으로 인해 자연 속의
모든 것들이 살아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우리 또한 우리만의 특별화 된 전략이 있어야 함은 그런 의미에서 생존을 위해 당연?한 것이
아닐까? 에필로그에서 저자가 멕시코 치와와 사막의 속담으로 든 말을 마지막 인용으로 삼으며 글을 줄인다.
"계획대로 되는 것은 없다. 그러나 항상 방법은
있다."(p.3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