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다시금 거대기업 (주)하얀손의 일원이 된 후 첫 계획은 구직급여를 어떻게 신청할 것인가와 이번 기회에 꼭 해외여행을 가겠다는 마음이 가장 컸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계획을 잡았던 동유럽(뭐 그 후 서유럽으로 여행지를 바꿔보고 홍콩으로 축소 했지만...직업훈련을 시작해 시간적인 사정과 여러가지 문제로 강원도 평창을 1박2일 좋은 사람들과 다녀오는 것으로 대신했지만...후회는 없다. 나중에 새로 취업하기 전에 다녀오면 되니까). 한창 뜨고 있는 그곳을 직접 가보지는 못했지만 여행을 준비하며 읽은 책을 통해 약간은 엿봤었다. 그리고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얼마전 이 책을 접했다! 『일행에 한 번은 동유럽을 만나라』 여행의 조금 아린 기억이 있긴 하지만 표지의 사진 속의 하얀 눈이 눈에 들어왔다(역시 여름이 약한 내게 눈이 확 들어온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여행기라고는 이병률, 김연수 등의 문인들이 쓴 산문집이나 여행에세이를 주로 읽는 내게 책의 저자는 낯설었다. 하지만 책을 읽는데 꼭 저자가 중요한건 아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가 보여준 책을 쓴 목적 '사람에 대한 관념'과 '예술기행'이라는 두 가지라면 충분하다는 생각에 책장을 펼쳤다. 이 책은 크게 체코, 폴란드, 슬로바키아로 나누어져 있다. 체코는 워낙 프란츠 카프카 때문에 관심이 있었고, 폴란드는 선종하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고향이라 관심이 있었고, 슬로바키아에 대해서는 국가명 밖에는 모르는 여전히 여행과의 거리감을 좁히지 못하는 내가 있엇지만 3개월 전 내가 여행을 준비하며 읽어본 책이 프라하에 관한 책이라 첫 부분인 체코편이 어찌나 반갑던지 마치 낯선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난 기분이랄까? 그 이유를 생각해보니 전에 읽은 책에서 들은 간략한 전설에 대한 글들이 이 책에는 좀 더 자세히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역시 약간이라도 아는게 있으니 그 반가움은 어쩔 수 없고, 책의 저자를 알고 있는 사람이라 생각할 정도였다). 전에 읽은 책에서도 지나가며 읽은 프라하 투척사건이라는 역사적 사건들도 참으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아닐 수 없었다(투척사건은 물건을 던진 것이 아니라 '사람을 집어던지는 사건'으로 그러한 일들이 역사적으로 중요한 분기점 역할을 했다니...). 그외 음악가들에 대한 이야기와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들은 앞서 프롤로그에서 말한 '예술기행'이라는 저자의 타이틀에 잘 맞았던 것 같다. 아쉬웠던 점은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의 부분이 책의 전체 분량에서 너무 조금이었던 점...워낙 동유럽 여행의 중심이 체코라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기에 이해는 하지만 폴란드와 슬로바키아에 관한 내용이 골고루 분포되었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아쉬움이 남는 독서였다. 하지만 체코에 대해서는 가본적이 없지만 상당한 정보와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 너무나 즐거운 책읽기였다. 아직은 여행이라곤 가까운 서울 근교로 사진 촬영을 하러 다닐 정도의 여유뿐이지만...취업을 위한 준비가 다 되면 꼭 한 번 떠나리라...그리고 언젠가 내 일생에 한 번은 동유럽을 느끼고 오리라는 마음을 다지며 이국에 대한 동경에서 깨어나 일상으로 돌아가야겠다. 언제고 내 마음에 '여행'이란 자리를 내줄 여백을 남기고...-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