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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어
로빈 노우드 지음, 문수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24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책 표지의 글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관계 중독을 어느 정도 경험을 해봤기에 그랬던 것인지 모른다. 그렇게 제목에 끌려 읽게 된 책을 펼치며 내가 스무 살 시절에 나왔던 책이 개정판을 냈다는 것을 확인한다. 분명 오랜 시간이 지났기에 변화된 부분들이 적용이 되었어야 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의 디자인이 채팅창의 모습이었고 여성은 아니지만 여성의 심리를 아니, 사랑이라 생각하고 집착을 하게 되는 모든 것에 대해 이해하고자 책을 읽게 됐다.
책은 총 11개의 사랑에 대한 스토리로 구성된다. 처음부터 만나게 되는 '나쁜 남자 콤플렉스'는 과거 썸녀와의 이야기가 떠오르기도 했다. 내가 멋지진 않았겠으나 당시 썸녀에게는 같이 다니긴 좋았으나 '지루한' 남자였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그들의 심리를 몰랐으니 마냥 잘 해주는 것이 지루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겠다는 것을 이제는 알 수 있었다.
세 번째 스토리에서의 알코올 중독자의 특징은 지금은 자주 만나지 않으나 모두 해당하는 사람이 있기에 낯설지 않았다. '자기희생'과 관련해 관계 중독 부분은 나 역시 심각하진 않았어도 경험을 해봤던 부분이었다. 적극적으로 관계 중독에서 벗어나려 의식적으로 노력했던 기억이 난다. 아픈 것은 그냥 병증이다. 아니다 싶은 것에 너무 많은 미련을 두면 나만 손해라는 것은 과거의 경험으로 확인한 일이었기에 씁쓸하게 읽어나갔다.
다섯 번째 스토리도 보면 나쁜 남자를 만나던 과거 썸녀와 비슷하게 다가온다. 결국 어린 시절의 결핍이 현재까지 반복적으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일이다. 본인은 그에 대해 인정하지 못하기에 상처를 극복하기 보다 다른 상처들을 쌓아가는 게 아닌지도 돌아보게 한다. 내가 그녀에게 끌리기는 힘든 케이스였고 참 이어지기 힘들다는 것을 책을 읽으며 확인한다(적절하게 잘 선을 잘 그었던 것 같다. 안 그랬다면 반대로 내가 더 집착을 하게 됐을지도 모를 일이니...).
여러 스토리를 읽으며 나의 사랑도 돌아보게 된다. 스토리에 나오는 사례의 여성들과 다르다면 직접적인 연애를 오래 하지 않았기에 집착이 적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 기간이 오래갔다면 나도 어떻게 됐을지 모를 일이다. 다만, 그녀들과 다르게 내가 끌렸던 여성들에 대해서는 다른 관점이었다는 것을 확인한다.
우리의 사랑이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책을 읽으며 조금은 객관적인 시선으로 자신을 돌아볼 수 있지 않을까? 집착도 애정이 있어야 가능하다. 다만, 그 집착이 사랑을 잡아먹어 방향을 잃게 하는 것은 오히려 서로에게 독이 된다는 것을 공부하는 시간이었다.
이상하게 사랑이 좋지 않은 결말로 마무리가 되는 이들과 사랑과 집착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들이 읽어보면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