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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쉬운 글의 힘
손소영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4년 11월
평점 :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어쩌다 보니 문예 창작을 전공했다. 작사에 관심이 있어 대학에 갔지만 과목에 작사는 없었다. 처음 목적부터 그랬다. 긴 글보다는 짧은 글을 지향했다. 그나마 작사와 비슷한 시를 썼지만 백일장 및 몇몇 공모전에 입상 정도의 소소한 흔적만 남겼을 뿐 전공자로 등단은 하지 못했다. 일도 전공을 온전히 살리지 못했으나 꾸준히 글을 잡고는 있다. 그렇게 글쓰기 관련 서적들에도 꾸준히 관심을 두며 지금까지 이어왔다. 이 책도 그런 미련의 연장선이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이 책을 통해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할 수 없는' 원칙과 테크닉을 전하고자 한다. 전문적으로 글로 밥을 먹고 산 사람의 노하우가 담긴 책이라 분명 배울 게 있을 것 같아 책을 읽게 됐다. 나 역시 추구하는 글이 '짧고 쉬운 글'이기에 더 끌렸다. 지금보다 더 나은 결과물을 얻기 위해 내 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내용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라는 기대감으로...
책은 27개의 글쓰기와 관련된 글로 이루어진다. 이어지듯 독립적인 글들을 통해 글쓰기에 대해 다시 돌아보게 되는 시간도 된다. 인용되는 내용들이 익숙한 것은 내 집착의 흔적들인 듯했다. SNS 보다 오히려 스마트폰 메모장에 습작을 하는 게 내겐 주된 짧은 글인 듯하다. 그때그때 다르지만 하루 한 장의 사진과 글쓰기를 SNS에 하던 때도 떠오른다.
글쓰기 책들의 중요성은 결국 읽고 영향을 받아쓰는 게 아닐까? 뭔가 배웠다는 뿌듯함만 남기고 시간을 지난다면 오히려 허탈함만 커지는 게 아닌가 싶다. 과거에 비해 글을 쓰기 보다 해시태그를 더 넣게 된다. 그럼에도 문득문득 담는 이미지에 짧게나마 내 감정을 정리해 끄적거림이 어쩌면 지금의 이런 글들의 원동력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저자의 스물일곱 개의 모든 글 시작 전에 나오진 않으나 각 글과 관련된 명언들을 읽는 것도 자극을 준다. '화룡점정, 제목 붙이기'를 읽을 때는 학창 시절 시 교수님을 떠올리기도 했다.
뒤로 갈수록 어느 정도 글쓰기에 관해 저자와 나의 비슷한 부분들도 보게 된다. 글쓰기를 업으로 하지는 않고 있으나 어떻게든 꾸준히 쓰고 있기에 접점이 생기는 게 아닌가 싶었다.
표지 디자인만 봤을 때는 좀 시선을 끄는 것은 없었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며 겉모습에 내가 편견을 가졌었음을 반성한다.
'짧고 쉬운 글'은 글을 잘 쓰고자 하는 이들이라면 어느 정도 추구하게 되는 글쓰기가 아닐까? 글쓰기에 관심은 있으나 시작하지 못하는 이들에게 어떻게 시작할지 차근차근 이끌어 주는 좋은 책이었다. 책을 읽는 것에서 그치지 말고 직접 써본다면 진정한 글맛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