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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의 탄생 -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이 전하는 ‘안다는 것’의 세계
사이먼 윈체스터 지음, 신동숙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8월
평점 :
내 지식이 부족하다는 생각에서였을까? 처음 독서가 취미가 된 이유는 그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배움의 시작은 책이었다. 어떤 이들은 일단 몸으로 부딪힌다고 하는데 나는 관심 분야가 생기면 일단 책으로 시작해 행동으로 이어가는 편이었다. 그런 내게 '지식의 탄생'이라는 책 제목은 충분한 흥미를 끌었다. 많은 책이 나오나 책을 읽지 않는 시대를 살아가는 책덕후의 시선을 끌기 충분한 제목이었다. '안다는 것'의 세계라니...
프롤로그의 제목 '아무것도 몰랐다는 것만 알 뿐'이라는 제목은 소크라테스를 떠올리게 한다. 저자는 세 살쯤 습득한 지식을 기억한다는 것도 놀라웠다. 프롤로그의 내용들은 6장으로 이루어진 본문에 어떻게 다가갈지 준비 시켜주는 듯했다.
'배움의 시작'을 읽으며 그동안 내 지식에 대한 열망은 지적 호기심이었다 했는데 이 부분에서도 '모든 것은 호기심에서 시작된다'라는 글은 내 생각이 옳았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희열을 준다. 이 부분을 읽으며 뒤에 시험에 대한 내용이 보이는데 시험 부담 없이 여유가 있다면 공부만 하고 싶다고 생각하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최초의 도서관'을 읽으며 책이 있지 않은 시기의 도서관을 상상해 본다. 지금이야 정리하고 진열하기에도 좋았지만 페이지 형태의 텍스트들은 분명 쉽지 않았을 텐데 그럼에도 지식을 모아 보관하려고 했다는 것은 지식의 중요성을 당시에도 느꼈기에 만들었다는 것도 알 수 있겠다. 도서관의 분류 체계는 예전보다는 못하지만 여전히 도서관을 이용하는 내게 보다 쉽게 책들을 찾는데 많이 활용하게 된 내용들이다. 백과사전은 개인적으로 소장을 해본 적이 없지만 어린 시절 막연한 소유욕이 생기게 했다. 내가 관심 갖는 분야의 사전과 같은 책들에 시선을 두게 된 이유인지도 모르겠다.
'지성의 행진'을 보면 종이의 발명과 인쇄술의 발달이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는지 알 수 있다. 지금은 종이로 된 책보다 태블릿이나 스마트폰으로 글을 읽거나 쓰는 변화가 일어났다. 지식의 양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으나 여전히 종이책을 읽을 때와 전자책을 읽을 때의 집중도 등은 개인적으로 종이책을 읽을 때 활성화된다고 여겨진다.
'조작의 연대기'를 읽으며 최근의 '가짜 뉴스'의 문제들을 떠올리게 한다. 역시나 본문에서도
'음모와 가짜 뉴스의 시대'라는 글도 보인다. 뉴스에 대한 신뢰도가 과거에 비해 많이 떨어졌음도 체감하게 된다. 같은 뉴스라도(특히, 정치) 다른 매체들을 더 찾아보게 되는 이유는 언론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 아닐지... 과거에도 조작의 문제는 있었으나 최근 들어 매체만이 아닌 개인들이 어렵지 않게 콘텐츠를 생산 보급을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생기며 더 문제는 커진 것 같다. 정작 알려져야 할 진실은 덮어지고, 잘못된 정보들로 인해 교란되는 시기... 그래서 이번 장이 있는 듯하다.
'생각이 필요 없는 시대'는 오늘 뉴스에서도 봤던 '핵무기는 AI가 아닌 인간이 통제해야' 한다는 기사를 떠올리게 한다. 지식은 넘쳐 나는데 선별하지 못한 지식은 위험하다. 편의를 위해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는 것은 좋겠으나 너무 의존하게 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도 돌아봐야 할 부분이다. 지식의 가치가 사라지는 이유는 이 책을 읽는 이들이라면 대략을 알 것이라 생각한다.
'위대한 지성의 발자취'에 나오는 인물 같지는 않더라도 잡다하게 얕고 넓은 분야에 관심을 갖는 나를 돌아본다. '가장 현명한 사람'이 과연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게 한다.
꽤 방대한 분량의 책이고 담긴 것도 적지 않다. 제목은 끌렸으나 내용과 분량은 가볍게 손을 대기에는 쉽지 않았던 책이다. 그럼에도 '지식'에 대한 관심사를 두는 이들이라면 읽어보면 도움받으며 생각을 넓혀갈 좋을 책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