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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종소리 - 김하나의 자유롭고 쾌락적인 고전 읽기
김하나 지음 / 민음사 / 2024년 6월
평점 :
그렇게 고전을 찾아 읽지는 않았다. 하지만 종교적인 이유나 그밖에 독서를 통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고전 문학을 읽게 됐던 적이 대부분이었다. 그래서였을까? 타인의 '쾌락적인' 고전 읽기에 대한 흥미로움으로 이 책을 읽어보고 싶었다. 다만, 아버지 상중 폭우가 내리던 때 집에 도착한 책은 뜻하지 않게 빗물에 젖어 얼룩이 졌다. 어쩌면 나와 이 책 자체의 스토리를 갖게 된 것일까?
책은 프롤로그 외 5장으로 구성된다. 처음 접하는 작품 『아우라』는 처음 접하는 작품이었으나 도입부터 저자의 고전과의 만남 스토리에서 이어져 신화와 함께 묘하게 녹아들기 시작한다. 한 편의 작품만이 아닌 몇 작품과 여러 신화의 얽히고설키면서도 각각의 내용이 '아우라'와 어우러지는 것은 저자의 타고난 재능이었을까? 익숙한 작품이나 신화도 있었지만 『아우라』라는 낯선 작품에 대한 관심까지 생기게 된다. 특히, 작품이 그리 길지 않다는 소개 때문에 더 끌렸는지 모른다. 글을 읽으며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낯선 듯 익숙하게 그려지는 것도 1장의 분위기와 어우러진 독서가 아니었나 싶다.
워낙 고전문학을 많이 읽지 않았으나 책에서 각 장의 메인으로 다루는 책 중에서 익숙한 작품은 그나마 4장과 5장의 작품과 작가들이었다. 요즘 해오름극장에서 『맥베스』가 상연된다는 것도 떠올리며 과거 문학 작품보다 연극으로 먼저 접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그나마 셰익스피어의 작품들로 이루어진 4장이 내겐 이 책에서 가장 친근한 부분이 아니었나 싶기도 하다. 얕은 내 독서와 편협한 독서는 고전 읽기와 거리가 있는 내게 저자의 고전 읽기는 책을 통한 다른 경험을 하게 하며 자극을 준다. 마지막 장의 작품도 내게 친근한 작품이었고, 그 안에서 연계되는 다른 작품들도 낯설지 않은 게 이 책을 끝까지 읽어볼 힘을 준 게 아닌가 싶었다.
민음사의 세계문학 전집이 그나마 내게 있는 고전문학 전집 중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지만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 중 내가 소장한 작품이 카프카의 작품뿐이라는 것은 내 한계인 지도 모른다. 그나마 다른 책들을 통해 접하거나 신앙을 통해 소장하게 된 책들도 있는 것은 그나마 감사하게 여겨진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는 고전 읽기. 내겐 '금빛 종소리'는 다르게 다가오겠지만 어렴풋하게 다가오는 저자의 그 느낌은 책을 읽으며 이렇게도 글이 된다는 것을 확인시켜 줬다. 괜히 작가들의 작품들을 연달아 읽게 되는 게 아니며 나도 참 소설을 한동안 너무 피해왔었다는 것을 재확인 시켜주며 그 편협함을 깨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하게 되는 시간이었다.
타인의 독서의 노력으로 완성된 한 권의 책에서 접해보지 못했던 책들과의 만남도 흥미로웠고, 앞으로 내 독서의 방향도 보다 연결되는 독서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리뷰를 줄인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