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AKEOUT 유럽역사문명 - 지식 바리스타 하광용의 인문학 에스프레소 TAKEOUT 시리즈
하광용 지음 / 파람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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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바리스타이자 로스터인 내게 '지식 바리스타의 인문학 에스프레소'라는 부제는 호기심을 갖게 한다. 더군다나 역사와 관련된 책이라니... 고교 시절 역사 서적들을 즐겨 읽던 내게 여러모로 관심을 끌 내용이 제목에 있었다. SCAE에서 바리스타와 로스터 자격을 취득한 내게 스페인 외에 가보진 않았지만 유럽 역시 친근했다.


  처음 프롤로그를 보며 폰트가 너무 사악하게 작은 게 아닌가 싶어 넘겨버린다. 책은 '믿음에 얽힌 이야기', '사랑, 그 위험한 역사', '그 남자의 몰락', '담대한 여정의 시작', '쫓겨난 사람들', '레트로의 마력' 총 여섯 파트로 구분되고 각각의 파트에 4가지 에피소드들이 담겨 있다.

  TAKEOUT 1은 제목부터 종교와 관련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가톨릭 신앙을 가지고 있는 내게 유럽의 신앙은 낯설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사 시간에 종교 전쟁 등을 배운 것이 많았고, 신앙을 갖게 된 후 개인적으로 책을 통해 접한 내용들과 들은 내용들도 있기에... 그리스 신화도 여러 책을 통해 봐왔던 내용이 재정리되어 있었다. 책을 읽다 유고슬라비아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지냈던 사실도 알게 된다. 언제부터 크로아티아가 익숙했다고... 사람의 기억은 잘 알지 못하는 것에 대한 망각은 정말 빠르다는 것도 생각하게 된다. 마지막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아는 내용도 있으면서 다르게 알고 있던 정보들을 수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TAKEOUT 2의 첫 에피소드들은 내가 복학했을 때 과제로 접해야 했던 두 권의 책 『일리아드』, 『오디세이』의 두 여자 주인공에 대해 다룬다. 그중 영화 《트로이》가 원작과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은 알았으나 정확히는 몰랐었는데 하나씩 짚고 넘어가 주니 한 번 정리를 해본다. 두 번째 파트의 '사랑'에 집중한다면 보기 힘든 내용들이 이어지니 두 눈을 크게 뜨고 잘 읽어보면 좋겠다. 사랑을 앞세우지만 그 뒷이야기는 더 흥미롭다.

  TAKEOUT 3를 읽으며 역사는 반복된다는 생각이 크게 들었다. 자신이 사용하던 방식대로 죽음을 맞이한 사보나롤라도 그렇고, 타이타닉과 잠수정 타이탄 호의 비극도...

  TAKEOUT 4는 인물들이 중심이 되는 부분이다. 『로마인 이야기』를 통해 알게 됐던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부터 저자가 마르코 폴로라 생각했는데 감옥 동기가 구술한 것을 써준 것이었던 『동방견문록』과 관련된 내용. 요트 세일러라 삼각돛의 발명이 지금의 세일링을 할 수 있게 해준 것은 알았다. 하지만 정확히는 대항해 시대를 연 포르투갈의 바다의 왕이라 할 수 있는 엔리케 왕자는 몰랐는데 이제 잊지 말아야겠다. 나 역시 세계사 시간에 영국의 청교도 이주로만 기억하고 있던 미국의 역사. 생각을 해보면 분명 콜럼버스나 다른 앞선 이들이 있을 수 있었음을 너무 주입식으로 익히고 있던 것은 아닌가 싶다. 물론, 그 앞선 이들이 미국을 개척하진 않았고 한정적인 부분에 있었기에 세계사에 크게 노출되지 않았을지 모른다. 뭐 원주민이라 할 수 있는 인디언에 대한 부분은 더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TAKEOUT 5를 읽으며 성경에 가까워지며 익숙해진 바빌론 유수 외에 아비뇽 유수에 대해 다시 다가갈 기회가 생긴다. 거기에서 메디치가가 등장하는 것도 흥미로운데 내 기억력의 문제로 잊어버렸을지도 모른다. 바빌론 유수도 책에서 바로 이어지고, 알퐁스 도데의 「마지막 수업」의 시대적인 배경을 둘러본다. 마지막으로 지금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역사도 잠깐이나마 훑어보게 된다.

  TAKEOUT 6을 읽으면서는 우리나라에도 한옥마을들을 종종 보게 되는데 과연 유럽만큼의 보존이 잘 되어 있었다면 또 어떻게 됐을까? 하는 궁금증을 갖게 된다.


  단기간에 읽기에는 적지 않은 분량이지만 차나 커피를 마시며 여유롭게 읽어가다 보면 어느 순간 다 읽게 되는 책이었다. 유럽의 역사 문명을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접근할 수 있었던 책이었다. 그래서 저자의 유럽예술문화에 대한 책도 궁금증이 생긴다.

유럽역사문명을 한 권의 책으로 접해보고 싶은 이들에게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은 적당한 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전하며 리뷰를 줄인다. 


*이 리뷰는 책을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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