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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를 쓰고 싶으시다고요
김복희 지음 / 달 / 2023년 1월
평점 :
찍어둔 사진을 보니 진정한 신춘인 올해 1월 12일 도착한 책이다. 제목이 끌렸고 새내기 시절 우리 선배 누나의 이름이라 시켰으나 전혀 다른 분. 책을 사놓고 서평 도서들에 밀리고 밀리며 조금은 읽었으나 신춘문예 시기가 다가와 제대로 곁에 두고 읽는다.
내가 가장 좋아했던 산문집이 달 출판사 대표 이병률 시인의 『끌림』이었는데 이 책은 다른 끌림으로 날 이끌었다. '아끼지 말고 꺼내세요', '모험가들에게', '나는 금붕어를 주었는데 너는 개구리를 받았네' 총 3부로 구성된 산문집에서 나는 어떤 시를 쓰는 조언을 얻고 싶어 했을까? 예전부터 글쓰기 책, 시 창작 이론서를 접했다. 해당 책을 읽는다고 극적인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았기에(뭐 종종 확 나아지는 계기가 된 책들도 있었다) 산문집을 부담 없이 읽기로 했다. 너무 부담 없었기에 아직 1부도 다 읽지 못한 책을 다시 펼치고 있었으니...
1부의 글들 중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삼각형'을 읽을 때는 문득 써야 할 게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 좋은 현재가 아니기에... 공감을 넘어 교감? 같은 일이었던 것 같다.
2부를 보며 나는 모험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찌 보면 지금까지의 내 직업의 변동도 하나의 모험이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는 게 모험이기에 의문이 들었는지도 모른다. 시를 계속 쓰는 시인의 노하우도 접하게 된다. 내 경우 뭔가 떠오를 때 적어나가기 바쁜데... 내 시를 벽에 붙여놓고 읽던 때가 있었나?라는 질문도 해본다. 탐정이라는 이야기에 내 추리력을 떠올린다. 최근에도 예측한 일이 맞았다는 것을 확인했다. 정황적인 부분들이 있었지만 누군가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그런 성격이 내가 시를 쓰게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다시금 퇴고에 약하다는 것을 확인한다. 그 정도로 내 시를 들고 다니며 고쳐보지 않았기에 아직 등단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3부까지 읽으며 왜 그토록 이 책을 읽는 것을 게을리했는가를 생각하게 되는 책이었다. 신춘문예 시기가 그 계기를 만들고 잠시 머뭇거렸던 서평 도서들의 늦은 도착이 도왔던 시간이다. 시가 아니라도 무엇인가 쓰겠다. 꼭 시를 써야 하는 것은 아니었고, 내가 시를 쓰려고 문창과에 들어갔던 것은 아니기에 글을 업으로 하지도 않으니 다시금 꾸준히 글을 쓰는 노력을 기울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 때문이었는지 어제저녁 산책에서 들린 서점에서 문득 글감이 떠올랐다. 이렇게 책을 통해 긍정적 자극을 받는 것을 보면 아직은 주변에 대한 관심과 감각은 깨어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전에도 말했지만 이 책을 읽는다고 시를 잘 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글을 쓰는 데 자극을 받고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책이라 전하며 글을 줄인다.